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보다 와인
“매일 저녁에 와인 세 잔은 반드시 마신다.”
이영호(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와인 세 잔이면, 3분의 1병, 혹은 절반 정도 양이다.
이영호(교수)는, 이를 “6년째 지속하고 있는 건강 습관”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백혈병 소아암 분야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의사다.
그는 와인을 마신 후 몸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과거에는 폭음을 하면 다음 날 ‘해장’을 위해 폭식”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그는,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6년 전부터
체중이 500g 이상 변화한 적이 없도록,
완벽하게 체중을 조절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주장한다.
물론, 전과 같은 양의 운동을 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와인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과 어울리지 않는다.
와인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함께 먹는 음식도 담백해야 한다.
이 때문에 덜 맵고 덜 짠 식단으로 바꿨다.
싱거운 김치찌개를 먹고 고추장을 넣지 않는 봄나물 비빔밥을 먹는다.
특히 멀건 봄나물 비빔밥은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린다 한다.”
프랑스인들이 육류를 많이 먹는데도
다른 서양인보다 심장병에 덜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이를 ‘프렌치 패러독스’라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레드 와인에 폴리페놀이나 레스베라트롤 같은 항산화 물질이 다량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물질들은 항암 효과를 내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질단백질)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와인에 들어있는 이 성분들이 실제 인체에 작용해 이런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의학적 데이터는 부족한 편이다”이라고 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와인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타당하다. 이 교수는 와인이 비만을 막아준다는 해외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를테면 ‘엘라그산’이라는 식물성 페놀이 지방간과 비만을 막아주는데,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에는 이와 유사한 ‘엘라그타닌’이 존재한다. 오크 숙성이 잘된 와인을 마시면 지방간과 비만 위험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미국 퍼듀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레드 와인에 비만을 억제하는 물질인 피세아타놀이 들어있다. 이 물질은 지방세포가 생기거나 성장하는 것을 억제한다”고 한다.
소주 마니아였던 그가 와인 마니아로 바뀐 계기는 6년 전이다.
사촌동생이 와인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술을 좋아하니 재미로 참여했다.
그의 말을 공유한다.
“처음엔 와인의 다양한 맛에 끌렸다.
때론 시큼하고 때론 달달했다.
와인마다 풍기는 향도 달랐다.
늘 같은 맛에 화학 물질 냄새가 나는 소주와 달랐다.
매번 다른 사람과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기분이랄까.
와인에 호감이 생기자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어 졌다.”
“알고 마시면 그만큼 느끼는 것도 많아집니다.
많은 사람과 즐겁게 술을 마실 수도 있고,
더 건강해지죠. 은퇴한 후에는
와인강의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렵니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마신 후 생기는 두통은 이유가 다양하다. 와인 속에 들어있는 방부제가 원인일 수 있지만 와인이 발효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나 히스타민 성분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레드 와인의 경우 타닌 성분이 혈관을 확장 시켜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와인을 마시면서 물을 자주 마셔주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