창의선도 선진연구자 인터뷰(17)
인간 뇌 닮은 신개념 반도체소자 개발
서울대 총동창신문 제482호
(2018. 5.15)
이태우 재료공학부 부교수
-진행 중인 연구 주제와 목표는.
“‘쉽게 말하면 뉴로모픽(Neuromorphic·뇌 신경 모방)’ 소자와 컴퓨팅에 관련된 연구다. 뉴로모픽은 인간 뇌의 구성요소인 뉴런과 시냅스의 구조를 반도체에 구현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뉴로모픽 컴퓨팅의 기반이 되는 고성능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하는 것이 연구목표다. 나아가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자극을 감지하고 분석할 수 있는 다기능성 시냅틱 일렉트로닉스 원천 기술도 확보하고자 한다.”
-‘뉴로모픽’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기존의 컴퓨팅 기술은 처리속도와 저장 용량이 늘어남에 따라서 에너지 소모와 부피가 커지는 한계가 있다. 차세대 인공두뇌와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처럼 초고속 저전력으로 병렬 계산과 패턴인지, 자가학습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실리콘 CMOS 기반 일렉트로닉스 기술을 벗어나서 새로운 소재와 구조에 기반한 고성능 인공 시냅스 단위 소자의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차세대 인공시냅스 소자의 특성은.
“생체 시냅스의 특징적 기능을 완벽히 모사할 수 있고 밀도 높은 시냅틱 네트워크를 구현하기 위해 신경섬유와 구조적으로도 유사해야 한다. 또 기억하고 연산하는 데 20W정도를 소비하는 사람의 뇌처럼 낮은 전력으로도 구동이 돼야 한다. 현재 유기 나노 소재와 1차원 나노 섬유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신개념의 인공 시냅스 소자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 활용가치가 높아 보인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원천기술이므로 직접적인 수요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기억과 연산, 인지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인공지능 분야,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컴퓨터 칩의 패러다임을 대체해서 새로운 구조와 원리로 작동되는 뉴로모픽 시스템의 프로토타입을 구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로봇을 제어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다. 로봇의 팔다리 등을 움직이기 위한 중추 신경과 말초 신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불구가 된 인간이나 동물의 치료에도 폭넓게 쓰일 것이다.”
-연구에 있어 어려운 점은.
“기존에 알던 무기 반도체의 소재, 공정과 소자 구조를 바꿔서 아날로그형의 시냅스형 반도체 소재, 공정, 소자 구조를 새로 구현해야 하는 연구다. 생물학 연구도 필수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자 정신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유기 및 고분자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를 이용해 잘 구부려지고 접을 수 있고, 인체 부착과 휴대를 간편하게 만든 소자가 미래 인류 문명에서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현재 유기·고분자 재료와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재료, 전자 재료를 이용하여 플렉서블 전자 소자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 화학공학과에서 학사·석사, 생명화학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분자재료의 OLED 연구에 천착해 2012년 세계 최초로 형광등보다 효율이 높은 플렉서블 OLED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포스텍 교수를 거쳐 2016년 서울대에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