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형제들(War Brothers)
지은이 : 샤론 E. 맥케이
옮긴이 : 천미나
<전쟁의 형제들>은 우간다의 변호사와 교장선생님,
그리고 소년병을 주제로 박사과정 중인 학생들의
지지와 조언 속에 완성되었으며,
소년병들을 앞세워 벌이는 어른들의 추악한 전쟁과
희생을 충격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1. 책에 담긴 메시지
이 책은 소년병 이야기다.
현재 전 세계의 정규군 숫자는 200만 명 정도이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지금도 전장에 내몰리고 있는 25만 명 정도 되는 소년병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마약이나 매춘, 강도, 살인과 같은 청소년 갱단으로 흘러들어가는 남미와 북미, 중앙아메리카의 어린 아이들은 그 규모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국제법에서는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이루어진 군대 또는 그에 딸린 군인을 소년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는 10살 전후의 아이들이 주로 징집이 되며, 그보다 어린 나이의 아이들은 물건 나르기부터 음식하기 따위의 허드렛일을 한다. 이후 조금씩 살인 병기로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들은 이른바 꿈의 병사로 불린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것을 두고 “가장 악랄한 형태의 소년 노동”이라 규정하고 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는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의 학대와 정신적 피해를 ‘신의 저항군(LRA)’에 납치된 한 소년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유한 지주의 아들 자코브는 가톨릭 학교에 재학 중이며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고,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오테카는 굴루 시 주변의 난민촌 중 하나에서 살고 있다. 뜻하지 않게 이 두 사람이 ‘LRA’ 수중에 들어가면서 삶이 뒤엉킨다. ‘LRA’는 이들에게 잔인하고 낯선 규율에 대한 복종과 함께 살인과 약탈을 강요한다.
작품을 통해 나타나는 소년병 중에 토니와 도마뱀을 통해 알 수 있듯, 전쟁터에 투입된 아이들은 단순히 수동적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이든 수동적이든 가해자로 바뀐다는 점이다.
2. 소년병의 실태
아시아-아프리카 분쟁 지역의 가장 큰 효과적 무기는 과학적 살상 무기가 아닌 바로 인간 무기인 소년병이다. 1990년대 전 세계 분쟁 지역을 중심으로 전투에 참여한 소년병의 규모는 30만 명 정도이며, 지금도 아프리카 전역에는 약 12만 명 정도의 소년병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우간다의 반군 조직인 ‘LRA’나 시에라리온의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은 수많은 아이들을 납치해 전투원과 병참 요원으로 활용하였는데, 대부분 마약 중독이나 육체적 학대 및 죽음에 대한 위협 아래 참전을 강요하였다. 많은 소년병들이 그들의 위협 아래 사람의 손목을 자르거나, 산 채로 불태워 죽였으며 일부는 강간 범죄마저 저질렀다.
콜롬비아의 우익 민병대원들은 소년병들을 ‘작은 종’이라 부른다. 좌익 게릴라(FARC)들이 이들을 작전 중 조기 경보기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FARC는 이들을 ‘작은 벌’이라고 부른다. 기습 작전에 소년병들을 선발대로 보내면서 비롯된 이름이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발칸 지역에서는 수많은 소년병들이 세르비아 민병대와 코소보 해방군에 자원입대하여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는 소년병 부대를 따로 편성했으며, 스리랑카의 반군인 타밀타이거 또한 부족한 인원을 소년병으로 채웠다.
3.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소년병
우간다의 LRA는 학교나 마을을 습격하여 납치한 아이들을 일부는 노예로 팔거나 무기와 맞바꿨으며, 도망가려는 아이들은 사살했다. 또 스리랑카의 타밀타이거는 소년병들에게 포로로 잡힐 경우 청산가리가 든 캡슐을 삼키도록 교육을 시켰다.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전쟁 당시에 소년병들은 정규군의 진격을 위해 지뢰밭에서 앞장서서 길을 열었으며, 도망을 가면 사살을 당했다.
이렇게 납치된 소년병들은 마약 중독으로 살인 병기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가족이나 이웃, 친구의 사지를 절단하거나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는데, “작전 나가기에 앞서, 우리는 강제로 코카인 약물 주사를 맞았다.”는 증언이 그 예다. 이런 끔찍한 내전이 반복되는 곳에서 살인을 저지른 아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 이들은 보통 사람으로서의 사회 적응이 어렵고, 그들에게는 가난과 폭력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UNICEF는 이들을 위해 기술 훈련과 교육을 실시하며 가족과의 재회를 주선하고 있다.
4. 소년병에 대한 국제 사회의 노력
유엔 총회는 유엔평화유지군의 최소 연령을 18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대부분 국가 또한 징집 연령을 18세로 규정하고 있다.
1990년 1월 아동권리협약(CRC)이 91개 국가에 의해 서명이 되었는데, 미국과 소말리아만 비준에 실패했을 뿐 2004년까지 194개 국가가 이를 비준하였다.
1998년 국제사면기구(AI)와 인권감시기구(HRW) 등은 18세 이하의 어린이들의 강제적 및 자발적 신병 모집을 금지하기 위한 연합을 형성하고 ‘철저히 지킬 18원칙’을 채택하였다.
1999년에는 국제노동기구(ILO)는 협약 182조에서 “소년병 양성을 아동 노동의 최악의 유형으로 간주하고 18세 이하 어린이들의 징집을 금지”하였다.
2000년 UN 총회는 “무력 분쟁에 있어 아동 개입에 관한 아동 권리 협약에 대한 선택적 의정서”를 통과 시켰다. 그러나 미국은 18세 조항을 반대하다가 뒤늦게 2002년에 비준을 하였다.
2002년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약에 따르면, 어떠한 정부나 무장 조직도 15살 아래의 소년소녀를 징집 또는 전투원으로 이용하는 것은 전쟁 범죄이며, 소년병 학대나 죽음과 관련된 정치 지도자들이나 군 지휘관들에 대한 국제법 단죄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아직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지금도 소년병들은 어른을 위한 꿈의 병사로서 가벼운 몸과 무기로 약에 취한 채 전장을 누비고 있다.
5. 지은이 및 옮긴이
지은이 샤론 E. 맥케이는 캐나다의 작가이자 라디오, TV, 영화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다. 2000년 Charlie Willcox로 Governor General Award를 수상하였으며, 수십 권의 어린이 책과 청소년 책을 집필하였다. 또한 캐나다 군이 주관한 전쟁 예술가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최초의 아동소설 작가이다. 이 작품 또한 LRA에서 소년병이었던 모세의 인터뷰에서 기초한 것이다.
옮긴이 천미나는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어린이 책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사라지는 아이들>, <바람을 만드는 소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