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2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조명연 신부 지구상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무엇일까요? 호모 사피엔스, 즉 인간입니다. 최근에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온 갖 동물이 모여드는 남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의 물웅덩이에 스피커를 설치한 뒤, 사람 말소리와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소 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결과 동물들은 사람 말소리에 40% 더 빠르게 반응하며 도망가는 것입니다. 어렵게 사냥한 먹 이를 물고 가던 표범은 사람 말소리가 들리자마자 먹이를 포기하고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덩치의 코끼리도 사자 소리에는 오히려 스피커에 달려들어 망가뜨렸지만, 사람 말소리에는 서둘러 도망가는 모습이 찍혔습니 다. 덩치가 큰 것도 아니고, 물리적인 힘이 세지도 않은 인간입니다. 빨리 달리지도, 또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지도 않 지만, 만물의 영장으로 모든 동물이 두려워하는 지구상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살고 있습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외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접을 받게 된 것에 하느님의 보호하심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생각할 수 있게 해서 모든 동 물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우리입니다. 순간의 만족만을 또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 커다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능력이 없다, 힘이 없다 등의 말로 자기 할 일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기억하며 지혜롭게 이 세상을 살 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받아, 다시 이 세상에 그 사랑을 전달하며 살아갈 때, 하느님 안에서 큰 기쁨의 만족을 느끼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도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 같다 고 하십니다. 그 마음을 떠올려 보십시오. 어떤 마음일까요? 부모가 자식을 군대는 보내는 마음일까요? 아니면 먼 외국 으로 유학이나 이민을 보내는 마음일까요? 아무튼 이런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제자들 스스로 부족하 다고 능력 없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총독이나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 앞에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과연 가능할까요? 예수님의 제자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예수님을 가까이에서 본 사람이기에 부족하고 나약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믿음으 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영이 함께 하시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 곁에 주님이 분명 함께 하십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굳게 믿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은 내가 아닌,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은 나를 발견하면서 큰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어(루이제 린저). 사진설명: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
[인천가톨릭대 성 김대건 안드레아성당/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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