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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역왈동동왕래면 붕종이사라하니 자왈천하 하사하려리오.
천하 동귀이수도하며 일치이백려니 천하 하사하려리오.
1) 역에 말하길 "자주 자주 가고 오면 벗이 네 생각을 좇는다"하니, 공자 말씀하시되 "천하에 어찌 생각하고 어찌 생각하리오? 천하가 돌아가는 곳은 같아도 길이 다르며, 이른 것은 하나지만 백가지 생각이니, 천하에 어찌 생각하고 어째 생각하리오?"
동: 자주 동 수: 다를 수 도: 길 도
2) 뜻풀이
#1 택산함괘 () 구사효에 대한 말이다. 함괘는 크게 보면 감 ( -> )괘이며, 또 구사가 동하면 상괘와 내호괘가 감이 된다. 감은 물이니 결국 상괘인 태택으로 흘러 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하괘인 간 (: 경로)의 작은 길과 이를 도전한 진 (: 대도)의 큰 길 사이에서, 감의 극심과 심통으로 '수도'하며 '백려'하는 것이다. '동귀'나 '일치'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나, 사람의 사욕이 앞서므로 '수도'하고 '백려'하는 것이니, 공자께서 '하사하려'를 거듭 말하여 한탄하신 것이다.
#2 '하사'는 보통 생각 (사는 려의 체)이고 '하려'는 염려, 우려, 생각하는 모습 (려는 사의 용)인데, 공자께서는 삿된 생각으로 좇다 보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으니, 지공무사하고 무사무위한 가운데 통해야 함을 말하였고, 또 "언치일야 (하나를 이룬다: 삼인행즉손일인 일인행즉득기우 언치일야: '계사하 4장')"가 된다고 말씀하셨다.
#3 이 아래로 '덕지성야'까지는, 모두 자연의 정당한 동동왕래를 말하여 천하의 이치가 하나로 돌아감을 말한 것이다.
일왕즉월래하고 월왕즉일래하야 일월이 상추이명생언하며
한왕즉서래하고 서왕즉한래하야 한서 상추이세성언하니
왕자는 굴야오 래자는 신야니 굴신이 상감이이생언하니라.
1)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와서, 해와 달이 서로 밀어서 밝음이 나오며, 찬 것이 가면 더운 것이 오고 더운 것이 가면 찬 것이 와서, 차고 더운 것이 서로 밀어서 해 (세)를 이루니,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펴는 (신) 것이니, 굽히고 폄이 서로 느껴서 이로운 것이 생하느니라.
신: 펼 신 (신야)
2) 뜻풀이
#1 일월상추이명생언: 해 (일)가 가면 달 (월)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오는 것은 천지자연의 정당한 '동동왕래'이니, 밤에는 달이 비추고 낮에는 해가 비춰 밤낮이 서로 밀쳐 가면서 밝음이라는 '동귀'와 '일치'를 내는 것이다. 구사가 동하면 상괘는 감 (월)이고 외호괘는 리 (일)이니, 해와 달이 서로 밀쳐내며 밝음으로 돌아가는 상이다.
#2 한서상추이세성언: 가을 겨울의 추위 (한)가 가면 봄여름의 더위 (서)가 오고, 더위가 가면 다시 추위가 오니 역시 천지자연의 정당한 '동동왕래'이다. 외호괘인 건 ()은 서북방으로 추위를 맡아 행하고 내호괘인 손 ()은 동남방으로 더위를 맡아 행하니,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쳐내며 한 해 (세)를 이루는 상이다.
#3 굴신상감이이생언: '왕'은 사라지는 것이니 귀 (음)이며, '래'는 생겨나는 것이니 신 (음)이다. 가는 것은 씨앗이 땅속에 있는 것이며, 오는 것은 싹터 나오는 것을 뜻하니, 씨앗이 떨어지는 것은 굴이고 싹터 나오는 것은 신이다. 굴한 것은 신하는 것을 느끼고 신한 것은 굴하는 것을 느껴, 서로 느끼는 속에서 이로운 것이 나온다. 겨울에 땅속에서 굴했던 것이 봄에 펴서 나옴에 가을의 이가 있다. 해와 달이 굴신하는 가운데 '명'이라는 이가 생기고, 추위와 더위가 굴신하는 가운데 '세'라는 이가 생기듯이 천하만물이 왕래굴신하는 속에서 이로움이 나오는 것이다.
척확지굴은 이구신야오 용사지칩은 이존신야오
정의입신은 이치용야오 이용안신은 이숭덕야니
1)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 폄을 구함이요, 용과 뱀이 엎드린 (움추린) 것은 몸을 보존함이요, 의리를 정미롭게 해서 신 (신)에 들어감은 씀을 이룸 (치)이요, 쓰는 것을 이롭게 하여 몸을 편안히 함은 덕을 숭상함이니, 척확: 자벌레 칩: 업드릴 칩
2) 뜻풀이
#1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 장차 펴려고 하는 것이고 (누구든지 무엇을 시작함은 다 결과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며), 용과 뱀이 겨울 잠을 자는 것은 봄을 맞아 펴기 위한 것이다. 정신을 맑게 해서 신에 통하는 까닭은 세상에 나가서 쓰려고 하는 것이며, 이롭게 쓰고 몸을 망령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은 덕을 숭상하여 높이 보기 때문이다.
#2 구사가 동하면 감 ()이니 구부러진 것을 편다는 뜻에서 자벌레가 나오며, 외호괘가 건룡이며 또 하괘를 도전하면 진룡이니 용사의
상이다. 상괘 감자벌레가 하괘 간산위에서 구부림은 더 멀리 가고자 함이고, 외호괘 및 하괘 용이 상괘 태택 밑에 칩거함은 때를 기다리며 몸을 보존하는 것이다. 구사가 변한 지괘가 수산건으로, 나아가지 않고 멈추는 뜻이 있다.
#3 정의입신: 뜻을 정미롭게 하여 신의 경지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이렇게 정신공부를 하는 것 (굴)은 바로 세상을 위해 널리쓰기 위한 것이다 (신).
#4 이용안신: 세상을 위하여 절도 있게 처신한다는 뜻으로, 군자가 자기 몸을 편안히 하는 것 (굴)은 장차 세상을 위해 인애의 덕을 펴려는 뜻을 숭상하는 (신) 것이다.
과차이왕은 미지혹지야니 궁신지화 덕지성야라.
1) 이를 지나서 감은 혹 알지 못하니, 신을 궁구하여 화함을 앎이 덕의 성함이라.
2) 뜻풀이
#1 '과차이왕 미지혹지야'는 지금까지 말한 자연의 이치외의 것은 모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자연의 동동왕래를 말하여 '동귀'하고 '일치'하는 것을 말했으니, 이것이 자연의 이치의 모든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하여 단정한 것이다. 즉 신을 궁구히 연구해서 만물이 화생되어 나오는 것이 덕의 가장 성한 것이다.
#2 미지혹지야: 대과괘 (선천 마지막괘)를 지나서 후천이 오는 것은 혹 ('함'의 뜻. 함괘는 하경 첫번째 괘로서 후천의 시작을 의미한다.) 미 (미회)에서 알 수 있다 (비사체).
#3 유교도 '신'을 강조한 것을 여기서 알 수 있다.
역왈곤우석하며 거우질려라.
입우기궁이라도 불견기처니 흉이라하니
자왈비소곤이곤언하니 명필욕하고 비소거이거언하니 신필위하리니
기욕차위하야 사기장지어니 처기가득견야아.
1) 역에 말하기를 "돌 (석)에 곤하며 가시덤불에 웅거하니라. 그 집에 들어가더라도 그 아내를 보지 못하니 흉하다"하니, 공자 말씀하시되 "곤할 곳이 아닌데 곤하니 이름이 반드시 욕되고, 웅거할 곳이 아닌데 웅거하니 몸이 반드시 위태하리니, 이미 욕되고 또 위태해서 죽을 기약이 장차 이르니 아내를 볼 수 있으랴?"
거: 웅거할 거 질: 가시 질 려: 가시 려
2) 뜻풀이
#1 택수곤 ()괘 육삼효에
대한 말이다. '곤'은 동방 '목'이 울 안 (구)에 갇혀 있어 가지를 못뻗고 있는 상태며, 물이 없으니 더욱 곤하다. 육음이 양자리에 부당하게 있으면서 중도 못얻고 응도 없어 부정한 짓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부당한 짓을 하면 위태하게 된다는 세상 이치를 얘기한 것이다.
#2 상괘 태 ()를 배합하면 간 (: 소석)이고, 또 구사가 강건한 양이므로 돌에 비유된다. 육삼이 군자인 구사를 가리고 자신을 드러내려 하니 곤한 것이다. 가리려고 하지 않으면 곤할 것도 없지만 굳이 가리려 하니,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므로 '명필욕'하게 된다.
#3 하괘 감 ()은 가시덤불의 상이고, 육삼이 구이의 강한 양을 탔으니 '신필위'하게 되는 것이다. 욕을 먹고 위태하게 되었으니 장차 죽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앞 귀절에서는 '왕래굴신'이 '궁신지화 덕지성야'로 가는 것을 말하고, 이 귀절에서는 소인의 도를 말하여 '굴'을 예로 들었다.
역왈공용석우고용지상하야 획지니 무불리라 하니
자왈준자는 금야오 궁시자는 기야오 석지자는 인야니
군자 장기어신하야 대시이동이면 하불리지유리오.
동이불괄이라 시이출이유획하나니 어성기이동자야라.
1) 역에 말하기를 "공이 높은 담위의 새매를 쏴서 얻으니 (잡으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 하니, 공자 말씀하시되 "새매라는 것은 새요, 활과 화살은 그릇 (무기)이요, 쏘는 것은 사람이니, 군자가 그릇을 몸에 간직 (감춰서)해서 때를 기다려 동하면 어찌 이롭지 않음이 있으리오? 움직임에 막히지 않느니라. 이로써 나가서 잡음이 있나니, 그릇을 이룬 후에 동하는 것을 말함이라."
석: 쏠 석 준: 새매 준 용: 담 용 금: 새 금 괄: 맺을 괄
2) 뜻풀이
#1 뇌수해괘 () 상육효에 대한 말이다. 후천시대가 오면 해원시대, 즉 모든 원한을 다 풀어주는 시대가 된다. 모든 사회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마지막으로 종교 (신) 문제가 남았을 때 해결하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 (뇌수해괘 상육효 참조).
#2 '궁시' 즉 '기'는 주역을 뜻하며, '대시이동'은 '준'이라는 종교적인 문제를, '궁시'라는 그릇 (기: 주역)을 이룬 군자가 때를 기다렸다가 쏘아서 잡는다는 뜻이다. 그릇과 때가 맞아야만이 '동이불괄'한다 하였다. '준 (새매)'은 남방의 불 ()기운으로 말을 잘 하고 또 힘이 센 새이니, 군자가 신중을 기하여야 잡을 수 있는 선천의 마지막 남은 불선이다.
#3 이 귀절은 '장기어신'했다가 '대시이동'하는 군자의 '신'하는 도를 말하였다.
자왈소인은 불치불인하며 불외불의라. 불견리면 불권하며
불위면 부징하나니 소징이대계 차 소인지복야라.
역왈구교하야 멸지니 무구라하니 차지위야라.
1) 공자 말씀하시되 "소인은 어질지 못함을 부끄러워 하지 아니하며, 의롭지 아니함을 두려워 하지 않느니라. 리를 보지 아니하면 권하지 아니하며, 위엄으로 하지 아니하면 징계하지 아니하나니, 조금 징계할 때 크게 경계함이 소인의 복이라. 역에 말하길 '형틀을 씌워서 (족쇄) 발꿈치를 멸하니 허물이 없다'라 하니 이를 이름이라."
치: 부끄러울 치 외: 두려워할 외 징: 징계할 징 계: 징계할 계 구: 신길 구
교: 형틀 교 지: 발꿈치 지
2) 뜻풀이
#1 화뇌서합괘 () 초구효에 대한 말이다. 서합괘는 형벌을 주는 괘인데 초구는 가벼운 형벌에 해당한다. 형틀은 발에 씌우는 족쇄 (족쇄: 소죄에 사용)가 있고 목에 씌우는 항쇄 (항쇄: 대죄)가 있는데, 초구는 가벼운 형이므로 족쇄를 사용하는 것이다.
#2 군자가 부끄러워 하는 것은 어질지 못함 (불인)이고, 두려워 하는 것은 의롭지 못한것 (불의)인데, 소인은 이익이 있어야 인을 권하고, 형벌을 당해야 그 의롭지 못한 것을 깨닫는다. 따라서 조금 징계하여 큰 잘못을 못하게 하는 것이, 소인에게 포학하게 하고자 함이 아니라 오히려 소인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일벌백계).
#3 초구가 동하면 진 (: 인)이 없어지고 곤 (: 인색)이 되니, '불치불인, 불외불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괘 리 (: 문명)의 밝음으로 '소징이대계'하여 잘 이끌어 주니, 그 처분대로 곤의 손순함으로 잘 따르면 소인의 복이 되어 허물이 없게 된다.
#4 교: 가벼운 죄를 범한 죄인의 발에 형틀을 채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 (진위족: 족쇄). 중죄인에게는 항쇄를 씌웠다.
#5 소징이대계 차 소인지복야: 소인의 죄는 그것이 비록 가벼운 것이라도, 다시는 범하지 못하도록 경계하는 것이 소인에게 오히려 복이 된다는 것이다.
* 이 귀절은 인의에 대한 잘못을 말했는데, 소인이 의에 어긋남은 다음 구절에 나오는 구체적인 죄인 악을 쌓는데 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므로 가벼운 잘못에 해당한다.
선부적이면 부족이성명이오 악부적이면 부족이멸신이니
소인이 이소선으로 위무익이불위야하며
이소악으로 위부상이불거야라.
고로 악적이불가엄이며 죄대이불가해니
역왈하교하야 멸이니 흉이라하니라.
1) "착한 것을 쌓지 않으면 족히 이름을 이루지 못하고, 악한 것을 쌓지 않으면 족히 몸을 멸하지 아니하니, 소인이 조금 착한 것으로써 유익함이 없다하여 하지 아니하며, 조금 악한 것으로써 상함이 없다하여 버리지 아니 함이라. 그러므로 악한 것이 쌓여서 가리지 못하며 죄가 커져서 풀지 못하니, 역에 말하기를 '형틀을 메서 귀를 멸하니 흉이라'하니라."
거: 버릴 거 엄: 가릴 엄 하: 멜 하
2) 뜻풀이
#1 화뢰서합괘 () 상구효에 대한 말이다. 서합괘 상구효는 중죄를 지은 사람의 형벌을 주는 얘기이다.
#2 이름을 이루는 것 (성명)은 선을 쌓아야 되는 것이고, 몸을 망친다는 것 (멸신)은 악을 많이 저지른 후에 받게 되는 형벌이다. 소인은 조금 선하게 하고도 '유익함이 없다'하여 그만두고, '조금 악한 것을 괜찮겠지'하고 계속 행하여 결국은 큰 죄를 짓게 되어 구제받지 못하게 되니 흉한 것이다.
#3 본래 밝은 체 ()에 있는 상구가 동하여 음효가 되니, 소인이 계속 발동하여 위에까지 악을 쌓는 형상이다. 음이 제일 위에 있으니
가리지 못하고 (불가엄), 이, 삼, 사, 상효가 감 (,, -> : 질곡)의 형상이 되었으니 풀지 못하는 것이다 (불가해).
#4 하교멸이: 옛날에 중죄인은 격리시켜 외부의 소식을 못 듣도록 하였다. 주역에서는 이를 형틀을 씌워 귀를 멸한다고 하였다 (외호괘 또는 이허중의 배합이 감중련으로 귀에 대한 뜻이 있다.).
#5 문장의 머리에 '자왈' 두 글자가 생략되었다. 이것은 앞의 문장이 같은 서합괘에 대한 내용이므로 생략한 것이다.
* 이 귀절은 선악을 쌓음에 대해 말했는데, 악을 쌓음은 의에 어긋남의 큰 것이니 큰 잘못에 해당한다. 또 맨 앞의 함은 일월왕래의 기본이치를, 두번째 곤은 월행의 부족함을, 세번째 해는 윤으로써 어긋난 일월운행의 합치하는 것을, 네번째 서합 (초구, 상구)은 그 구체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을 말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자왈위자는 안기위자야오 망자는 보기존자야오
난자는 유기치자야니 시고로 군자 안이불망위하며
존이불망망하며 치이불망란이라. 시이신안이국가를 가보야니
역왈기망기망이라아 계우포상이라하니라.
1) 공자 말씀하시되 "위태할까 하는 자는 그 위를 편안히 하는 것이요, 망할까 하는 자는 그 존함을 보존하는 자요, 어지러울까 하는 자는 그 다스림을 두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군자가 편안하되 위태함을 잊지 아니하며, 존하되 망함을 잊지 아니하며, 다스리되 어지러워짐을 잊지 않으니라. 이로써 몸이 편안하여 국가를 보존할 수 있을지니, 역에 말하되 '그 망할까 망할까 하여야 더부룩한 뽕나무에 맨다'라 하니라."
포: 더부룩할 포 상: 뽕나무 상
2) 뜻풀이
#1 천지부괘 () 구오효에 대한 말이다.
#2 상괘 하늘은 하늘대로 하괘 땅은 땅대로 행하니, 서로 교합하지 않아 만물이 나오지 않으며, 윗사람은 윗사람대로 아랫사람은 아랫사람대로 있으니, 상하가 통하지 못하여 정치가 부재하며, 사람도 제 모습이 아니니 막히는 괘가 됐다.
#3 비색한 세상을 해결하는 방법을 비괘 구오효에 붙인 말이다. 하괘의 비색한 세상이 다가고 상괘에서 태평한 세상이 오는 기초가 보일때, 부지런히 노력해야지 안이한 생각으로 행동하면 다시 비색한 세상이 올 것을 경계한 것이다.
#4 계우포상: 뽕나무는 뿌리가 질기고 단단하다 하여, 해뜨는 곳을 부상이라고 하였다. 비괘 구오는 비색한 때를 당해 망할 것을 염려한 대인이, 국가를 부상 (동방의 도)에 묶어 영구히 반석위에 올려 놓는 것이다. 우묵한 뽕나무 같이 튼튼한 곳에 붙들어 매면 영원히 망하지 않는다.
#5 편안하고 안전할 때에 위태롭고 몸을 망칠 때가 올것을 걱정하고, 집안과 나라가 잘 다스려질 때에 쇠란의 어지러움이 올 것을 대비해야 되는 것이니, 군자는 몸이 안존할 때에 위망할 것을 걱정하고, 집안과 나라가 다스려질 때에 난리가 날 것을 방비하여 몸과 집안 및 국가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6 외호괘 손 (: 목)과 구오가 동한 감 (: 견다심)을 합하면 뿌리가 튼튼한 뽕나무의 상이다. 하괘 곤의 비색함이 가고 평화로운 때가 올 때 어렵고 험한 때를 잊지 않고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7 위자는 안기위자야: 현재는 편안해도 이를 위태롭게 여겨야 계속해서 자기자리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즉 편안한 때라도 조심하고 옳게 행동하는 뜻이다.
#8 망자는 보기존자야: 망할 것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면 존하는 것을 보존하게 된다.
#9 난자는 유기치자야: 태평한 세상이라도 언젠가는 난세가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항상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다스린다.
* 이 귀절은 소인의 잘못이 존망에 까지 미치는 것을 말했다. 즉 인의를 구별 못함에서 (서합 초구), 악적으로 나가고 (서합 상구) 결국 망하는데까지 이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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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일갈상
하의 마지막 왕인 걸이 말하기를 "내가 천하를 소유함은 하늘에 태양이 있는 것과 같으니, 태양이 없어져야 내가 망한다 (오유천하는 여천지유일하니 일망이라야 오내망이라)"라고 하니 백성들이 모두 그 학정을 원망해서 "이 해가 언제나 없어 지겠는가? 내 그와 더불어 함께 없어지겠다 (차일은 가시지망호아 약망즉아녕여지구망)"라고 하였다. 하나라를 멸하고 상나라를 세운 성상은 상서에서 백성의 원망하는 소리가 "시일갈상고 여급여로 개망이니라"에 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걸을 쳤다고 하였다. 이것은 걸왕이 자신의 조상인 우왕의 덕만을 믿고, 망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백성에게 학정을 한 것을 비유한 말이다. 맹자 양혜왕편에는 '시일해상'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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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덕박이위존하며 지소이모대하며 역소이임중하면 선불급의나니 역왈정이 절족하야 복공속하니
기형이 악이라 흉이라하니 언불승기임야라.
1) 공자 말씀하시되 "덕은 박한데 지위는 높으며, 지혜는 적은데 꾀하는 것은 크며, 힘은 적은데 책임이 무거우면 미치지 않을 이가 적나니 (화에 미칠 사람이 많다), 역에 말하되 '솥발이 끊어져서 공 (임금)의 밥을 엎으니, 그 얼굴이 젖어 흉하다'라 하니 그 책임을 이기지 못함을 말함이라."
절: 끊길 절 선: 적을 선, 드물 선 복: 엎을 복 속: 밥 속
2) 뜻풀이
#1 화풍정괘 () 구사효에 대한 말이다. 존위는 두터운 덕이 있는 자가 있어야 할 자리고, 큰 일은 지혜가 출중한 사람이 도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자가 대사를 도모하면 그 임무를 다할 수 없어 오히려 화가 되는 것이다. 즉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덕, 위, 지를 고루 갖추어야 한다.
#2 정괘 구사가 동하면 상괘가 간 ()소인이 되니, 지위는 삼공의 높은 자리에 있으나 (사효는 대신자리) 덕이 없는 것이고, 인재를
등용해 만백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정의 대신이 사사로운 친분 때문에 초육 소인을 등용해 일을 그르치는 것이다.
#3 내호괘 건 ()이니 그 도모하는 바가 큰 것이나, 외호괘는 태 ()로 건의 큰 뜻이 훼절을 당하는 것이다.
#4 화풍정괘는 밑에서 나무로 불을 때고 (손위목), 위에서는 솥에 물건을 넣고 삶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형상이다. 이 구절은 구사가 초육을 시켜 밥을 짓게 하였으나, 초육이 그 책임을 이기지 못하여 공의 밥을 엎으니 (역소이임중, 언불승기임야), 잘못은 초육이 하였으나 책임은 구사에게 있다는 뜻이다 (기형 악).
#5 선불급의: '선불급어화의'의 뜻으로, '화에 미치지 않을 이가 적다'라고 새긴다.
자왈지기 기신호인져.
군자 상교불첨하며 하교부독하나니 기지기호인져.
기자는 동지미니 길지선현자야니
군자 견기이작하야 불사종일이니
역왈개우석이라 부종일이니 정코 길타하니
개여석언커니 영용종일이리오. 단가식의로다.
군자 지미지창지유지강하나니 만부지망이라.
1) 공자 말씀하시되 "기미를 앎이 그 신인져! 군자가 위 (상)을 사귀되 아첨하지 아니하며, 아래를 사귀되 더럽게 아니하나니 그 기미를 앎인져! 기미라는 것은 동함의 미미한 것이니 길한 것의 먼저 나타나는 것이니, 군자가 기미를 보고 일어나서 종일을 기다리지 아니함이니, 역에 말하길 '절개가 돌이라. 날을 마치지 아니하니 정하고 길하다'라고 하니, 절개가 돌과 같으니 어째 종일을 쓰리오? 판단함을 가히 앎이라! 군자가 미미한 것도 알고 밝게 드러난 것도 알고, 부드러운 것도 알고 강한 것도 아니, 온 천하 남자들이 우러러 보는 것이다."
기: 기미 기 첨: 아첨할 첨 독: 더러울 독 사: 기다릴 사 개: 절개 개 창: 드러날 창
2) 뜻풀이
#1 뇌지예괘 () 육이효에 대한 말이다. 일의 조짐을 보고 그 결과를 아는 것은 신명과 통한 자만이 가능하다. 위로는 아첨하지 않고 아랫사람을 모욕주지 않는 것은, 그러한 사귐으로 인해 해악이 올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미를 보고 일의 결과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미미한 것에서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또 부드러운 것에서 강한 것에 이르기까지 두루 통달한 사람만이 가능하니, 모든 사람이 우러러 보는 것이다.
#2 육이와 이웃해 있는 육삼과 초육이 모두 구사를 보고 '명예, 간예'하며 아첨하나 사사로운 사귐을 두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포용하는 것이 '상교불첨, 하교부독'이다.
#3 육이는 중정한 덕이 있으므로 '지유지강'하는 것이다. 즉 육이가 동하면 감 ()의 정고한 율이 되니, 위로 아첨하지 않고 아래로는
'율'로서 '부독'하는 것이다.
#4 육이가 동하기 전에는 예괘이므로 드러나지 않지만, 동한 후에는 해 ()괘로 육이의 정고한 감덕이 드러나는 것이다.
#5 예괘는 즐거워하는 형상 또는 미리 예방하는 형상으로, 모든 음효가 유일한 양효인 구사에게 응하려 하나, 오직 육이만은 절개를 지켜 구사에 응하지 않는다. 군자가 기미를 미리 알아서, 세상이 열락에 빠져 의리를 망각할 때도 절개를 지키는 것을 말한다.
#6 한서에는 '길지선견자야'가 '길흉지선견자야'로 '흉'자가 더 쓰였다.
자왈안씨지자 기태서기호인져.
유불선이면 미상부지하며 지지면 미상부행야하나니
역왈불원복이라 무지회니 원길이라하니라.
1) 공자 말씀하시되 "안씨의 자식 (안자)이 그 거의 가까울진져 (거의 성인의 조짐이 보인다) 선하지 않은 일이 있으면 일찌기 알지 아니치 아니하며 (얼른 알았다), 그것을 알면 일찌기 다시 행하지 아니하나니, 역에 말하길 '머지않아 회복하니라. 뉘우치는데 이르지 않으니 크게 길하다'라고 하니라."
태: 자못 태 상: 일찌기 상 지: 이를 지
2) 뜻풀이
#1 지뢰복괘 () 초구효에 대한 말이다. 산지박괘 (: 9월괘)의 상구효 양이 석과불식 (큰 과일은 씨앗이므로 먹지 않음)의 상태에서,
중지곤괘 (: 10월괘)의 땅 속으로 들어갔다가 동지에 다시 나오듯 (일양시생), 안자와 같이 선한 사람은 다시 세상에 부활하리라는 뜻이다.
#2 안회: 공문십철의 으뜸으로 꼽히는 사람, 자는 자연, 노나라 사람 (BC 521-490). 안부락도하는 덕행이 뛰어나서 아성이라고 불린다. 32세에 공자보다 앞서 죽었다. '복성공'이라고도 불린다. 공자는 안회를 아껴 그가 죽자,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였구나!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였구나! (의라 천상여삿다 천상여삿다)"하고 애통해 하셨다. 또 그 애통해함을 너무하다고 생각한 제자가 묻자 "저 사람을 위해 애통해 하지 않고 누구를 위해 애통해 하겠는가 (비실인지위동이요 이수위리오)"라고 하였다.
(논어 선진편)
#3 군자가 극기복례를 하여 '지미지창, 지유지강'하니, 조짐만 보고도 선악을 분별하여 그 옳은 것만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4 윗 문장인 예괘 육이효를 이어서 말한 것이다. 즉 감 ()의 허물을 감의 지혜와 내호괘 리의 밝음으로 분별하여 행하니, 예괘 하괘의 곤 ()밭에 인의 씨앗이 진 ()으로 회복되어 나오는 것이다.
천지 인온에 만물이 화순하고 남녀 구정에 만물이 화생하나니
역왈삼인행엔 즉손일인코 일인행엔 즉득기우라하니 언치일야라.
1) "천지가 쌓이고 합함에 만물이 화하여 두터워지고, 남녀가 정수를 얽음에 만물이 화하여 생하나니, 역에 말하길 '세사람이 가는데는 곧 한사람을 덜고, 한사람이 가는데는 곧 그 벗을 얻는다'하니 하나를 이룸을 말함이다."
인: 쌓일 인, 천지의 기운 인 온: 쌓일 온 인온: 천지의 기운이 한데 엉김 순: 두터울 순 (술의 농후한 것을 말한다) 구: 얽을 구
2) 뜻풀이
#1 산택손 ()괘 육삼효에 대한 말이다. 5장 첫머리에서 하나가 되고자 하는 뜻을 말하고 이제 그 결과를 말한 것이다. 즉 택산함괘 구사효에서 동동왕래를 하니 '천지인온하여 만물화순'하고, '남녀구정하여 만물화생'하는 이치에 의해서 어린애가 생겨, 열달만인 손괘
육삼효에서 낳는다. 함괘는 땅이 하늘의 기운을 받아 잉태하는 것이고, 손괘는 잉태한 물건을 밖으로 내놓는 것이며, 손은 백성의 것을 나라에 덜어주는 것이고, 익은 나라에서 백성을 보태주는 것이다 (손하익상, 손상익하).
#2 천지인온: '인'은 하늘 기운, '온'은 땅 기운이 쌓인 것으로서,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교합하여 가득찬 것이다 (기화적: 형이상학적). 즉 천지는 기질로써 만물을 낳는 것이다.
#3 남녀구정: 천지가 기질로써 만물을 낳는 것과는 (천지인온하여 만물화순) 달리 남자와 여자는 정수를 서로 얽어 후손을 잇는 것이다 (남녀구정하여 만물화생). 남녀로써 만물을 대표하여 썼다.
#4 함괘: 남녀교감 손괘: 아들 딸을 낳음
#5 괘상으로 볼 때 곤 ()의 상효에 건 ()의 기운이 와서 사귄 것이 간 ()이고, 건 ()의 상효에 곤 ()의 기운이 와서 사귄 것이 태이니, '천지인온' '남녀구정'의 상이다.
#6 함괘 구사효에서 '동동왕래'하여 느끼는 것이나, 손괘 육삼효에서 '손일인 득기우'하는 것이 모두 하나를 이루고자 하는 뜻이다.
#7 문장 머리에 '자왈' 두 글자가 빠졌다. 이것은 이 장 (계사하 5장)의 첫 문장 (함괘 구사효)의 뜻 (언치일야)을 이어서 쓴 까닭이다.
자왈군자 안기신이후에아 동하며 이기심이후에아 어하며
정기교이후에아 구하나니 군자 수차삼자고로 전야하나니
위이동하면 즉민불여야코 구이어하면 즉민불응야코
무교이구하면 즉민불여야하나니 막지여하면 즉상지자 지의나니
역왈막익지라 혹격지리니 입심물항이니 흉이라하니라.
1) 공자 말씀하시되 "군자가 그 몸을 편안히 한 뒤에 동하며,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한 뒤에야 말하며, 그 사귐을 정한 뒤에야 구하나니 군자가 이 셋을 닦는 까닭에 온전 하나니, 위태함으로써 동하면 곧 백성이 더불지 아니하고, 두려움으로써 말하면 곧 백성이 응하지 아니하고, 사귐이 없이 구하면 백성이 주지 않나니, 주는 이가 없으면 곧 상하게 하는 자가 이르나니 역에 말하길 '더하지 마라 혹 치리니 마음을 세워 항상하지 못하니 흉하다'라고 하니라."
수: 닦을 수 구: 두려울 구
2) 뜻풀이
#1 풍뢰익괘 () 상구효에 대한 말로서,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려 한다면 다른 사람들에 의해 곤경을 당하게 됨을 경계한 내용이다 (풍뢰익괘 상구효는 사사로이 자기의 욕심만을 추구하는 상태). 즉 하나로 되는 과정에서, 앞문장의 손괘는 덜어냄으로써 그 구함을 얻었고, 지금의 익괘는 더함으로써 그 구함을 잃은 것을 말한 것이다.
#2 군자는 마땅한 자리에 거처하여 몸을 안정시킨 후 움직이므로 백성이 따르고, 순리를 따라 마음을 먹으므로 백성이 이에 응하고, 신의로써 사귄후에 같이 하자하니 백성이 뜻을 같이하여 모여드는 것이다. 군자는 이와 같은 세가지 덕으로 움직이고 말하며 구해나가니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있으나, 소인은 이와 역행해서 적을 만드는 것이다.
#3 상구가 동하기 전에는 내호괘 곤 ()의 편안한데서 하괘 진 ()으로 동하며, 외호괘 간 ()의 후중한 덕으로 겸손 (: 고)하며, 상괘 손의 령과 하괘 진의 동이 짝하여 사귀니 (손과 진은 배합괘) 군자의 도이다. 그러나 상구가 동하면 감 ()이 되어 위태하고 두려운 상태가 되니 흉하게 되는 것이다.
#4 위의 문장을 군자와 소인으로 구별하면 다음과 같다.
군자 소인
안기신이후동 위이동즉민불여야
역기심이후어 구이어즉민불응야
정기교이후구 무교이구즉민불여야
* 5장은 음양, 남녀, 군자, 소인의 굴신의 도를 말한 것이다. 첫문장은 우주 대자연의 하나로 돌아가는 대의를 설명하고, 두번째는 굴한 상태를, 세번째는 신하는 것을 말했다. 네번째는 굴의 예로 소인의 도를, 여섯째는 소인의 세상에서 군 자의 세상으로 바뀌는 것을, 일곱번째는 소인물용을, 여덟, 아홉번째는 군자의 도를 말하고, 열번째는 첫문장에 대한 답으로 이렇게 소인 군자의 굴신하는 것이 대자연의 '언치일'의 법칙이라는 것을 말하고, 마지막 열한번째는 군자 소인의 도를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