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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오케톡톡 친구들- 안녕하세요? 저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전대출마를 선언한 뒤 보니 이렇게 준비할 게 많은가 싶을 정도네요. 초선에 비례에 여성에 '악조건의 종합셋트'라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씩씩하게 잘 하고 있어요. 언제는 제게 '조건'이 받쳐 준 적이 있었나요, 뭐^^;
어제는 서해교전 4주기, 솔직히 마음도 심란하고 아무리 바빠도 그대로 넘길 수는 절대로 없기에 해군본부에서 하는 추모식에 갔다 왔답니다. 정식추모식이 끝난 뒤에 아는 분들과 조용히 갔었어요. 가 보니 해군본부 여러분 그리고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님 윤두호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흰 머리에 여윈 얼굴, 그러면서도 절제와 품위가 몸에 배인 분이었습니다. 해군 본부에 계신 분이 제게 귀뜀했습니다. "해사 18기세요. 전사한 자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끝내 슬픈 기색 한번 보이지 않으셨어요."
그 말을 듣고 그 분을 뵈니 제 눈에 벌써 눈물이 고이더군요. 애써 눈물을 추스리며 목례를 했습니다. 그러자 윤두호 선생님께서 제게 다가와 손을 잡으셨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여기 와준 것도- 그리고 지난 6월 15일 서울역 집회에서 연설해줘서 고마웠어요. 나 거기 있었어요" "그러셨군요. 그때 그 자리에서 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전여옥씨가 연설을 해서 우리 퇴역군인들이 정말 큰 힘을 얻었어요." 저는 송구스러워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지난 6월15일 서울역집회는 국민행동본부에서 주최한 애국집회였습니다. 아침부터 저희 사무실에는 온갖 협박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얼굴을 달걀범벅으로 만들어버리겠다." "너라고 무사할 줄 아냐?"부터 무시무시한 협박들이 자칭 '통일민주세력'이라는 이들에게서 걸려왔습니다. 그 뿐만 아니었습니다. 당내 몇몇 의원들은 제게 "그런 극우세력 집회에 가서 연설을 하면 이미지 안 좋아질텐데-" "한나라당이 중도에 있어야지 전여옥 의원 때문에 극우로 비쳐지면 당 지지율 깍아먹는거요" 라는 의원도 있었습니다. 저는 하도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고 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고 지킨 군인들 때문에 학교 다니고 국회의원까지 된 이들이 그런 계산을 한다는것이 제게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극우집회'라 낙인찍힌 그 집회는 바로 우리 바다를 지키다 목숨마저 바친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이자 대령연합회 회원인 윤두호 선생님 같은 분들이 함께 하는 집회입니다. 저는 제 이미지가 저들에 의해 아무리 왜곡되고 악의적으로 조작된다 해도 그 집회에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오래전에 약속드린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윤두호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뭐라 할수 없이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다 키운 자식, 그것도 자신의 대를 이어 해군에 몸담은 아들을 나라에 바치셨습니다. 그 분께 제가 조그만 기쁨이라도 드렸다면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윤 선생님은 "군인의 최고 영예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라고 아들 윤영하 소령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윤영하 소령은 아버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목숨을 바쳐 실천했습니다.
참수리호를 둘러보니 곳곳에 유족분들이 놓고 간 꽃들이 있었습니다. 활짝 웃고 있는 멋진 청년 황도현 중사가 끝까지 사수했던 그 자리에는 어머니가 갖다놓은 꽃바구니가 있었습니다. 너무도 어여쁜 노란 장미꽃- 그 어머니는 얼마나 기막힌 심정으로 그 꽃바구니를 만들었을까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도현아-언제나 너를 사랑한다' 그 꽃바구니 리본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습니다.
다 키운 소중한 자식을 앞세우고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고 써주세요"라고 말하며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는 오열하셨을 겁니다. 자식기르는 사람으로서, 저는 그분과 똑같은 어머니가 되어 황도현 중사의 부조를 어루만졌습니다. '부디 부디 저 세상에서 행복해라. 우리 사랑하는 아들, 자랑스러운 아들, 결코 우리 아들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나라 만들테니-- 그리고 다시는 이렇게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이들을, 그 어머니를, 그 아버지를 가슴아프게 하는 일은 절대로 없게 하겠다' 고 맹세했습니다. 간단한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6월말의 햇볕이 뜨거웠습니다. 이 좋은 날씨에 노무현 대통령은, 한명숙 총리는 어디 있기에 추모식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답니까? 부드러운 모성의 정치를 하겠다는 '이 나라 어머니'의 이미지를 파는 한명숙 총리-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 아들들의 추모식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무슨 '어머니의 정치'를 하겠다고 합니까? 군대에 간 아들이 있다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있다면서 어떻게 나라를 위해 아들의 목숨을 바친 이들의 손 한번 잡아줄 수 없다는 말입니까?
서해교전은 우발적 사고라는 강정구 교수의 있을 수 없는 망언에 한마디 덧붙입니다. 북한은 월드컵열기때 매우 치밀하게 서해교전을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6명 군인들의 목숨을 앗으려 아무런 방탄벽조차 없는 조정석부터 노렸습니다. 2000년 6.15선언이 있은 뒤 불과 2년만에 북한은 발포를 한 것입니다. 그래도 이 한반도에 평화가 왔습니까? 6명의 귀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으로 묻습니다. 2006년 6월 30일 전여옥 올림 |
첫댓글 너무나 비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