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연재 원고만으로 넷플릭스와 10억대 판권 계약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Reddit 화제작
출간되기 전부터 북미를 강타한 호러!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의 괴담 게시판 화제의 소설
2019년 어느 날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괴담 게시판 노슬립(no sleep)에 독특한 글이 연재된다. 콜로라도의 자연 속에서 자란 두 형제 해리슨 쿼리와 매트 쿼리가 쓴 실화인지 허구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아내와 나는 목장을 샀다’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이 소설은 매 게시물마다 수천 개의 좋아요와 댓글 수를 기록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또한 정식으로 출간되기도 전에 온라인 연재 원고 상태에서 10개국에 번역 판권이 수출되었다. 넷플릭스는 신인작가의 작품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한화로 10억이 넘는 금액에 이 소설의 영상화 판권을 사들였다. 『이웃 사냥: 죽여야 사는 집』은 이 소설을 정식 출간하여 더 많은 독자들에게 가닿게 만든 책이다. “읽는 동안 공포로 입안이 바짝 말랐고, 결말에서는 울고 말았다”, “무의식중에 의자의 4분의 1에만 엉덩이를 걸친 채로 끝까지 읽었다” 등의 독자 서평은 대중이 먼저 발견한 작품의 진가를 보여준다.
“이 집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을 믿지 말 것.”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해리는 6년간의 군인 생활을 마치고 사샤와 결혼해 보금자리를 꾸렸다. 두 사람은 여생을 자연에서 보내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진짜 서부’라고 할 만한 자연으로 이사 가서 필요한 것을 자급자족하고 가끔씩만 도시로 나오는 그들만의 월든을 꿈꾼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꿈은 착착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사샤는 재택근무를 직장과 협의했고, 해리는 낚시와 사냥에 통달해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예산으로는 꿈도 못 꿀 아름다운 집을 운 좋게 매입했다. 울타리를 두른 7만 평짜리 대지 위로 300평짜리 집이 있는 매물이었다. 10년 전 어느 부동산투자회사가 정부와 거래할 목적으로 샀으나 거래가 불발되면서 남은 집이라고 했다. 웅장한 산봉우리들이 집을 두르고 있고, 목초지 아래를 내려다보면 저 멀리 국유림이 보였다. 전쟁을 치르며 사람에 지쳤던 해리는 그 집이 천국처럼 느껴졌다. 부부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반경 2킬로미터 안에 이웃이 딱 하나뿐이라는 점이었다. 마을은 조용했고 아름다웠다.
어느 날 그 하나뿐인 이웃이라는 노부부가 두 사람의 집을 방문한다. 이번 봄을 무사히 나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해 조언해 주겠다면서. 그들이 말하는 주의 사항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연못에 정체불명의 빛이 떠오를 텐데, 그걸 보고도 불을 붙이지 않으면 산에서 북소리가 들려온다는 둥, 벌거벗은 남자가 곰에게 쫓겨 집 근처로 도망쳐 올 텐데, 곰이 아닌 남자를 죽여야 한다는 둥…….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한 해리는 노부부를 사납게 쫓아버린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 노부부가 경고한 일들이 차례차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꿈꾸었던 평화로운 삶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내 집’에서 펼쳐지는 미친 저주의 향연
이 책을 읽으면 오늘 밤, 집에 혼자 있지 못할 것이다
『이웃 사냥』에는 호러 독자라면 구미가 당길 흥미로운 설정이 다수 등장한다. 이유를 알 수 없이 싼 집, 왜인지 그 집에 최근 10년간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사실, 영문을 모르고 그 집에 이사 온 화목한 가정, 친절하지만 어딘가 섬뜩하고 꺼림칙한 이웃……. 초반에 호러 장르의 공식들을 충실히 지켜나가면서 독자는 점차 소설의 세계관에 빠져들게 된다. 거기다 공간적 배경인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의 광대하고 경이로운 자연이 공포심을 더한다. 반경 2킬로미터 내에 이웃이 한 가구밖에 없을 정도로 드넓은 목장들만 있는 이곳에서, 누군가가 내 집을 지켜보며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다면? 그가 집 안에 들어오려고 자꾸 소리를 내고 문을 두드린다면? 현실이라면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공포가 밀려든다.
완벽한 세계관, 완벽한 피날레
자연의 공포스러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목격하는 환상적인 경험
작가 쿼리 형제는 단순히 호러의 공식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소유권 개념과 자연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이웃 사냥』이 레딧에 연재되던 시절부터, 책이 정식으로 출간되고 나서까지 독자평에서 한결같이 언급되는 내용은 “완벽한 결말이다”, “결말을 보고 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작가 쿼리 형제는 자연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품어주지만 마음만 먹으면 인간의 생명은 그 앞에 한순간에 스러질 정도로 강하고 광대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했다. 『이웃 사냥』에서 티턴산맥 근처의 인디언 출신들은 땅을 개인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부족이나 인간 전체에 속한 것으로 생각한다. 땅이 내린 저주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백인들의 토지 소유권 개념을 편의상 받아들였을 뿐이다. 자연이 보기에 인간이 행하는 일들, 무분별하게 자연을 개발하고 인위적으로 늑대의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은 모두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이고, 동족인 인간을 학살하는 전쟁은 그중 가장 잔인한 행위다. 집의 저주를 인간의 힘으로 통제해 보려던 해리는 집에 몰아닥치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잊고 싶던 과거를 발견하고 가슴에 묻어왔던 죄책감을 인정한다. 『이웃 사냥』은 장르소설의 재미와 더불어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