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말리를 데리고 등산을 갔다가 두꺼비를 만났는데 주먹만한 크기에 전혀 위협이 없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맹독을 가지고 있다는 녀석에게 말리가 제대로 한방을 먹었다.
치명자산 성지를 통해 산에 오른 뒤 능선길을 따라 견훤성지, 기린봉 주변, 약수터를 거쳐 아중리저수지까지 내려가 수상데크를 둘러본 뒤 다시 되돌아 넘어오던 중이었는데 약수터를 조금 앞둔 곳에서 주먹만한 크기의 두꺼비를 만났다.
전에 전주천 산책로에서 여러차례 만났던 적이 있었던지라 아무런 경계를 갖지 않고 그저 다른 종류의 동물과 만났으니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풀숲으로 이리저리 숨는 두꺼비를 말리녀석이 작심한 듯 한입에 물려는 순간 '칙'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캑캑거리더니 숨소리가 이상해졌다.
그때까지도 여전히 상황파악을 못했기에 그냥 따라오라고 앞장서서 갈길을 제촉하기만 했는데 숨소리는 물론이고 여러차례에 걸쳐 거품을 토하더니 급기야 똥을 싸고... 점점 움직임이 느려지더니 가끔씩 자리에 주저앉는 일까지....
하지만 이런 급할때 약수터에서 길을 반대방향으로 들어서며 한없이 색장동 방향으로 알수없는 능선길을 따라가게 되었고 결국 색장동까지 가서 옛철길 자리로 내려와 성지주차장까지 돌아왔으니 그때 소요된 시간만도 1시간반이 다 된다.
그때서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두꺼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됐고 한옥마을을 지날 무렵에 동물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시간이기에 한시간 뒤에나 진료가 가능하단다.
집에 돌아와서 녀석의 상태를 살펴보니 점점 위기가... 침대밑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보전해버렸으니
우여곡절 끝에 서신동물병원에 녀석을 데리고 가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병원에서도 이런 사례를 처음 겪어보는 터라 자료를 찾아보고 거기에 맞춰 약물을 투여하고 처치를 한단다.
한나절 입원해 수액주사를 맞으며 회복을 한 덕에 기력을 되찾고 살아났는데 그동안 여기저기서 두꺼비가 화제가 되어 전국이 들썩들썩
아빠의 무지와 조치소홀로 하마터면 귀한 녀석을 큰일나게 할 뻔 했으니...휴!
토요일 저녁에 한이를 집으로 불러 인생론을 설법하며 새벽 2시가 넘도록 술을 마셨더니 비 내리는 일요일은 몸이 좋을리가 없다.
오후에 안선생님과 등산을 가려다가 비 때문에 취소가 되고 그걸 보충하려고 아파트 헬스장으로 내려가 런닝머신을 달린다.
에어컨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의 런닝은 그야말로 찜통속에서의 극기.
그 덕에 속도 또한 11.5Km/h정도에서 간달간달 이어가고 있었는데 나중에 들어온 누군가가 에어컨을 가동시켰나보다.
달리는 동안엔 에어컨의 존재를 모르고 그저 내가 몸이 풀리며 더위에도 적응이 되어 속도를 올려도 괜찮나보다 싶었는데...순전히 에어컨 덕이었다니
후반엔 13대까지 올렸다가 막판엔 파격적으로 16까지 기록하며 마무리.
그래봐야 초중반까지 워낙 느린 페이스였기 때문에 한시간 동안 12Km를 채우는데 그쳤다.
막판에 속도를 한껏 올려놓고 달리는 동안 바로 옆자리에 여고생이 어딘가에 통화중 자신의 속도가 8Km/h라고 자랑을 하자 저쪽에서는 자기는 16으로 놓고 뛰던 아저씨를 본 적이 있다고 하나본데 그 여고생의 답변이 어떻게 그런 뻥을 칠수가 있냐고... 자기 바로 옆에서 지금 16으로 돌아가고 있는 아저씨가 있는데...역시나 아재는 관심밖의 대상인 것은 물론이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