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손녀의 쌍그네 타기, 노랑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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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지새우다 찬란한 아침 햇살을 만난 것 같기도 하고,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것 같기도 하며
굴레에서 벗어나 해방되어 새로이 자유를 찾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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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다른 일정 하나를 뒤로 미루고 집에서 1km이 조금 넘는 거리에 있는 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러 갔다.
코로나 전까지 팝송반에서 같은 회원 중 한 할머니가 소개해준 - 나중에 알았지만 인근 대학병원 내과 과장을 지내다 개업한 인기 있는 명의! - 부천 J내과의원이다..
초면의 원장은 50代쯤 후반으로 보였고 건장했다, 거드름 피고 고자세의 엘리트 티를 내지 않는 분이라 호감이 갔다.
"3개월간의 설사와 4KG 체중 감량..."이라 말했더니, "대장내시경과 복부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고는 진단을 내릴 수 없다."면서 이 두 검사를 안 받겠다면 본인이 짐작하는 만큼의 설사약을 줄 수 있다는 원장의 초진 후 말씀이다.
나는 대장내시경을 만 2년 전에도 받았고 깨끗했었지만, 복부초음파를 받은 지는 만 5년이 지났다.
내 몸을 처음 진단하는 의사로서 오랜 설사에 체중 4Kg 이상 감량이라니 당연히 암(의사는 나쁜 병이라고 말했다,)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서 '에라~ 이참에 속 시원하게 모두 검사나 해보자.'는 맘에 두 가지 검사를 승낙했다.
암! 그를 理 없는데 하면서도 차츰 불안이 엄습해온다.
어떤 친구가 내게 '인생 구조조정이 잘 됐다.'라고 했듯이 당장 날 데리고 갈 병이라 해도 가족이나 주위에 어떻게 해달라고 특별히 남길 말 한마디 할 것도 없지만, '만약에 날 데리러 온 병이 왔다면...?' 하는 생각에 불안기가 찾아왔다.
최소 3개월은 설사 때문에 음식을 가려가며 신경 써왔는데 결국 검사를 받아야 한다니 이날 저녁은 맛있게 먹고 싶었다고, 중동시장에서 양념통닭 한 마리를 사 왔다.
저녁식사 겸 통닭도 뜯고, 맥주도 한 잔 하고, 밥도 한 공기 잔뜩! 배불리 먹었다.
두세 시간쯤 흐르고 난 후, '내 신체 습생의 모든 면을 스스로가 짚어볼 때 암이 아닐 것이다!'라는 확신이 들어서 식사 자리에서 아내에게 '편안히 지켜보기로 하자.'며 아무 일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기도 했다. 혹시라도 일어날 아내의 불안감을 미리 막아두고자.
어제저녁 모처럼 설사를 의식해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맘 놓고 포식했는데, 어인 일인지 다음날인 6.23. 아침에 설사 때문에 고생할 수도 있다는 예감과 틀리게 정상 모양을 갖춘 예쁜 변을 봤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순간, '또 헛 검사만 하는구나! 좀 더 기다릴 걸!' 하는 맘이 들기도 했다.
이날은 꼭 해야 할 다른 일을 보고,
오후 7시에 진료 첫날 받아온 하제를 물 1리터에 타서 마시고 잤다.
검사일인 6.24. 05시에 두 번째 하제를 물에 타서 마시고,
30분 간격으로 2회를 더 마셨다. 총 4회.
마실 수록 역겨웠고 기욱질도 났다.
5시를 지나면서부터 좔~ 좔~, 장세척이 절로 되는 듯한 기분.
10시로 예약한 시간보다 훨씬 지나 원장이 직접 검사하는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11시 반쯤에 비수면(非睡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병원 접수부 벽에 위내시경 25,000여 회, 대장내시경 15,000여 회를 실시했다는 광고판을 내건 데 걸맞게 숙련되고 노련한 솜씨로 내시경을 대장 속으로 삽입한다. 내가 아프다 하거나 말거나 계속 들어간다. '맹장이 있는 대장의 끝까지 들어갔다.'라고 얘기했다.
여기까지 고통이 좀 심했다!
"지금까지는 대장 끝까지 들어오는 과정이었고, 나가면서(내시경이 나오면서) 나쁜 게 있는지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원하시면 내시경 검사하는 모니터를 볼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비수면(非睡眠)이라 의사와 나는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의사인 원장은 친절했고, 정도 많은 것 같고 배려심도 느껴졌다.
하제 복용과 설사, 그리고 내시경이 끝까지 들어갈 때 고통은 있었지만, 훌륭한 의사 양반한테서 이번 진료받길 잘했다는 맘이 들었다.
"장기간의 설사와 체중감량이 심하다기에 혹 나쁜 것이 있지 않나 하고 두 가지 검사를 했는데, 조금 전에 한 초음파도 이상이 없고, 대장도 아주 깨끗합니다.......! 앞으로 5년은 걱정 없이 지내셔도 되겠습니다. 이것저것 못 드신 거 맘 놓고 드세요. 그리고 하루 4회 이상 설사가 나는 경우에 드실 약을 처방해 주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검사 후 사흘째 되는 날이다, 단 한 번도 설사가 나지 않았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인한 '구강염'은 김명래 박사가 일러준 대로 처치해서 다 나았고, '설사'는 부천 J내과 원장의 진료를 받던 날부터 사라졌다.
명의의 치료술에 미리 놀라 자빠졌나? 긴긴 설사가.....?
이제 스테로이드 부작으로 온 만성 피로만 없어지면 해방될 것이라는 예감이고, 곧 그렇게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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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지새우다 찬란한 아침 햇살을 만난 것 같기도 하고,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것 같기도 하며
굴레에서 벗어나 해방되어 새로이 자유를 찾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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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면 대장 내시경 ; 5만 원
복부초음파 ; 7만 원 이란다.
혹 검사받아보고 싶다면 소개해 줄 작정이다. 추천해 주고 싶은 명의다.
- 누구시든 간에.....!
첫댓글 아이쿠 이 친구야 3일도 아니고 3개월간의 설사와 4 KG 체중 감량... 그래도 대단해여 이 나이에 !!!
아무 이상 없다니 다행 이구만 우리 나이에는 조금만 이상해도 덜컥 급이나지 혹시 암 인가 아님 풍인가 아닌면 치매는 아니가 하고
그몸을 가지고 술을 좋아해서 술은 반주 삼아 계속 했겠지 조금 씩 줄여 보시게 건강에 도움이 될것 같구만 ㅎㅎㅎ
감사!
t석 달 동안은 술을 마실 수가 없어 자동 금주가 되었지.
20년 만에 76kg 최고 점을 찍고 난 후로
72 ~73kg 유지하다 이번에 68kg 최저 점!을 찍었네.
몸도 가볍고 살 것 같으네,
언제 냉면 어떼여...?
@김창현 좋아여. ㅎㅎ
오늘 저녁 보라매 공원을 산책하다가 창현이 생각이 나서 말인데 참고 하시게
우리가 이제 74 세 정도 니까 마음은 청춘이지만 신체 모든 기관이 점점 수명이 다 되어 가는것을 느끼면서 3개월간의 장시간 설사는
그냥 몇가지 검사로서 만족하면 안될것 같구만 좀더 주의 깊게 신체 여러 부분을 시간을 가지고 관찰 해야 될것 같구만
참고로 곳감이나 내가 다음에 올리는 녹두관련 내용 보시고 건강하게 만나길 기대 하네
ㅎㅎ감사!
년식이 다 되어가니 이것저것 새로운 병이 생기네.
@김창현 홈피 중요한 사람이 아프다니 걱정이
많이 되는구만 우짜든동 건강해야 혀
그래야 시간많은. 노년에 삼천리 금수강산 구경함께 다녀보지
우리가 문경에서 만난지가 벌써 그래 됬구만 세월은 정말 빠르기도 하네
저승 사자 면담하고
오셨구랴?
이젠 오래 살수 있겠네
祝賀酒!
대작할 사람
오랜만이라 독하네!
ㅎ
나는 이제사 인생구구조정 중이네.
여기저기 다 빠지기 시작했네.
이제 내가 가서 살 곳,
고향의 지킴이 친구들은 빼고...
심사가 요차조차 자꾸자꾸 편해지시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