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오른 이태전 오늘 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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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280
동봉
개산제에 즈음하여-3
창건이니 창조니 하다보니까
시나브로 선배님 한 분이 떠오릅니다
의상 스님이십니다
의상 스님이라 하니까
그분의《법성게》가 생각납니다
무량원겁즉일념
일념즉시무량겁
구세십세호상즉
잉불잡란격별성
의상義湘(625~702) 이 누구입니까
통일신라 시대 큰스님으로서
우리나라 불교인 가운데에서는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상가 중 한 분에 해당합니다
항상 십 년 가까이 연상이었던
원효元曉(617~686)와 함께
늘 세트로 거론되는데
원효가 대단한 저술가요
보살로서 존경을 받았다면
의상은 몇 편 안 되는 글 중에서
그의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법성게입니다
그의 법성게는
짪은 문장 속에서
화엄의 심오한 세계를
완벽하게 처리한 어록이지요
얼마나 짧으냐 하면
전체 문장이 7언절로서
겨우 30송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목을 제외한 본문이 210자입니다
이는 제임스 왓슨(1928~ )과
프랜시스 크릭(1916~2004)이
분자 생물학을 연구하던 중 DNA구조가
2중 꼬임선으로 되어 있음을
최초로 발견하고 발표한
노벨상 수상의 논문보다도 짧습니다
그 논문은 1,000단어도 안 되는
128줄의 논문이었지요
그리고 260자《반야심경》보다
더 짧은 어록입니다
그런데 이 짧은 어록에서
광대무변한 화엄 세계가 펼쳐집니다
용수보살의 화엄경약찬게가
7언절 110송 770자인데 비하면
거의 반의 반 밖에 안 되지만
화엄의 철리는 더 심오합니다
의상 스님께서 집약한
법성게는 그의 창작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그의 출현 이전에
법계연기가 없었던 게 아니라
이미《화엄경》속에 녹아들어 있던
부처님의 말씀이었지만
방대한 80권의 화엄사상을
짧디짧은 방정식의 언어구조로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는 데
의상 스님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부처님보다 2,500년이나 뒤지고
의상보다 1,300년이나 늦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양자물리학Quantum Physics이
과학계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양자물리학에서나 가능한
시공간의 무애연기無碍緣起를
이 법성게에서는 다루고 있습니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량없는 오랜 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한순간의 찰나 속에
무량겁이 들어 있네."
시간의 역사는 언제부터일까요
공간의 열림부터였습니다
공간의 열림은 언제부터일까요
시간의 시작부터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시간과 공간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란성 쌍둥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경우에는
수태되는 시간과 장소를 빼고는
대부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쌍둥이인데 어떻게 다르냐고요
당연히 다릅니다
사주가 같다면 팔자도 같은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 태어날 때
태어나는 시각에서부터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지요
다시 말해 일란성 쌍둥이도
동시에 태어날 수는 없습니다
비록 짧은 순간일 망정
출산에는 반드시 시각차가 있지요
한 아이가 먼저 세상을 만날 때
한 아이는 아직 태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삶의 과정에서
부딪치는 환경은 매우 다양합니다
교우관계
학문의 갈림
배우자와의 만남
갖가지 인연 관계
마침내 죽음까지도
전체 시간을 함께 할 수 없고
전체 환경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합니다
만일 시간이라는 녀석이 사라진다면
공간도 동시에 사라지고 맙니다
만일 공간이 그 삶을 다한다면
시간도 그 자리에서 멈추어버립니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한량없는 오랜 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여기에는 가정이 있습니다
긴 시간이 짧은 시간에 속한다면
짧은 시간도 긴 시간에 속합니다
속한다는 말은 연결성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시초를
빅뱅Bigbang으로부터 계산한다면
137억 년이라고 상정할 수 있습니다
이 137억 년 긴 시간의 역사에서
어느 한순간을 잘라내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어느 한순간이 잘려나간
그런 시간의 영구성이 상상됩니까
당연히 그런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긴 시간도
어느 순간을 잘라내고
생각할 수 없다면
그 짧은 순간순간들이 이어져
긴 시간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정말 시간이라는 것이
끈처럼 이어져 있을까요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即是無量劫
"한순간의 찰나 속에
무량겁이 들어있네."
시간이 끈처럼 이어져 있다면
우리의 시야가 자라가는 만큼
이어진 끈이 눈에 보이듯이
지나간 과거의 시간과
오지 않은 미래의 시간이
연결되어 하나로 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나간 시간이 보이고
다가오지 않은 시간이 보이던가요
시야의 폭이나 길이를 떠나
한 해 전
한 달 전
하루 전
한 시간 전
아하! 1분도 길겠군요
1초 전이 보이십니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짧은 순간일 망정
지나간 시간
흘러간 시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말입니다
다가오지 않은 시간은 어떤가요
남은 접어 두고라도
자신의 미래가 보입니까
앞에 놓인 끈이 보이듯
10년 뒤나
50년 뒤는 접어두고라도
한 해 뒤가 보입니까
한 달 뒤가 보입니까
하루 뒤도
한 시간 뒤도
단 1분 1초 뒤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은 없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시간은 있습니다
공간이 미모 언니 공덕천이라면
시간은 추녀 동생 흑암천입니다
둘은 일란성 쌍둥이로
단 한 순간도
단 한 지점도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무한한 과거 이미 흘러간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 닿아 있고
영원한 미래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 닿아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도
한순간에 맞닿아 있다는 말씀이
과거 시간과의 연결이라면
한순간이 그대로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은
미래 시간과의 연결인 셈입니다
이토록 이어진 시간 속에서
100경(10의 18승)분의 1초라는
아주 짧은 찰나에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분자들이 모여 융합하고
또는 분열하며
거기서 생성되고 유지되고
무너지고 그러다가
다시 분자의 세계로 돌아가는데
이것이 곧 인연 창조입니다
인연 창조는 일괄창조와 달리
진화의 과정을 겪습니다
진화를 부정하고
일괄 창조에 방점을 찎는 이들은
털북숭이 원숭이가
어떻게 인간으로 진화했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 초반
우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얼마였는지 아십니까
겨우 53세였다고 합니다
60년 뒤 오늘날은 어떻습니까
무릇 83세입니다
60년 동안 30년이 늘었고
평균 키도 10cm 이상 커졌지요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
"구세 십세 모든 시간
이리저리 엉켰으나
어지럽지 아니하여
서로서로 뚜렷하네."
일괄창조에서 보면
외형적으로 변화가 없어야 합니다
웃는 자는 늘 웃고 있어야 하고
찡그린 자는 늘 찡그린 채로
표정의 변화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갓난아기로 창조되었다면
언제나 갓난아기 모습대로일 뿐
더 성장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한 번 만들아진 신의 창조물이
환경 때문에 변해선 안 되니까요
변한다는 것은 변화며 무상이며
인연에 따르고
환경에 따르고
시간에 따르고
돌연변이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진화進化Evolution라니요
진화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습니까
새隹가 알에서 깨어나
점차 날갯짓羽을 시작白하여
어미새로 성장辶해 가는 것입니다
알과 새의 모습이 같은가요
아니오, 다릅니다
번데기와 성충의 모습이 같은가요
아니오, 다릅니다
올챙이와 개구리의 외형이 다릅니까
당연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진화하는 게 인정됩니까
당장은 상상이 가지 않겠지만
한없는 시간 속에서라면
가능한 것입니다
진화는 찰나찰나에 진행됩니다
나는 단언하건대
하나님의 창조는
결코 일괄창조가 아닙니다
매찰나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연 창조자이십니다
따라서 나는 에볼루션만이 아니라
프로그레스Progress도
진화며 인연 창조로 보고 있습니다
성장과 유지와 쇠퇴~
그 쇠퇴에서 공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생겨나고 성장하고 유지하다가
쇠퇴로 공으로 되돌아가는
모든 과정을 함께 주관하기에
하나님은 인연 창조자이십니다
회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일고
대륙의 판이 움직이고
쓰나미Tsunami가 일고
홍수와 태풍이 몰아치고 하는
자연의 섭리Providence에 따라
적응해가는 모든 생명붙이가
진화라는 인연 창조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뀝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되는 것이
바로 진화고
인연 창조가 아니던가요
나도 변하고
당신도 변합니다
시간도 공간도 흐르고 변합니다
산도 절도 다 변합니다
10/07/2015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_()_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잠시 머물면서 즐갑하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행복하소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_()_
감사합니다.나무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_()_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성불하세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