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세력은 틀딱들이라고?
태극기집회는 노인들이라 싫다고?
그려, 잘난 젊은 너희들을 위해 틀딱들은 오늘도 태극기를 들고 나선다.
아래 글은 서울에서 개업하고 있는 40대 외과의사가 10.3개천절과 10.9한글날 광화문대첩에 참가하고 SNS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는 글이다. 아직 가슴에 온기가 남아 있다면 진영 지역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별 하시기를.
---------- (펌)
아버지는 키가 165도 되지 않았다.
어머니보다도 더 작았지...
큰아버지가 소싯적 럭비선수를 했을 정도로 체격이 좋으셨고,
우리 형제가 둘 다 키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DNA는 작은 체격이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아버지가 체격이 왜소했던 것은
그 연세의 어르신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성장기에 제대로 먹지 못해
키가 커야하는 시기에 크지 못한 것이 원인이겠지.
거기에 더해 학창시절에 오랫동안 물지게를 진 것도 한몫 했을 테고....
.
.
.
그 작은 양반이 그나마 나은 것은 공부라 서울대를 들어가는데,
1939년생인 아버지가 갓 스물이 된 건 1958년...
나라엔 이렇다 할 산업이 없어
하고 싶던 화학공학과를 갔다가는 취직할 회사가 없으니
딱 하나 잘난 오빠, 형을 바라보는
줄줄이 딸린 일곱 식구들을 먹여 살릴 자신이 없어
잠사학과에 입학을 했고
졸업 후엔
당시 그나마 잘나가던 제사(製絲)공장에 취직을 하셨지.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그나마 하나 있던 깔고 앉은 집마저도
정치를 하겠다며 집문서를 들고 튀었던 형 때문에
가족이 몽땅 쫓겨나 거리에 나 앉은 터라
받은 월급은 고스란히 집으로, 형제들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어렵게 어렵게 가정을 꾸리고
회사 사택에 살면서
네 명의 여동생과 한명의 남동생을 가르쳐
시집, 장가보내고도
빠듯한 월급을 모아 1979년에는
당신님 생애 처음의 당신님 집으로
서울 잠원동에 한강변 아파트를 장만했다.
그러나 그 집에 살았던 기간은 1년 6개월이 전부...
깔고 앉아 있는 것보다는
세를 내어 주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기에
다시 지방으로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전전했었지....
.
.
.
지방 소도시에서도 변두리,
빈민촌의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거기서 아들 둘을 키워냈다.
결혼 평생을 주말부부로 살면서...
이젠 내가 살아온 세월 중에
아버지와 같이 살았던 시절보다
돌아가신 후의 세월이 더 길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를 먹었지만,
빛바랜 사진 속 아버지의 표정이 밝게 웃고 있는 건
회사 내의 수출 100억불 기념탑 앞에서 찍은 모습이다.
어지간히도 자랑스러워하셨지, 이 나라를...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아들 둘을 데리고 조문하시며 흘리는 눈물은
내 생애
딱 한 번 본
아버지의 눈물이었다. .
.
.
.
올림픽이 내 나라에서 열린다며
이렇게 기쁜 일은 후대에 남겨야 한다고
그 찢어지게 가난한 와중에도
한 달 치 월급과 맞먹는 가격의 기념주화와 뱃지 컬렉션을 사시고는
어머니께 된통 소리를 듣기도 했다.
비록 아들들이 판사가 되고 의사가 되는 꼴은 못보고 가셨지만...
글쎄...
지금의 나보다 훨씬 큰 분이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조국 근대화의 역군.
아버지 때문에 부강해진 나라.
지금...
내가
내 아이가
그 나라에 살고 있다.
그 열매를 맛보지도 못한 내 아버지 덕택에...
개천절과 한글날 집회에 갔었다.
경복궁역에서 내려 광화문을 지나
시청까지 걷는 동안
플랫폼에서
역 계단에서
사람으로 가득 찬 거리에서
항상
내 앞에는 어기적 걸음의 노인들이 있었다.
칠십은 훌쩍 넘어 팔십 줄에 들어서 보이는 양반들.
등은 굽어
앞을 보고 걸으려니
자연스레 골반이 앞으로 나가
가뜩이나 어기적거리는 모습이
더욱 우스꽝스러워진다.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살이 없어 말라버린
가을의 시린 몸을
회색 잠바떼기로 감싸고는
모래주머니를 단 듯한 힘겨운 발걸음을
애써 한 방향으로 옮긴다.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다시 아들, 딸에게 남겨주겠다고....
.
.
.
성질 급한 마음에
자박자박 뒤따라가지만
추월해 갈 수가 없다..
.
.
.
아버지...
아버지가 만드신 나라가
이렇게 스러져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습니다....
.
.
.
노인네들만 나왔더라고 폄하하고 싶더냐?
그분들이 이 나라의 진짜 주인이시다.
첫댓글 제 놈들은 늙지 않고 50대에 이르면 죽(자살할)을 놈들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