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구상 어느 국가보다 풀어야 할 현안이 많은 나라입니다. 실제로 50개의 나라가 모여 합중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각 주마다 주지사에 행정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검경과 법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연방정부 법무장관이 있지만 각 주마다 법무장관이 존재합니다. 주별로 따로 따로 행정을 독립적으로 행한다는 말입니다. 나라 전체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일은 당연히 연방정부 즉 대통령이 운영하는 시스템을 따르지만 말입니다. 국방과 외교 등은 당연히 연방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어쩌면 미국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적인 측면에서 나라의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주 대표 즉 주지사가 각자각자 외교와 국방을 행사하기 어려우니 각 주를 대표해서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한다 그렇게 보면 될 것입니다. 50개의 주가 모여 있으니 각 주마다 갈등과 마찰이 좀 많겠습니까. 미국에서 프로야구나 미식축구 그리고 아이스하키 등을 할 때면 나라와 나라끼리 맞붙는 그런 분위기를 풍기기도 합니다. 그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 자랑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거치면서 세계 최대의 패권국가가 됐습니다. 전쟁이 특정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말도 그래서 생긴 것 아닙니까. 미국은 뒤늦게 1차 2차세계대전에 참전했지만 두둑한 포상금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2차대전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강대국이 된 미국은 2차세계대전후 팽창하는 소련의 공산주의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소련이 공산주의를 내세워 세계대전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조속히 극복해 나간 반면 서유럽은 파괴되고 붕괴된 기반시설을 다시 세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였습니다. 그때 소련이 주장한 것이 바로 공산주의의 우월성입니다. 소련은 봐라 너희가 민주주의 운운하지만 지금 너희들은 폐허와 가난속에서도 부의 양극화로 고생하고 있지 않은가 라면서 조롱했습니다. 미국은 당황합니다. 소련의 공산주의 팽창정책이 자칫 서유럽을 삼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마셜플랜입니다. 1948~1951년까지 미국이 서유럽 16개국에 시행한 대외원조계획입니다. 당시 120억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이 투여됐습니다. 냉전시대의 시작때 미소의 대립이 보여준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나라가 완전히 붕괴됐습니다. 세계에서 최극빈국이 됐습니다. 나라도 양분됐습니다. 미국이 원조를 제공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식이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켰지만 그것은 한국을 위한다기 보다 팽창하는 소련의 공산주의를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베트남 전쟁때 한국 군대가 파견된 것도 미국과 한국정권의 밀약속에 이뤄졌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공산주의로부터 남베트남을 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대결에서 결코 질 수 없다는 각오같은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패배로 그 노력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고 참전 한국군의 희생으로 인한 종자돈으로 한국은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은 경제적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후진국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승만 정권은 결국 부정선거로 의해 4.19혁명으로 추출당했고 쿠데타로 정권을 획득한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은 부하의 총탄에 막을 내리게 됩니다. 곧이어 터진 전두환 일당의 군사쿠데타로 12년간이라는 군사독재정권이 한국을 장악합니다. 그때마다 미국의 간여가 직간접적으로 이뤄진 것이 문서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정치상황을 자신들의 이득에 부합되는 선 안에서만 용납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기본 자세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위에는 상당히 거부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권력을 무력으로 장악한 세력들은 미국의 비위를 맞춰가면서 정권을 이어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미국은 김영삼정권부터는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간에 무력적인 행위 즉 비상계엄이라던지 쿠데타로 정권이 오고 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편안한 입장에서 한국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사이에 마찰과 갈등이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상황에서는 그다지 대립할 만한 일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2016년 박근혜정권때 촛불집회때 광화문광장앞에 있는 미 대사관에서 불이 꺼지는 날이 없었지만 시위대의 평온한 질서유지 등으로 미국측은 안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후보와 힐러리 클린턴후보와의 접전에서 트럼프후보가 당선되는 바로 그 시점이었습니다. 지금과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당시 한국의 긴박한 상황은 오마바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에게 즉각 보고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미국 정보기관 정보원들의 보고서가 시시각각으로 미국 백악관과 대통령 당선인에게 도달한 것은 물론입니다. 미국은 당시 권력 이양기여서 상당히 우려속에 한국의 정치현실을 바라보았지만 높은 시민의식과 평화적인 법적절차에 따라 탄핵이 이뤄지는 모습속에 한국의 정치현실에 안도함과 함께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후문입니다.
그리고 8년후 한국에 또 다른 엄청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한국의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입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기 한달여를 남기고 말입니다. 미국의 주요언론과 백악관주변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무슨 일로 한국의 대통령이 45년만에 비상계엄을 내렸을까 하는 것입니다. 혹시 북한군이 침략했는가 하는 말이 돌았습니다. 통상 한국정부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미대사관을 통하거나 주미 한국대사관등을 통해 상황을 전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고되지 않은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당혹감에 사로잡혔고 새로 권력을 잡은 트럼프측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의 유력 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한국의 계엄령 그리고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관철 등의 소식에 WOW(놀랍다)라는 말로 속내를 드러낸 것이 당시에는 전부였습니다. 다음날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미국 안보보좌관 등이 한국의 상황에 놀랐고 당혹스럽다는 표현을 에둘러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들도 한국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비상계엄령에 대해 뜸금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한국의 계엄령과 국회의 신속한 대처 그리고 시민들의 반응과 시위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는 그들의 보도에 녹아있는 일관된 흐름은 한국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대해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움직인 국회의 처리상황 ,탄핵절차 돌입 그리고 국민들의 반응과 시위현장의 움직임속에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불과 74년전 한국전쟁의 폐허속에서도 세계 10대 경제국이 된 한국에서 45년만에 비상계엄령이 내려진 것과 그런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민주주의적 절차에 따라 법적으로 상황이 진행된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는 보도가 주를 이뤘습니다. 특히 1백만명이상 운집한 서울 국회의사당주변에서 자신들이 도저히 느껴보지 못한 대규모 평화 시위가 펼쳐지는 것에 감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방송 앵커들은 이것이 시위현장인지 대규모 콘서트장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 시민들은 한국인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코멘트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지금 북한과 극한 대립속에 놓여 있습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공산독재의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가운데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앞서서도 언급했던 미소 대립속에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극한 대립을 보인 곳은 바로 유럽이었습니다.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대표되는 그 진영을 놓고 민주세력의 리더인 미국과 공산세력의 리더인 소련이 힘대결과 사상대결을 펼쳤던 것입니다. 그 이후 세계속에 대표적으로 대립되면서 양대 이데올로기가 극하게 부딪히는 장소가 바로 한반도입니다. 그런 한반도의 한국에서 이번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를 놓고 미국의 조야에서는 한국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은 미국이 우려하지 않아도 내정간섭을 심하게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결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민주주의를 격하게 높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물론 4.19혁명과 광주민주화운동 등 폭력적인 권력행사에 대항하다 발생한 수많은 희생이 한국 민주주의의 바탕에 있었다는 것도 잘 알기에 내리는 평가로 여겨집니다.
물론 미국의 정권을 어느 당이 잡았는가 그리고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가운데 어느쪽이 정권을 획득했는가가 일부 대응전략상의 차이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존중은 이제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읽혀집니다. 비록 아주 특이하고 생뚱맞은 인물이 정권을 장악할 수는 있겠지만 나라의 주를 이루는 민주시민들이 그들의 일탈적인 행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계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가치를 지닌 민주주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것을 한국인 그리고 미국인 나아가 세계인이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공산주의 체제보다는 어떤 면에서도 월등하고 대단한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을 이번에 전세계에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는 것을 미국 그리고 미국인들은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 시위와 국회의사당 무장 난입사건 등에서 보여준 미국 민주주의의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서도 민주주의 대표 수호자라는 미국을 대신해 전세계에 민주주의의 진실된 가치를 보여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마음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2024년 12월 1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