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의 높은산
강원도 평창의청옥산 !
산 밑자락의 골깊은 계곡에는
회동이라는 마을이
하류를 따라
길게이어진다.
여름에도 발을 담그면
뼈가저려 못견디는
맑은물이 흐르고 울창한 숲은
하늘을 가린다.
그곳의 하늘아래 첫동네가
고향 마을이다.
그곳에서 이사나온지
40년만에
다시
찾아갔다.
이토록 오랜세월이 흐른 이유는
10여가구 모여살든 동네가 모두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향친구로
부터
아직 그동네에 한집이
남아있고
임학교수 한분이
가시오가피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노동절 휴일에 옛 고향마을을
찾아갔다.
어린시절 힘겨운 통학로였든
계곡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추억을 더듬어
올라갔다.
빈터로 남은 옛 집터를
둘러보고
오가피 농장에 도착하니
농학박사 김수인교수님이
시골 아저씨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송림 사이에 잘 가꾸어진
오가피나무의
새잎을 따 먹으며 교수님의
오가피에 대한 강의를 듣고
오가피 진액 한박스를
구입하여 농장을 떠났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오두막에
도착하였다.
84세의 할머니가 다리를 못쓰는 50대
아들과 둘이살고있었다.
그당시 40대였든 인물이
고왔든 이웃집 아주머니는
할머니가 되었고 우리를
기억하였다.
그런데 하늘아래
둘도없을그분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다 쓰러저가는 오두막에
허름한 50대 후배녀석과
기맥힌 옷차림의 할머니는
울타리에 피어나는 복사꽃과
함께
차라리 한폭의 훈훈한
그림으로 다가왔다.
이웃 동네사람들이 새옷을
챙겨주어도
입지않고 이 특유의 팻션을
고집한다고 친구가 귀띰해준다.
내가 정신이상이 아니냐고
물어보니 친구는
그렇지않다는 일화를
일러주었다.
지난해 할머니가 이웃
농장에서 일주일간
감자캐는일을 하였는데 후에
농장주인이 집으로 찾아와
착오로 엿새치 품삯을 계산해
주었단다.
할머니는 방에들어가서
농장주인이 간식으로 준
빵 봉지 일곱개를 가지고
나와 보여주더란다.
농장주인은 깜짝놀라 하루치
품삯을
더 지불해주고 혀를차며
돌아갔다고 한다.
40년만에 만난 나를 기억하는걸봐도
할머니는 정상인이다.
이런 모습으로 고향마을을
지켜준 두 사람에게
뜨거운 정을 느끼며 발걸음을
돌렸다.
옛 통학길에 건너든
외나무다리 자리에는 멋진 교량이
놓여저있었다.
아내와 둘이 다리에 앉아
옛날 외나무다리의
추억을 되새겨
보았다.
아내는 내가 서울로 떠난후
이 동네에서 몇년간
거주하였기에 추억을
공유할수있었다.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발디딜틈이 없다는 이야기에
세월이 주는 변화가 참
놀랍게 느껴진다.
반대편 숲속길을 돌아서
우리는 친구네집으로 돌아왔다
친구아네는 불판을 상위에
차려놓고 시골 손두부를
산추기름에 노랗게 구어
반가운 손님을 대접하였다.
얼마나 맛있는지 정신없이
두부 몇판을 비워버렸다.
뒤뜰에서 뜯어온 싱싱한
곰취나물에 쌈도싸서 맛있게 오찬을 즐겼다.
우정이란 이렇게 편하게
음식을 먹을수있게 마음을 넓혀주나보다.
친구네 거실벽에 걸려있는
중학교 다닐때
영어선생님이셨든 임광준
선생님의 휘호가 정겹다.
친구가 힘들게 수소문하여
찾아뵈었을때
기념으로 받아온 글이라고
한다.
이북이 고향이셨든 선생님의
카랑카랑한
북한사투리가 귀에
생생하다.
한참을 옛날이야기로 휴식을
취하고 우리는
친구내외와 작별하고 평창으로
향하였다.
평창의 명물 먹거리ㅡ 메밀
부침과 점병 그리고
수수 뿌꾸미를
먹으려고....
메밀로 소두방에 구어냄
부침과 젬병은 평창사람들에겐
고향과 함께 평생을 못잊는
먹거리이다.
그리고 수수로 피를 만들고
속에 팥을 넣은
수수뿌꾸미도 일미중에
일미다.
평창 시내 재래시장에선
365일 먹을수 있다.
배가 부른데도 한판씩 먹고
한박스 포장하여
시장을
나섰다.
그리고 우리는 아내가 자란
고향마을 유동리에 들렸다.
평창이씨 시조묘소가있는
동네가 아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때 까지
살든곳이다.
물론 아내는 평창이씨
집안에서 태어났다.
평창강이 어린시절
놀이터였다고한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헤엄을
칠줄안다.
봄비는 점 점 세차게
네린다.
봄비를 가르며 하루의 고향
나들이를 마치고
박달재를 넘어 충주로
돌아왔다.
오늘,개인적인 사생활을
공개하는것은 하늘아래 둘도없을
특이한 옷차림의 할머니와
쓰러저가는 오두막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이제
다시는 볼수 없을것같은 진귀한모습을
많은님들이 보실수있게
하므로
힘들게 고향마을을 지켜준
할머니께
감사함을 표하고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2007, 5, 2.
晴峴
첫댓글 너무나 아름다운곳..정겹고 그리운곳..그래서 눈물이 납니다~
친구야 보고싶다~
그 아래계곡 솔밭에는 우리들이 소매 끝으로 콧물딱던 시절 소풍가던곳이기도 합니다.
물망초님 소매끝이 맨질맨질 했겠군요... 참말로 징허게 코 잘흘리던 넘이 있었지요. 지금은 머하고 사나 몰러!
아마 손주녀석들 코딱아주면서 살거구만요..
5일장보고 그 높고깊은 골을 올라가다 회동 신배나무나무밑에서 어무이가 동생을 보았다는 울친구가 고향을 찾아갔었답니다.
망초님과 보라님~성우콘도에서 볼때보다 쟈가 엄청 배가 나와버렸쓰요잉~ㅋㅋ
마눌님은 이쁘구만...저러다 혼나는거 아닌지 몰러~ㅋㅋ
맞아여..한달새 두번만나 국수먹었지라..
안개꽃이 고향가면 반드시 몇일을 가서 먹고자면서 폐를끼치다 와야하는곳 이 바로 저 청옥산 자락에 있는 인설오빠집이랍니다. 울친구와 함께검은잠바를 입고 서있는분이 오는사람 가는사람 불러 무엇이든 멕여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청옥산 지기 멋쟁이 인설오빠입니다
저 할머니를 처음보았을때 얼마나 울었는지...고향집 오빠에게 부탁도 하고 또 서울언니와 함께 이것저것 준비하여 다시 할머니를 찾아갔었는데 ..
할머니의 추억은 정선 가수리에서 사시던 때 에 머물러있더이다
쟈녀는 모두 오남매 모두 서울에 살고있다고 했는데 아드님이 한분내려오셨나봅니다.
청옥산.... 그할머니시군요.
지금으로써는 이해가 안갈 패션이지만.....고집을 하시는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안개꽃님. 감회가 새로우시겠습니다 !!.
그래요~정말 그립고 그리운 곳이지요~ 저 할머니가 사시는곳까지는 걸어올라갈 꿈도못꾸지만 인설오빠가 차로 절대리고 몇번올라갔다왔답니다~
요즘 시골은 어디를 가나 적막하기 이를데 없지요.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동네. 내 고향도 이와 마찬가지랍니다.
다시 귀농을 꿈구는 젊은이 들이있다고는 하지만 지고향에는 땅도 기름지지를 못해서인지 젊은이들을 만나기가 쉽지않았습니다
귀농에 첫번째 걸림돌은 아이들 교육이 발목을 잡아서겠지요
가끔 고향 내려가 모교앞을 지날때마다 맘이 젖곤합니다.시골학교지만 한때는 천명이 넘는 학생수였다는데..
점병과 부침개를 보니 군침이 돕니다. 조기에다 막걸리 한잔하면 좋겠는데....
전병은 매워서 못먹고 부침개는 참 맛납디다. 좁껍데기 막걸리에다 먹으면 왔다지요~ 메밀꽃술막걸리도 있긴한데..그건 옛날옛적 곰탱이님이 쥑여주게 잘마시드만..
정선님 고향 다녀오시는길에 평창시장에 들려보세요..올챙이묵도 있어요..인심이 좋와 사발넘치도록 준답니다..
올챙이묵 먹고는 힘 못쓰겠던데요. 배만 올챙이처럼 뽈록이지.. 금방 먹으나 마나더라니깐요.
올챙이묵먹고 메밀부침은 싸가지고 오다 휴게소에서 먹는맛 꿀맛이죠..
가슴이 찡하네요....
눈물이 나도록 가슴찡한 그림들이지요 뭐...
고향은 언제나 정겨운것 같습니다.
정겹다못해 가슴이 애리다니깐요~
제게 있어 고향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여름새벽 강가의 그물건지는 모습입니다
저역시 그반대편아래가 고향입니다..^^ 젬병과 뿌끄미먹고 싶네요..귀한 사진입니다..^^*
그 반대편이라믄...지동리?
헐~~안개꽃님 지동리도 아세여?
이안개꽃은 모르는것 없어..여우님아~~ㅋㅋㅋ
다~아 들은풍월 읇는거쥬~ㅋㅋ 지고향쪽에서 올라가는길이있고 평창쪽에서 올라가는길은 지동리 쪽에서 올라간다는 ..흐흐
그럼요긴 모를겁니다.못골은 아세요. 새골은요..ㅎㅎ
수수뿌꾸미...정말 맛있는데....가끔 먹고 싶으면 바람도 쐴겸 겸사겸사 먹으러 가는집이 있답니다.
6월에 동막골 어디메서 음악회를 한다는 풍문이 있던데... 아마도 가야 할거 같어요. 초대씩이나 받을거 같어요.
6월? 왜 하필이면 6월이래요? 돌아가신 울 엄니가 살아오신다 혀도 지는 여름엔 고향못가여~
빵을 모아두신 할머니의 슬기...고향의 아름다움...굿임돠.
외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토우신님~못골과 새골 알지요 것두 들은 풍월과 눈으로 본 사진으로요~
평창문화원에 하는 무슨행사에 갔다가 못골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한참을 그자리에 서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불여시 곰탱이님의 작품도 보고 또 못골에서 찍었다는 고향의 봄 냄새가 물씬풍기는 사진을 보고 가슴이 얼었드랬지요. 농부가 소로 밭인지 논을가는 모습과 복사꽃이 핀 집들이 있는 토담집 들을 보고요..
혹 토우님의 작품들이 아니였는지...
못골과 새골은 ....아공 가고싶은곳 눈에 아른아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