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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원풍동지회, 전방사람들
2015년이 반년의 세월을 꺾어 흘려가던 날, 유월의 끝날쯤이었던 지난 토~일요일 전방동지들이 철원을 다녀갔다. 오지알 카드기, 보비나, 코마기 방적기계 이름으로 만으로도 밤을 지새울 만큼 많은 이야기를 공유한 동지들이다.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어디 그뿐이겠는가, 20대의 추억거리는 물론, 자녀이야기, 가족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의 진실과 거짓 등등....무엇이든지 다 통하는 사람들이다.
장성에서 전주, 대전, 논산, 청주, 안양, 인천, 그리고 서울……. 난 전방모임으로만 오는 줄만 알았다. 감자도 옥수수도 아직은 결실할 것이 없는 이른 계절이기에 강원도 맛을 대접할 것도 없고, 작년에 이은 대가뭄으로 한탄강 물길도 말라 레프팅도 할 수 없을 덴데.... 60평생 처음으로 앓아 본듯한 여름감기로 닷새를 꼬박 문밖출입을 하지 못한채 끙끙거리다 일어나 보니 모임이 코앞이었다.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사이 동지들이 철원을 향해 다가온다는 소식이 카톡으로 실시간 중계가 되어 전해진다. 삼팔선을 이웃한 철원의 조그만 시외버스터미널으로 찾아온 동지들이 너무 반갑고 고마웠다.
내가 거처하는 곳은 아직 소님 맞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예약해 두었던 근처 패션으로 옮겼다. 잘 있었느냐? 잘 살고 있었느냐? 건강은 어떠냐? 낮선지역 철원에 있는 나를 만나려고 며칠째 갈 길을 묻고 알아보고, 그리고 더듬거리면서 거기가 여긴가 진가민가 하면서 시외버스를 타고 오던 길 이야기들...., 너무 먼 길이라서 도착하자마자 돌아갈 길 걱정하면서 이야기꽃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뜻하지 않은 환갑생일 케이크와 빛나는 선물, 그리고 훈훈한 덕담들, 그렇게 분에 넘치는 응원을 받고서야 유월이 다 가기전에 날 보러 그 먼 길, 낮선길을 동지들이 찾아온 깊은 뜻을 헤아리는 눈치 없는 나였다. 미안하고 고맙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행복했다. 그동안 살면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다행이었고, 할 줄 아는 기능이 있어서 한 것뿐이라고 평소 생색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다 진실만은 아니라는 것, 내가 본 것만이 다 사실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론과 실천으로 이해를 하며 살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토록 평범함 진리를 가슴으로까지 받아들이는 것을 때때로 잊고 살 때가 많았음을 고백한다. 굳이 변명을 한다면 나 자신의 삶이 팍팍해질 때는 동지들에게 받았던 사랑과 지지를 깜박깜박 잊어버리고, 마치 뿌연 쌀뜨물에 희석시켜버리는 듯한 잘못 반복하는 바보가 되었던 적, 간간히 있었음을 미안한 마음으로 또 고백한다. 그런데 각자의 일들로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그토록 못난 사람을 찾아 천리 먼 길 찾아와 많은 사랑을 주고 간 동지들께 빚진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 전한다. 그리고 따뜻한 밥한 그릇, 내손으로 빨아서 기운 이브자리 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한 마음도 함께 전해본다. 또한 한가지 다짐해 보는 것은 분에 넘치는 동지들의 사랑 일일이 갚을 길 없지만, 내 나이 더 들어 젊은날들의 기억을 까맣게 잊는 날 올지라도 동지들에게 받은 따뜻한 사랑은 잊지 않고 깊이깊이 간직하리다.
소중했던 시간들은 여전히 흘려갔고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왔다. 장성 집으로 가기 위해 용산 역까지 배웅해줄 종순이 차에 탄 금숙이, 금순이, 하자, 금자 씨를 배웅하고, 전주집으로 가기위해 동서울행 버스를 탄 오순이를 손 흔들어 보내고, 마지막으로 대전 집으로 가는 순자, 논산으로 가는 명숙이, 그리고 청주로 가는 현옥이, 명희, 네사람이 탄 대전행 버스 꽁무니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던 가슴이 울컥해진다. 내 눈가를 뜨겁게 하는 그 이유가 뭔지를 끝내 헤아리지 못한 채 그렇게 동무들을 배웅했다.
너무 낮선 길이어서 또는 바빠서 참석하지 못한 전방, 방모, 소모 동지들 있어 아쉽기는 했지만, 가뭄으로 고즈넉하기까지 했던 한탄강 기슭과 철원들판이 울 동지들의 맑고 활기찬 웃음소리로 더 푸르러 진 듯, 생기넘치게 한 전방동지들의 1박모임이었다. 이번 모임을 추진하고 준비하느냐 애쓰고 애쓴 전방부서의 노금순회장과 이종순총무 다시 감사의 인사를 전해본다.
눈물 나도록 고마운 인연들이여! 그대들이 있어 60평생을 나름 잘 살아왔다고 오늘도 나 자신을 토닥거려본다.
울카페에 모든님들과 전방동지들께 감사의 마음 전하면서 날마다 좋은날 행복하기를 손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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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니 글 보다 갑자기 안치환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강물같은 노래를 품고사는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꾸다
밤이 깊을수록 서로를 부둥켜안은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사람,
누가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사진보니 모두 "꽃보다 아름"답네요.
원풍동지들 기 받아 감기는 이제 괞찮아 지셨어요?
꽃보다 아름다운 동지들의 염여 덕분에 지독한 여름감기는 뚝 했다오.
여름감기 조심하고 담에 봅세..^^
이곳에서는 워낙 장거리라서 고민을 며칠.~
그래도 찾아가 선배님들과 전방동지들 보고 좋은시간 좋은 추억만들고 오니 마음도 편하고 행복합니다 .오순이의 수세미선물 .선금언니의 생생한 현지가이드 레트팅 .금자언니가 사준 용산역근처 회냉면도 .세월이 지날수록 .두고 두고 꺼내보며 행복한 미소 지으렵니다.
우리님들 늘 건강한 모습으로 뵙는 그날까지...
기억과연대 사랑으로 다리를 놓으며 역사를 이어가는
원풍동지화 전방모임이 아름답고 우리 삶의 자랑입니다.
잘들 하셨어요 서로 힘 보태며 강건하고 기쁘게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