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왜 꼰대가 아닐까
최현순 (시인)
모르겠다, 꼰대지 왜 아니야? 라는 반문이 예상보다 많을지. 여기서 꼰대 논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훈아 신드롬’이라 할까..., 또 한편에선 방탄소년단의 병역문제도 거론된다. 가히 유명 연예인이 시대의 아이콘이 된 세상이라 하겠다. 70대의 나훈아와 20대의 방탄소년단을 비교해 본다면 이른바 세대차이일 뿐일까?
「천재의 비밀은 아이의 정신을 노년까지 갖고 가는 것으로 이는 곧 열정을 잃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젊은 방탄소년단은 말할 것 없다지만 나훈아의 열정은 이번의 파격적인 공연에서 증명되었다고 하겠다. 코로나로 찌든 국민들에게 화끈한 볼거리와 소신 발언으로 희망을 준 나훈아야 말로 열정이 식지 않은 천재꼰대? 가 아닐까.
코로나19가 대유행하자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노인들을 솎아내는 것이라는 SNS가 돈다고 한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바이러스가 노인층에 취약하다고 방종을 일삼는 일부 젊은 세대를 꼬집는 것이라고 하겠다. 흔히 꼰대라는 말은 고리타분한 노인들을 비하하는 말로 쓰이지만 나훈아 같은 꼰대가 아닌 멋진 노인들도 있다.
세상에 회자되는 또 다른 두 분의 노인이 있다. 한 분은 101세가 되는 김형석 철학자이시고 최근까지도 열정을 지니고 강의를 다니신다. 또 한분은 80세가 넘은 김종인 대표인데 여야 할 것 없이 비대위원장으로 모셔간다. 그런 분들을 왜 모셔갈까? 두 분을 꼰대라고 하지 않고 국민들의 존경과 추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분들이 젊은 세대의 일자리와 기회를 앗아간 것일까?
사회의 각 분야에서 기득권세력, 세대교체 등 계층 간의 갈등이 점점 더 심화되고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에 대하여 우려가 많다. 정치 이념적 논리에 의한 갈등은 도덕적인 문제를 떠나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현실에서 각박한 세태를 더욱 힘들게 하고 공동체의 통합이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 꼰대라는 말은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통용된다고 한다. 단순히 세대 차이에서 오는 소통부재나 단절의 뜻만은 아니란 말이다.
최근 지역에서 한 원로작가에 대한 폄훼를 넘어 인격적인 모욕을 감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분이 이룩한 지역의 문화적 공적 성과에 대한 평가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현안이라면 지금이라도 사실에 입각한 비판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길을 가는 후진으로서 도의와 순리에 벗어난 인신공격은 삼가 해야 한다. 당대의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 질 수도 있고 후대에 의한 역사적 평가도 남아 있다.
나훈아는 물론 그 분들이라고 왜 살면서 공과 과가 없을 것인가? 한 생애에 대해서만큼은 섣부른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부터 성찰해 보고 열린 마음으로 직시해서 바라보자. 나훈아가 이 시대 꼰대들의 기를 살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