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발표할때 형이 아무 댓가없이 우리 앨범 광고에 나레이션을 해주신 이래로 지금까지 난 거의 형의 부탁을 들어드린적이 없는것 같다 석원아 형하고 같이 하자 그때가 아마 음반사를 차리셔가지고 밴드들 모으실때였는데 그것도 안갔고 2002년 대선때 노무현캠프 일을 돕던 형이 석원아 니가 인디쪽 애들좀 모아봐라고 했을때도 슬쩍 뒤로 빠졌었고 그 뒤로도 형이 술한잔 하자고 부를때마다 내가 안나가니까 한번은 석원아 어디냐 창완이형이 너 보고싶으시댄다 이러면서 전화하셨을때도 난 뭔가 핑계를 대면서 사양했었다 집에 쳐 있느라고. 그게 재작년인가 그랬는데 그 뒤로 쭉 연락이 없으셨고 난 계속 마음만 걸려하다가 이상하게 올 가을에 유난히 형 생각이 나서 진짜 한번 찾아뵈야겠다.. 그러다가 이런일이 터진거다. 거의 모든 종류의 사교에 실패한 나는 이 바닥에 이십년이나 있으면서도 인간적으로 교류하는 사람은 정말 몇 안되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그나마 형 하고 찾아갈 사람이 해철이형 정도밖엔 없었다 근데 안찾아갔지 언제든 그 자리에 계실줄 알고.. 좀 찾아가지 이 병신아 형 외로우셨을텐데.. 내가 아는데.. 마음이 너무 안좋다
2014년 10월 26일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사람의 무사생환을 바라는 심정을 어찌 말로 담을 수 있을까. 형이 다시 돌아오는 일이 점점 기적이 되어가고 있는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부르셨을때 잘 안 나갔던 것 그건 형에게만 그랬던 게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형이 마음의 병 때문에 오랜 세월 힘들어하셨듯 나역시 나와 싸우느라 단지 집에 웅크리고 있던것 뿐이었다고.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항상 내게 베풀어주신 것들 잊지 않고 그저 티비에서만 뵈도 좋고 언제나 형이 내 기댈 언덕이라 생각하며 의지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것 늘 죄송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2014년 10월 29일
갚을 수 없는 빚을 남겨 주시고 해철이형이 가셨다. 함께 형을 보러갈 사람들이 많아서 문상을 두번 다녀왔다. 어제 저녁엔 돌아오는 길에 연이형에게 잘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아마 지금 연이형 심정이 꼭 내가 상문이를 보낼때의 그것과 같을것이다. 형수와 아이들이 걱정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형의 죽음을 슬퍼한다는게 새삼 놀랍다. 한 사람이 정말이지 일생을 두고 치열하게 자신의 족적을 남겨온 결과일 터. 참 내가 대단한 분과 알고 지냈다는 생각이 든다.
형과의 이야기는 나도 할게 많지만.. 아무튼 우리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아마 어떤식으로든 형의 죽음이 앞으로의 내 음악적 진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ㅠㅠ 보고싶네요 마왕.. 그 인간은 아직도
잘살던데 그넘의 의사면허가 뭔지 다들
공무원이 철밥통이라 하지만 개인적으론
의사들이 제일 철밥통인듯;
민물장어의 꿈 정말 좋아하는데..라이브 한번 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립습니다 ㅠ 에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