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없다(無我)는 말은 전체에서 분리된 독자적 자아라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서 있다가 없다가 하는 것인데 어디에 독립된 실체가 있겠는가?
이 진실을 깨쳐 통달한 사람,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몸으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보살이다."
[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중에서]
한님.
한주전 한해를 성찰하는 명상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고요하던 마음에 불쑥 하나의 화가 치밀어 오르던 기억이 있었지요.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서 있다가 없다가 하는 것이니 그냥 바라만 보았지요.
오늘 저녁에 다시 그 화가 그대로 불쑥 올라옴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알았습니다,
제가 그 마음을 전환하려, 이해하려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게다가 그 화가 사라졌다는 나의 생각에 속았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 한 말씀 얻었습니다.
불佛.법法.승僧. 삼보가 내 안에 있으니 내 안의 부처께 내어맡기라고.
당신이 알아서 하실 것이니 내가 할 일은 그냥 '봄' 이라고.
내어맡김.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불현듯 하게 하시는 일들이 간혹 있는데, 요즘은 내어맡기는 것에 마음이 닿아있음을 느낍니다.
간혹 큰 해방감이 들기도 하지만 간혹 이러다 인생 망하겠다 하는 두려움이 살짝 일기도 합니다.
이렇게 왔다리 갔다리, 비틀비틀 한걸음 내딛고 있는데, 오늘 저녁 올라온 화는 큰일 낼 만큼의 위력으로 저를 사로잡아 버리더군요. 기도문을 쓰기위해 마음챙김을 하니 제가 분노에 사로잡혔었다는 것,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화살로 사실을 계속해서 왜곡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네요.
한님.
이렇게 무지로 고통받는 중생에게 당신은 괴로움의 소멸을 설하셨지요.
그 길을 몸으로 보여주셨구요.
번뇌 즉 해탈.
둘이 아닌 옹근 하나의 길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어린 마을배움터가 천일 기도 마무리 길에 있습니다.
당신안에서 길을 잃기도, 찾기도 하는 여정이지만 마무리와 다시 시작의 순간순간에 당신이 인도하심을 깨닫게 하소서.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당신밖에 없습니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