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엄더미 <박성일>
산허리를 돌아 흐르는 개울을 따라
버들개지 피어나는 둑길을 달리면
군데군데 두엄더미 보이고
밭이랑 고르는 농부들 손길도 바쁘다
어릴 적 시골집 사립문을 나서면
외양간에서 걷은 짚더미나
아궁이에서 긁어낸 재와 오물이 범벅되어
수북이 쌓인 두엄더미가
싸늘한 날씨에도 구수한 냄새를 풀풀 내고 있었고
그 곁에 서있는 오동나무 언저리에
막내 동생을 낳으시고 야윈 엄마를 위해
보리 한 줌 뿌리고 덫을 놓아두면
겨울 동안 벙벙한 까치 서너 마리쯤 잡았지
오늘도 둑길 따라 페달을 밟으며
바람에 실려 오는 두엄더미 향기에 취하면
마음은 벌써 어린 시절로 돌아가
엄마를 부르며 사립문을 들어서고 있다
첫댓글 두엄더미의 냄새를 맡으면 유년의 농촌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군요.
자전거를 타다보면 시골서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두엄더미를 자주 만나는데.
그 냄새가 싫지만은 않습니다. 정겹기까지 하지요.
그런시절을 겪어본 것이
살면서 얼마나 큰 위로가되는 모르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요즘 아이들이 불쌍도 하고...
허기는 우리 세대의 85%는 아버지가 농부나 어부였으니까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 자식들 마저도 싫어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