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삼이사(張三李四)란 장씨(張氏)의 셋째 아들과 이씨(李氏)의 넷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름이나 신분이 특별하지 아니한 평범한 사람(보통 사람)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갑남을녀(甲男乙女; 갑이란 남자와 을이란 여자라는 뜻으로 역시 평범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도 같은 의미지요.
하지만 살아온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면 그렇게 보통 사람으로만 산것 같지가 않군요. 어렵게 고생하면서 산건 아닌데 남이 해보지못한 길을 걸어온 것이지요. 내가 좋아서 한거라 후회는 없네요^^*
얼마 전에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철인 3종(triathlon)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의 3가지를 동시에 뛰는 운동으로 짧게는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서 길게는 아이언맨 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 제한시간 17시간)까지 종류가 많은 스포츠입니다.
우리 동호인들 끼리에서는 올림픽 코스를 아무리 완주했어도 철인이라 부르지않고 적어도 아이언맨 코스는 완주해야 정식 철인으로 인정해줍니다.
이 운동에 입문한지 4년째지만 아직도 아이언맨 코스를 완주하지못해 짝퉁 철인으로 지내왔는데 지난 9월 7일 태안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완주를 하여 정식 철인이 되었습니다. 중년에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원 여러분들께서 열심히 운동하라는 의미로 완주후 올린 후기를 한번 올려봅니다.
참고로 철인 3종 경기는 원래 혼자서 3종목을 다 도는 것이지만 경기에 따라서는 릴레이부가 있어서 2사람이나 3사람이 각각 1~2종목을 치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은 대회날 수영하는 모습입니다. 저 가운데 끼어있겠지요^^*
님들 뵐려면 토요일 국일관 가야겠군요. 봉사 모임 회원들하고 가끔 모였던 장소라 익숙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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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athlon에 입문한지 4년째 올해는 가능한한 그동안 가보지 않은 대회를 참석해보려고 많은 경기를 나갔다(6~7경기). 사실 50대 중반의 나이가 적은 게아니라서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아이언맨 코스를 완주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연습이 부족하고 여건(직장이 지방이고 집이 수원이라 주중이든 주말이든 회원들과 같이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잘 나지않아 결국은 혼자 연습밖에 할수 없는 핸디캡)도 되지않은 것같아 내년 쯤이나 나가볼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팀에서 릴레이라도 해보자는 제안이 있어서 난 수영을 하기로 하고 릴레이부를 신청하였다.
사정이 있어 직장을 옮겨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상황 때문에 8월 내내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또 일이 이루어지려고 그랬는지 신청마감이 5일 연장되는 바람에 더 고민하다가 혼란한 마음이나 정리해보자는 기분으로 릴레이는 포기하고 개인전으로 신청을 했다. 게다가 입문 2년차인 여자 회원이 경기 신청한 걸 보고 더욱 자극이 되었다.
8월말에 거처하는 곳도 이사를 해야하고 9월 1일부터는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를 시작해야하는 와중에 집중해서 연습을 한다는게 쉽지않았다. 그냥 평소하듯이 아침에는 수영장에서 수영과 약간의 달리기를 하고 저녁에는 평로라(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구)를 30분~1시간 타는 것으로 대체했다. 장거리는 90~100km 두번 탄 것 뿐..
이렇게 해서 완주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 속에 대회날자는 빠르게 다가왔다.
대회 전날 1시 업무를 마치고 경기가 열리는 학암포까지는 1시간 20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다. 지금까지 나간 대회중 가장 가까운 곳이다.
현장에 도착하여 등록을 하고 제1보급소가 있는 언덕까지만 가볍게 자전거를 타고와서 바꿈터에 사이클 물품과 자전거를 거치시켰다. 5시부터 경기 설명회를 다시 한다기에 1시간 듣고 수영연습은 포기했다. 우리 자원봉사팀을 만나 저녁을 삼겹살과 함께 맛있게 하고 숙소를 잡기 위해 태안쪽으로 나오다가 가까운 민박집에 방이 있어서 잡고 들어갔다.
10시 쯤 잠자리에 들어 그런대로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눈을 뜨니 5시 반이었다. 좀 늦은 시간이었지만 전날 갖고온 약식으로 가볍게 아침을 때우고 서둘러 나갔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나와 있었고 그 중에는 안면이 있는 반가운 선수들도 보였다.
처음해보는 장거리라 '가볍게 연습하는 기분으로 경기에 임하자. 하다가 힘들면 쉬면되고 무리라면 포기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수영> 3.8km(1.9km X 2바퀴)
스트레칭과 체조를 하고 물속에 들어가 가볍게 수영을 해보았다. 컨디션은 괜찮다.
출발시간 7시 마침내 부자가 울리고 많은 사람들이 물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맨 뒤에서 천천히 출발을 하다보니 첫 부표가 있는 코너까지는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다. 하지만 첫 부표를 지나서는 편안하게 수영할 수 있었다. 짠 것 말고는 물도 따뜻했고 파도도 없는게 수영하기 편했다. 민물과 달리 바다물에서는 민소매 슈트가 잘 스칠려서 코스의 반쯤 갔을 때부터 겨드랑이 아래가 스칠려서 조금씩 따가워지는게 스트록할 때 마다 신경이 많이 써진다. 한바퀴 돌고 나가 바셀린을 바르고 다시 두번째 바퀴 수영~ 거리가 길어지니 몸싸움도 적어진다. 올림픽 코스에서 수영할 때는 옆사람과 많이도 부딪히는데... 거리는 좀 길게 느껴졌지만 별 무리 없이 돌은 것같다. 기록은 1:33:32. 생각했던 기록이다.
<사이클> 180km(30km X 6바퀴)
지난 철원 대회 때 펑크로 아쉬움이 남아 있는지라 제발 펑크만 나지 말라는 기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일단 첫바퀴는 가볍게 코스를 숙지하는 기분으로 달렸다. 제1보급소를 지나 내리막을 달릴 때는 최고 56km까지 나오길래 넘어지면 안된다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삼거리지나 맞바람을 맞으면서 먼저 준비한 젤을 하나 먹었다. 평지라 가능하면 30km 정도로 달리려 했지만 28~9km에 머물렀고 이호 방조제를 돌때는 바람 영향으로 25km 이하로 떨어졌다. 한바퀴를 돌아보니 높낮이가 없는 평지여서 그런대로 달릴만했다. 매바퀴마다 물과 이온음료 한통씩, 바나나와 영양갱은 번갈아서 하나씩 먹었다. 두바퀴째부터는 약간씩 속도가 떨어졌다. 세 바퀴를 돌면서 점심을 먹을까하다가 조금은 힘들더라도 네바퀴를 돌고 스페셜푸드장으로 갔다. 맡겨놓은 음식중 전복죽과 포도캔 하나씩을 먹고 화장실에서 잠깐 일을 보고 다시 출발~ 5,6바퀴 때는 언덕를 통과하는게 힘들었지만 열심히 페달을 저어 잘 지나갔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힘도 떨어져 속도가 떨어졌고 앞에 있던 선수들도 많이 줄어 들었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페달을 저으면서 아는 노래 모르는 노래 목청껏 불렀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힘이 덜드는 것같았다. 중간중간 자봉팀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되었다. 무사히 여섯 바퀴를 돌고 바꿈터로 들어오니 이미 많은 선수들은 마라톤 코스를 뛰고 있었다. 기록은 7:00:05. 펑크 안난 것만해도 대성공이다~~
<마라톤> 42.195km(10.5km X 4바퀴)
맨 마지막에 하다보니 철인3종에서 가장 힘들고 신경쓰이는 게 마라톤인 것 같다. 일단은 걷지말고 뛰자라고 단단히 마음을 각오하고 출발했다. 처음 한바퀴는 생각대로 걷지않고 뛰었다. 하지만 두바퀴째를 1/3쯤 갔을 때부터 힘이 들어 도저히 계속 뛸 수가 없었다. 걷다뛰다 걷다뛰다... 세바퀴째부터는 오르막은 걷고 나머지는 뛰었다. 마지막 바퀴를 돌기 시작할 때는 이미 주위가 어둠으로 까맣게 변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길이라 아마 발광바나 손전등이 없었다면 바로 앞에서 오는 사람도 안보여 부딪혔을 것이다. 마지막 바퀴를 출발하고나서 죽을 한 그릇 먹었다. 음식이 들어가니 힘도 났고 혼자만의 공간이 되버린 어둠속에서는 밝을 때보다 뛰는게 힘이 덜드는 것같았다. 반환점을 돌아 언덕을 지나서부터 시간을 보니 8시 30분을 지난다. 그래 지금부터는 계속 뛰자 그래도 9시안에는 들어가야지. 계속 뛰어가니 우측으로 피니쉬탑이 보였다. 내가 완주를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지만 앞에는 분명 결승선이 있었다. 결승선에 다다르니 장내 아나운서가 소감을 묻는데 뭐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좋다고만 얘기한것 같았다... 시간은 저녁 8시 50분. 마라톤 기록은 4:59:17이다. 연습한 것을 생각하면 최소한 6시간 이상 걸릴 줄 알았는데 5시간 안에 들어 올 수 있었다니 하늘이 도우셨나...
이제 정식으로 철인에 등극한 것이란 말인가? 아침 7시부터 지나온 길과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결국 13시간 49분 34초라는 나로서는 예상치도 못한 호기록으로 무사히 완주했다. 17시간 안에만 들어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경기라 너무 기쁜 결과에 가슴이 벅찰 정도였다. 장거리 훈련도 필요하지만 평소에 조금씩 매일 연습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 사람이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인내를 갖고 임한다면 못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열심히 응원해주신 자봉팀과 회원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싶다.
회원들이 근무처 앞에 걸어준 커다란 현수막이 아직도 걸려있다 -X XX님 철인등극하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끈기 와 열정에 무한한 를 보냅니다. ^^*
감사할 따름이지요~
젊은 사람도 힘들다는데 대단하십니다 인내의 힘이 많들어주신것 같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다들 성원해주신 덕분입니다^^*
어머나~참 대단하십니다..어려운 운동을 하셨네요..그 열정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열심히 노력하는거지요^^* 토요일 뵐게요~
철인등극.. 축하 드립니다. 자신과의 힘겨운 겨루기에서 이겨내신 그 정신에 큰 박수 보내 드립니다~ *^ ^*
고맙습니다~^^*
무한의 도전정신과 식으줄 모르는 열정과 끈기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