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은 북방한계선으로 일명 클라크 라인이라고 합니다.
미국이 1958년 일방적으로 설정한 해군의 작전 통제선(Operational Control Line)으로서 이 한계선은 한국해군선박은 물론 어선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요?
1953년 정전협정을 맺을 당시부터, 이승만은 정전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한국전쟁 휴전을 이미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황이었고, 이승만의 북침 통일 주장은 설사 그것이 정치적 수사라 할지라도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이 내전으로 나아가 동북아 전체로 확전될지도 모를 부담스러운 행동이었습니다.
이 무모한 주장에 미국이 대응한 것은 크게 네 가지인데
첫째, 한·미 방위조약을 체결(북한의 군사공격이 있을 경우 '제한적' 범위의 군사적 지원과 보호를 약속)하고, 둘째, 한국군 증강 종합계획을 실시하며, 셋째, 남한 전후 복구 및 부흥을 위해 경제를 원조하고 마지막으로, 서해에서 한국 해군 행동을 규제하는 것이다. 바로 이 마지막, 군사분계선이 없는 지역에서 한국 해군의 임의 행동(북침)을 규제하려고 만든 작전 통제선이 바로 NLL이었던 것입니다.
즉 미국이 이승만의 북침을 막으려고 더이상 올라가지 말라고 그은 작전 통제선이 NLL인 겁니다.
서해 5도(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놓고 정전 협정할 당시 교전 당사자들이 합의한 것은 서해 5도는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의 군사 통제 하에 둔다는 사실(정전협정 2조 13항)뿐이고, 구역과 관련해서는 황해도-경기도 도분계선과 한강하류에 위치한 민간선박 자유 항해 구역만을 합의했을 뿐입니다(1조 5항, 2조 12항).
따라서 서해에는 5도를 잇는 경계선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어떤 군사경계도 의미가 없으며, 심지어 정전협정은 이마저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2조 13항 주).
결국, 정확한 분계선은 평화협정에서나 가능했지만, 아직까지 평화협정은 체결되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지금까지도 서해의 군사분계선은 확정적이지 않은 셈입니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난데없이 군사분계선이 등장한 것이고, 그것이 바로 북방한계선, 즉 NLL인 셈이지요.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1953년 7월 해상 경계선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지 않은 채, 정전협정이 체결되었고 정전협정 체결로 해상봉쇄선으로 발표된 클라크 라인은 철폐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정전협정 2조 15항, 즉 “본 정전협정은 적대중의 일체의 해상군사력에 적용되며 이러한 해상군사력은 비무장지대와 상대방의 군사 통제하에 있는 북한의 육지에 인접한 해면을 존중하여, 북한에 대하여 어떠한 종류의 봉쇄도 하지 못한다”는 조항에 따라 클라크 라인은 1953년 8월 27일 철폐되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1955년 12해리 기준으로 자신들의 영해를 선포하고, 이후 간헐적으로 NLL을 침범하였으며, 1973년 개최된 군사정전위원회에서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선 이북 수역을 연해”라고 주장하면서 NLL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였습니다.
북한은 1957~1958년 북한 해군의 성장으로 자신들이 주장했던 12해리를 힘으로 유지하려고 했고, 1957년 11월에는 휴전이후 처음으로 56척의 한국어선들을 나포하기도 했습니다.
즉 클라크 라인이 철폐된 이전 그리고 이후에도 북한은 NLL을 영토선으로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지금까지 힘으로 압박하고 있었던 것이고 NLL이 영토선이라고 북한에게 주입시켰던 겁니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가 잠시 한눈 팔때마다 도발을 해왔던 것이구요.
그럼 정전협정후 미국은 우리의 NLL=영토선 주장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요?
다른 글에도 밝혔듯이 이문항 전 유엔군 사령관 특별고문(미국명 제임스 리·77)의 인터뷰 내용을 살피면 됩니다.
그는 국내외를 통틀어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의 최고 권위자로 꼽힙니다. 1966~94년 군사정전위원회(이하 정전위) 현장을 지켜보았던 그는 '판문점의 산증인'이기도 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70년대 말까지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는 물론 사령관도 성격을 몰랐다" 고 증언합니다.
이어서 그의 인터뷰 내용들입니다.
"내가 판문점에 근무했던 66년부터 94년까지 한번도 NLL을 들어 북한을 비난한 적이 없다. 정전위가 마비될 때까지 회의석상에서 NLL 위반 문제가 단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서해상에서 충돌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유엔사가 NLL이 그려진 지도를 들고 회의장에 들고 나와 (북측에) 입장을 말한 적도 없다. NLL이 있었다면 가능한 일인가. NLL은 클라크 사령관 당시 2급 비밀로 분류됐던 군작전지도 상에만 표시됐다."
"한국 국방부 내 국방정보부의 기록을 확인해보라. 거기에도 유엔군 사령관이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NLL이 정전협정과 관련 없다는 사실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한국 측에서는 '우리는 그래도 경계선으로 유지해나가도록 노력한다'는 한 구절이 들어가 있더라. 안보를 위해 뭔가 해야겠지만 NLL은 남북간의 분계선이 아니다. 군사분계선은 임진강에서 끝나며 한강 하구도 통과하지 않는다."
-미국 입장은 어떤가?
"70년대 말인가,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하던 미군 소장이 어느 날 'NLL이 무엇이냐'고 내게 물었다. 브리핑을 요구해서 설명을 해줬다. 나중에 사령관에게도 브리핑을 했다. 그들 역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92년부터 정전위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90년대 말쯤 판문점에서 정전위 장성급 회담이 열린 적이 있다. 그자리에서 한국측이 NLL은 기정사실화된 경계선이라고 주장하자, 북한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군 대표는 이때 한국측의 말을 지지하지 않고 '그것은 앞으로 남북간에 더 논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당시 회의록을 내가 갖고 있다."
-한국 내에선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아닌 한국이 북한과 NLL 문제를 논의할 권한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이나 유엔사는 NLL 문제에 개입할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고 본다. 미국은 NLL이 분계선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 92년 남북기본합의서도 해상경계의 추후 논의 주체로 '남과 북'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 입장을 살피는 것은) 과잉 사대주의가 아닌가 한다. 회담은 지금 북한과 미국이 하는 것처럼 주고받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밀어붙였듯이 NLL을 밀어붙이기만 하면 되겠는가."
http://media.daum.net/society/people/view.html?cateid=1011&newsid=20070927232905529&p=khan
http://www.fnnews.com/view?ra=Sent0801m_View&corp=fnnews&arcid=071013131126&cDateYear=2007&cDateMonth=10&cDateDay=13
이문항 전(前) 유엔군사령관 정전담당 특별고문은 1966년부터 1994년까지 28년간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한 사람입니다.
그의 핵심적인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8년간 참석한 군사정전위원회에서 NLL 문제가 단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었다"
"심지어 북한 함선이 NLL을 넘었어도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한 일도 없었다"
"미국 측도 북방한계선을 해상 경계선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미국 측은 'NLL은 유엔군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선이다, 그 선 부근으로는 가지 말라고 설정해 놓은 선이다' 라고 얘기했지 그 선을 넘었다고 해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첫댓글 글은 참 좋은데 제목 굵기가 징계감이라니깐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대단하시네요. 잘봤습니다.
잘 봤습니다. 명확하게 정리가 되었네요.
잘 봤습니다..처음부터 NLL는 영토선이다 라는 전제를 가지고 하면 그 이후의 논리는 무너지죠;; 흡사 조중동 논리와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저렇게 무도거성님처럼 원인, 배경, 과정들을 모두 살펴봐야 하죠..
북한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북방한계선을 양보한다면 우리측에 피해는 없는겁니까? 그렇다면 합리적인 해양 영토선은 어디가 되야 하는겁니까?
결국 북방한계선이 포기해도 될만한 구역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쟁점이 아닌가 합니다. 북방한계선이 수정해도 될만한 구역이라면 북한측과 협의를 해서 수정하면 되죠. 그런데 만약 북방한계선이 국가안보상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구역이라면 과거 우리가 NLL을 정하는데 있어서 오류를 범했다든지 북한이 그것을 인정을 했었는지 안했는지는 부차적인 문제인거 같습니다.
저도 이 주장에 동의하는 게, NLL이 단순히 영토인가 아닌가가 문제가 아닙니다. NLL 부근이 DMZ처럼 어느 정도 완충지 역할을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NLL을 포기하라'는 말은 위험한 말(또는 비약이 심한 말)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절대 인정을 안하고 우리 역시 NLL을 고수하고 있으니 평행선만 긋고 있는 실정입니다. 답답한 노릇이지요. 이 상태가 계속 되는 한 북한의 국지적 도발은 계속 될 겁니다.
무도거성님/ 북한의 표면적 이유와 실제 이유가 같은 지 알 수 없습니다. 일례로,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서해상에서 북한을 향해 '전시 훈련'을 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은 아실 겁니다.
SunnyK/ 물론 그런 이유도 있겠지요. 어쨌거나 서해상은 DMZ같은 지역이 없다면 그리고 북한과 NLL 협의가 완료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서해상 도발은 계속 될 겁니다.
음... 통상적인 국제법상의 기준대로라면, 북한에서 주장하는 영해의 기준이 어느정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네요... 흠냥 물론 저는 북한정부를 죽도록 미워하는 사람입니다!!ㅎ
국제법상으로 따지면 우리가 불리합니다. 그쪽 영해는 북한 영역이 훨씬 많거든요. 그래서 군사적으로 우리가 취약해 집니다. 미국이 NLL을 영토선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게 가장 큰 이유지요. 정전협정 당사자였던 미국조차 정전협정 후 철폐된 NLL(클라크 라인)을 모른다고 하니 말 다한거 아닙니까
NLL자체가 우리측의 일방적경계선이라 할지언정 정말 포기할수없는 요충지이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힘의 논리라 할지라도 전 지켰으면좋겠네요.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강한 군사력으로 북한이 못내려오게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국제법상 영토선으로서가 아니라 순전히 우리의 압력에 의해서요.
그럼으로인해서 생기고 있는 부작용(충돌등)이 있고, 그렇게 되었을때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적인 비난이 가해지고 있는데, 사실은 그 NLL이 힘의 논리에 의한 일방적 경계선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한거죠. 지키던지 내리든지 아니면 절충을 하든지 뭐든 정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계속 이상태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