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볼일 없는 놈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이 있듯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자신의 성품과 인품도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친구를 사귈 때는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는 충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가장 사귀고 싶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여러 현자(賢者)들의 조언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세 사람은 사귀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남 탓하는 놈이다. 무슨 일이건 잘된 건 자기 탓이고, 못된 건 남 탓이라고 하는 사람은 사귀지 말아야 할 첫 번째 사람이다. 남 탓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있는 티만 보는 사람들이다. 남의 작은 약점은 잘 찾아내면서 자신의 큰 약점에 대해서는 눈뜬 소경이 돼버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이런 유(類)에 속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여의도 선량들이다. 야당은 입만 열었다 하면 정부 여당이 잘못했다고 야단이고, 여당은 입만 열었다 하면 야당이 잘못했다고 야단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내 탓이오”하는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여의도 사람들은 왜 제 탓은 모르고 남 탓만 하는 것일까? “그러니 중생이지, 안 그러면 성자이니까.” 오죽하면 이런 비아냥이 나올까?
둘째는 제 잘난 놈이다. “못 입어 잘난 놈 없고, 잘 입어 못난 놈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잘났더라도 돈이 없고 궁색하면 못난 사람 대접을 받고,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돈만 있으면 좋은 대접을 받는다는 말이다. 로버트 A. 글로버(Robert A. Glover) 박사는 TPI(Teaching Perspectives Inventory)를 활용한 심리요법 치료사로서 “선남(Nice Guy) 신드롬”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권위자인 동시에 워싱턴 주의 공인 결혼 및 가족문제 상담사이기도 하다.
이 글로버 박사는 “선남(善男, Nice Guy) 신드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 라디오 토크쇼와 TV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여 수백 명의 선남 및 그 파트너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선남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잘난 놈 심리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의 원제는 “No More Mr. Nice Guy”인데 이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좋은 남자는 더 이상 없다.“는 말이 된다. 좋은 남자는 더 이상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선남(善男)이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온화하고,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신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가장(家長)으로서 현실적 생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성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강성노조가 그러하듯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남이야 욕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파업을 벌인다.
의료개혁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도 환자들이야 고통을 받든 말든 자기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가장으로서의 현실적 남성들은 결코 선남이 될 수 없다.
셋째, 말 많은 놈이다. 물론 강단에서 강의하는 교수들, 설교하는 목사들, 설법하는 스님들, 등등은 말 많은 사람에 속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말 많은 놈은 잡담 같은 의미 없는 말과 궤변 혹은 변명을 늘어놓는 자들을 의미한다. 여기에 속하는 일인자들 역시 단연 여의도 선량들일 것 같다. 입만 열었다 하면 상대방을 욕하고 헐뜯는데 바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무예(武藝)가 약한 놈일수록 말이 많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말은 무예가 약하다 보니 무술로는 이길 수 없어 입싸움으로 이기려 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말이다.
궤변을 늘어놓아도 작작 해야지, 날만 새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기에 바쁜 사람들은 사귀고 싶지도 않고 사귈 필요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남 탓만 하는 그놈도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임은 틀림없다.
인간 세상은 그렇게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인성,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렇게 볼 때 “잘되면 남 탓, 못되면 내 탓”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위에서 보듯 남 탓하는 놈, 제 잘난 놈, 말 많은 놈들은 자기를 잘 보이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하겠지만 사실은 밉보이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볼일 없는 놈들이다. 이를 두고 예부터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했다.
선인선과(善因善果)요, 악인악과(惡因惡果)라는 말이 있듯 세상은 심은 대로 거두는 곳일 뿐이다. 자기가 먼저 남 탓을 하면 남도 남 탓을 할것이므로 세상은 거대한 남 탓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말 것이다.
그렇게 남 탓하는 놈들로 꽉 차고, 제 잘난 놈들로 꽉 차고, 궤변과 비난만 늘어놓는 말쟁이들로 꽉 찬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볼일 없는 놈들이 된다. 혹시라도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아예 상종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손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