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證 김익상입니다
1. 현대중공업 KAI 지분 인수전 참여
현대중공업이 KAI 지분 41.75%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저는 2011년 7월 KAI 사업군 시리즈를 연재할 때 KAI 40% 지분의 주인공은 기존 주주라면 삼성테크윈, 주주가 아니라면 현대중공업으로 예상했었습니다. 당시 제가 생각하는 KAI 지분 인수 자격에 대한 5가지 제한 요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외국 국적의 기업 제외(美 보잉, 美 록히드마틴, EADS 등 제외)
* 국내 업체라도 재무구조 취약한 기업 가급적 제한(재무구조개선약정 그룹 제한)
* KAI에 대규모 장기 투자가 가능한 기업을 우선시 하나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있는 기업 제한
* 사업연관성이 전혀 없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기업 제한
* 항공기 제조업과 항공운수업을 동시에 하지 않을 기업(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음)
어제 현대중공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지분 인수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보다 한 박자 빠르긴 했으나 현대중공업이 인수한다면 양사 입장에선 윈윈 전략으로 보입니다.
2. 이후 절차
9월 27일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이 성립했습니다. 예비입찰서를 평가한 후 주주협의회 결의를 통해 본입찰적격자를 선정합니다. 약 일주일이 소요됩니다. 본입찰적격자는 10월에 예비실사를 하고 11월 본입찰과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3. 외국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은?
외국 국적의 기업들(美 보잉, 美 록히드마틴, EADS 등)이 1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지식경제부 장관의 승인을 득하고 국방부장관과 협의가 전재되어야 합니다. 다만 전략적 투자자로서 제한을 받고 경영권과 무관한 재무적 투자자 역할로만 참여가능합니다. 지분 10% 이하의 인수 참여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대한항공이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보잉사도 10%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통적으로 보잉社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B시리즈의 대형민항기를 수입 또는 리스하는 관계이기도 하며 KAL이 B787에 장착되는 후방동체, 탄소복합체를 활용한 날개 부품 등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록히드마틴이 참여할 지는 미지수인 것 같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여러모로 보나 굳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이지스함 1번과 3번함인 세종대왕함(DDG-991)과 서애류성룡함(DDG-993)을 건조할 때 1척당 4개씩(이지스함 가격의 약 50% 차지) 들어가는 록히드마틴의 SPY-1D(V7.1) 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했습니다. 당시 록히드마틴은 통상 65개월 걸리는 이지스함 건조를 48개월만에 끝낸 현대중공업의 기술력에 감탄했습니다. 이에 록히드마틴은 2006년 6월 록히드마틴의 SPY-1F 레이더(SPY-1D의 소형 레이더)를 현대중공업의 4000~6000t급 중형선박에 탑재하는 이지스함 공동건조 계획을 추진하기도 했었습니다.
4. KAI는 훈련기 시장에서 경쟁력 있나?
KT-1 기본훈련기의 경우 2001년 인도네시아, 2007년 터키에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5억 6천만 달러의 인도(India) 기본훈련기 기종 선정에서 탈락했습니다. 인도는 스위스 필라투스사의 PC-7 Mk II 75대를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훈련기 도입 사업에서도 BAE Systems社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필라투스社가 55의 PC-21를 2014년부터 공급하기로 결정되었다. 언론에서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페루 기본훈련기 공급 건도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무소식입니다. 페루 정부가 이웃 나라인 브라질과의 관계 악화를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업체 엠브라에어社의 EMB 314 Super Tucano(슈퍼 투카노)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T-50 고등훈련기도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실전 시뮬레이터를 탑재한 ETS체계와 공중급유장치 미비 그리고 경쟁기종 보다 비싼 가격 등은 가장 경쟁력 저하 요인입니다. ETS체계와 공중급유장치를 탑재하기 위해선 구조 설계를 다시 하는 등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2009년 UAE, 2010년 싱가폴 그리고 2012년 이스라엘 등 3연속으로 이탈리아 아에르마키의 M346 Master에 완패했습니다. 2011년 인도네시아에 16대의 T-50 고등훈련기 수주에 성공했으나 아시다시피 방산협력국가간의 계약이라고 의미부여할 수 있습니다. 다들 미국, 이라크, 필리핀 훈련기 시장에서 수주를 한 것처럼 얘기들 하고 있으나 실제 들여다보면 뭐하나 만만한 게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쟁력도 문제지만 훈련기 시장이 생각보다 더디게 개화되고 있음이 가장 큰 문제인 듯 합니다.
5. 대주주 변경 후 KAI의 모습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한국의 대표하는 항공우주산업 업체로 성장 가능할 전망입니다.
현재 KAI의 위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제한된 성장성으로 알려진 훈련기 시장 수주에서 계속 탈락하고 미국 T-X 사업도 연기되었습니다. 폴란드 등 서구 국가의 경우도 유로존 재정위기로 모든 훈련기 도입 계획이 취소 또는 홀딩 상태입니다. 이러다가 정비창 업체나 비행기 부품 회사로 전락하는 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항공우주산업은 대규모의 연구개발비용과 매우 높은 정밀기계 제조 수준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록히드마틴, 보잉, 유럽의 EADS를 보더라도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시기도 지나간 듯 합니다. 아무리 전략 기업이라고 해도 현재 정부가 한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이 지속적인 투자와 항공산업 의지가 뒷받침되어야만 연속성을 가진 항공업체로 거듭날 것으로 보입니다.
KAI의 경우 KT-1 기본훈련기에서 KA-1전술통제기(미 A-10 CAS와 성능 비근)로, T-50 고등훈련기에서 FA-50경공격기로,
막 양산을 개시한 KUH 수리온 및 KAH 소형무장헬기 그리고 KF-X 한국형전투기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그 외 성능개량사업, MRO사업, PBL사업 확대와 소형비행기(KC-100)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상 (끝)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김익상
Aerospace·Defense Indu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