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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군비리 수사로 명성을 떨치던 현직 여성 경찰 간부가 강력범의 도피를 돕기 위해 돈을 받고 신분증을 위조해 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찰 간부에게 피의자를 소개시켜준 사람이 현직 지방경찰청장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이승윤 기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같은데요, 경찰 간부가 돈을 받고 강력범의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줬다구요?
[리포트]
경찰에 붙잡힌 경찰관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강순덕 경위입니다.
강순덕 경위는 지난 2001년 납치와 강간, 사기 등의 혐의로 도피 중인 52살 김 모 씨에게서 신분증을 위조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김 씨에게서 천 5백만 원을 받은 강 경위는 곧바로 운전면허증 위조에 나섰습니다.
강 경위는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서 자신과 알고 지내던 김 모 경위의 면허 서류에 피의자 김 씨의 사진만 붙여 위조 면허증을 발급 받았습니다.
물론 경찰 간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강 경위는 면허 시험장 직원이 실제 인물과 사진이 달라 면허증을 발급할 수 없다고 거절하자 시험장 민원실장의 지시라면서 발급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발급된 면허증을 갖고 김 씨는 지난 4년 동안 경찰의 검문 검색을 피해 다니며 사기와 성폭행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 경위는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강 경위가 면허증을 부당하게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오늘 안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질문]
그런데 강 경위와 피의자를 연결시켜준 인물이 현직 지방경찰청장이라면서요?
[답변]
모 지방경찰청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피의자 김 씨를 강 경위에게 소개시켜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청장도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김 씨를 지난 97년 아무 의도 없이 강 경위에게 소개해 줬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소개해 줄 당시 피의자 김 씨가 강력범죄를 저질러 도피 중이라는 것을 몰랐고 면허증 위조 과정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모 지방청장은 피의자 김 씨에게서 1억 5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지난 90년대 초 쯤 당시 청소년 선도단체의 이사였던 김 씨에게서 부서 통장으로 매달 5백만 원 가량씩 3년여 동안 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쓴 일은 없으며 모두 소년소녀가장이나 경찰 유자녀들의 장학금으로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청은 지방청장과 김 씨 등을 상대로 사실 조사에 나섰습니다.
[질문]
강순덕 경위의 경력을 놓고도 화제가 무성하던데요.
별명이 '장군 잡는 여경'이었다구요?
[답변]
강순덕 경위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근무할 때 인천국제공항의 군 발주 공사와 관련해 전·현직 군 장성과 장교 6명이 뇌물을 받은 사건을 밝혀냈습니다.
당시 소문에 불과했던 것을 끝까지 추적해 결국 뇌물 고리를 밝혀냈습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 내외에 관한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렸다가 한 때 남대문경찰서로 좌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좌천된 뒤 곧바로 현역 육군 준장의 '의병 제대'비리를 캐내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장군 잡는 여경', '별 잡는 여경'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지난달에 터진 '군납 비리 수사'도 강 경위가 반장을 맡아 직접 지휘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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