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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금여기-가톨릭인터넷언론 원문보기 글쓴이: 이미영.
시사컬럼
내 자녀와 그 벗들을 위해 던질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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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7.21. 이미영 http://cafe.daum.net/cchereandnow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
출근하자마자 창밖으로 선거 유세차가 지나가면서 거칠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신다면 30일에 꼭 투표하십시오. 기호 *번 *** 후보는...” 지난 주 부터 거리마다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의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책임질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다니, 이번에야 말로 교육의 변화를 희망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큰 아이가 올해 여섯 살이니, 내후년이면 나도 초등학생 학부모가 되는지라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큰 관심사다. 어떤 후보를 교육감으로 뽑아야 할까?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다운 사람을 키워내는 학교를 만들어 줄 사람 요새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아이 학교생활에 대해 묻게 된다. 대부분 아이들 성적 이야기와 유명한 학원 정보가 제일 먼저 나온다. 얼마 전 전국 학력평가가 시행된 이후로 더욱 심해졌다. 학교에 따라 아이들에게 성적표를 나눠주지 않았다는 곳도 있지만, 일단 자기 아이의 시험점수는 아니까 엄마들끼리 서로 비교하며 잘한 아이 엄마는 괜히 으쓱해지고, 못한 아이 엄마는 그 비법을 물어보느라 정신없다. 엄마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이들도 그렇다. 친구의 점수와 자기 점수랑 비교해 보고 잘한 아이들은 묻지 않아도 자기 점수 자랑하고, 못한 아이들은 괜히 주눅들어 한다. 시험을 앞두고 동네 보습학원들은 한두 달 전부터 시험을 위한 집중강의를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렇게 공부한 아이들 성적이 더 좋다보니, 성적이 잘 안 나온 아이들은 부모에게 학원 보내달라 조른단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영어를 잘 하는가, 닌텐도가 있는가 없는가로 패가 갈리는 모양이다. 가난하고 공부 못하는 친구들은 대놓고 무시하고 왕따시킨다고 한다.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이 더 친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를 무시하고 함부로 한다면 무언가 잘못 되었다. 그리고 그 기준이 성적과 부모의 부유함에 달려있다면 더더욱 문제다.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세상을 배우고 연습하는 곳이 학교여야 한다. 아이들을 성적 순으로 줄 세워 성적이 뛰어난 아이들만 존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하고, 존중받는 사람이 되고자 성적 1-2점에 눈물짓고 친구를 미워하는 아이로 내 자식을 키우고 싶지는 않다. 매사에 약자의 입장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친구가 적이 되지 않는 그런 학교를 만들어 줄 사람을 뽑고 싶다. 영어가 목적이 아닌 교육 정책을 제시하는 사람 작년에 큰 아이가 다닐 유치원을 고르면서 제일 먼저 기준으로 삼은 것은 아이가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유치원이었다. 땅이 돈으로 인식되는 서울에서 넓은 마당을 가진 유치원은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동네에서 정원과 놀이터를 갖춘 거의 유일한 유치원을 골랐다. 더군다나 그 유치원은 동네에서도 영어를 안 시키기로 유명한 유치원이었다. 입학식 때 원장선생님이 거듭 강조하시길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영어교육은 그저 흥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만 시키겠다고 했다. 참 올바른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이 유치원도 영어수업을 주3회로 늘리고, 영어특별활동반도 늘렸다. 작년까지 7세 반이 세 반이다가 올해는 두 반으로 줄었는데, 그 이유가 취학 전 아이들이 대부분 영어유치원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새로 뽑힌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영어몰입교육 등 영어강화 정책을 계속 강조했으니, 유치원에서도 영어교육을 안시키겠다고 고집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영어수업시간이 늘어나면서, 매주 1회 하던 야외산책도 사라졌고 유치원 마당에서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시면서 함께 하던 활동도 많이 줄어들었다. 음악줄넘기, 국악반 등 다양했던 방과 후 특별활동은 영어특활반이 강화되면서 다 사라졌다. 그래도 대부분의 엄마들은 7살이 되면 영어유치원으로 옮기겠다고 계속 영어유치원 정보를 모으고 있다. 엄마들의 정보에 따르면 영어유치원은 수업료와 급식비, 재료비 등을 합쳐 대략 한 달에 100만원인데다가, 아이들 수준에 따라 반을 따로 하기 때문에 유치원 수업을 위한 과외까지 따로 한다고 했다. 신문에서 보고 ‘미쳤군’이라고 무시했던 일들이, 바로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큰 아이의 제일 친한 동네 친구는 엊그제 아빠만 남겨놓고 엄마와 해외로 1년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 엄마가 말하길 영어는 조기교육이 제일 큰 효과를 본다며, 아이들은 부모가 뒷받침 해주는 만큼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젠 개천에서 절대로 용 못나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인 언어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그 도구 자체가 목적이 된 것 같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묻는 질문에 내가 아는 지식을 떠올리고 그것에 내 생각을 덧붙여서 말로 표현해야 한다. 도구는 준비되어 있는데, 그 도구를 통해 내어놓을 게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학교에서의 교육도 그런 도구만 세련되게 갈고 닦는 것보다, 사유를 깊게 하고 배움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교육이기를 바란다. 고질적인 학교의 병폐를 개혁할 수 있는 사람 오늘 아침 모 후보의 광고를 보니 서울시교육청 부패지수가 3년 연속 1위라고 한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촌지 문제는 직접 보고 듣는 바가 많다. 동네 초등학교 근처에 친환경 제품 매장이 있어 자주 들르는데, 학교에 유기농 과일 사들고 가는 엄마들이 봉투를 과일 속에 끼어 넣는 장면을 간간히 보고 듣는다.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에 아직도 촌지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동네 초등학교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촌지 문제는 여전하고 그 액수도 상상을 초월했다. 몇 년 전 우리 동네에 고급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초등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한다. 그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은 교사가 파일을 따로 관리하고, 요즘 봉투의 최소 금액은 30만원이고 좀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싶은 부모는 100만원을 넣는다고도 하고, 자꾸 집으로 전화해서 교실에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는 교사도 있다고 한다. 자식들이 하나 둘이니 귀한 자식 혹시나 홀대받을까봐 부모들은 자꾸 교사의 눈치를 보게 되고, 특히 저학년일수록 그게 심하다고 했다. 촌지를 바라는 교사들일수록 저학년 교사를 맡으려고 한다고 했다. 촌지 이야기는 본인들이 직접 개입된 거라 잘 얘기하려 하지 않아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만 조용히 물어보는데 대부분 한두 번씩 촌지 경험이 있다. 일부 소수의 교사들이 그런다고 하는데, 내 주위에선 그 소수의 이야기가 왜 이렇게 많이 들리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람 오늘 아침 한 시사주간지 기자가 교육감 후보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한 기사를 봤다. 청소년의 자유 연애, 청소년 성행위 문제, 두발 규제, 학생 종교 자유, 학교 규칙 위반 학생에 대한 처벌 등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었다. 유력 후보 3인의 대답을 보면, 이들이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를 알 수 있다. 그중 대답이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질문 하나가 청소년 성행위 문제이다. 1번 공정택 후보는 “미성년자의 성행위는 사회적 금기이므로 적발시 퇴학 등 무겁게 제재해야” 한다고 했고, 5번 이인규 후보는 “찬반 떠나 성교육의 실질적 강화가 우선”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6번 주경복 후보는 “미성년자의 성행위를 금지할 수는 없으나,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지는 성교육을 전면 실시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아래 자료 - 시사인 이오성 기자 블로그)
청소년들이 지켜야 할 규정을 스스로 만들고 지키도록 자율성을 믿고 신뢰하는 기호 6번 주경복 후보의 공약들이 참으로 눈에 띈다. 청소년을 성인보다 낮은 미성숙한 인격, 여러 가지 규제로 통제해야 할 존재, 사회적 기준에 마땅치 않다면 울타리에서 내몰아야 한다는 시각을 지닌 교육감이 내 아이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까지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목자 같은 스승을 우리 교육 현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꿈인가? 이번 교육감 선거는 보수-진보 진영이 서로 편을 갈라 각자의 후보를 지원하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 정권의 교육정책을 심판하자는 이도 있다. 나는 그런 이념 갈등을 떠나서 내 자식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고 싶은가의 관점으로 이번 선거 후보들의 공약을 짚어보고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아이들에게도 그 선택이 주어져야 할 것 같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선거법은 만19세 이상만 가능하니 내 자녀와 그 벗들이 행복할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려 한다.
이미영/ 발비나,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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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7.21. 이미영 http://cafe.daum.net/cchereandnow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첫댓글 아이들의 미래 뿐만아니라 현재적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게 해야합니다.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아이들이 현재의 삶의 모든 것을 공부에 희생당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아이들에 대한 학대입니다. 이런 교육정책을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만은 올바른 후보를 선출했으면 합니다. 선거권이 없는것이 너무도 안타까워요. 서울 분들 소중한 투표권으로 올바른 후보를 선출해 주세요.
소중한 한 표 꼭 행사해야지요, 건강하고 행복해야 할 우리의 희망인 아이들을 위해서.^^*
꼭 투표 하십시요,, 지금 처럼 후회하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