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는 “교만”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은혜를 잊어버리고 자신이 잘나서 잘 된 것으로 착각하면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아무리 내가 잘났어도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지 않으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 겸손한 태도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행하였지만, 사탄이 다윗의 마음을 살짝 흔들어 놓았습니다(1절). 다윗은 매우 훌륭한 인품을 지닌 자였지만, 사탄이 건드릴 때 방심하면 결국 넘어지기도 하는 연약한 인간이었습니다. 우리야(Uriah)의 아내 밧세바(Bathsheba)를 범했을 때도 그러했었습니다. 그런데 사탄은 또다시 다윗의 마음을 충동하여 이번에는 자기가 다스리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그래서 요압(Joab) 명령하여 온 이스라엘의 인구를 계수하게 합니다(2절). 이렇게 인구 조사를 하게 한 이유는 온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알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다윗은 주변 국가들과 족속들을 모두 굴복시켜서 강대한 국가를 세운 상태입니다. 물론 대적(對敵)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군사력을 계수할 필요가 있었겠지만, 다윗이 인구 조사를 한 근본적인 동기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요압도 그러한 다윗의 마음을 눈치채고, 다윗을 만류합니다(3절). 그러나 다윗은 아랑곳하지 않고 요압을 재촉하였기에 요압이 온 이스라엘 땅을 다니며 인구 조사를 하였고, 그 내용을 다윗에게 보고 하였습니다(4절~6절). 요압은 다윗이 내린 이 명령을 못마땅하게 여겼기에 레위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사람들은 계수하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6절).
하나님은 이러한 다윗의 교만함을 악하게 여기시고, 이스라엘을 치셨고, 다윗은 자기가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용서를 구합니다(8절, 9절). 다윗도 연약한 인간이기에 실수를 저지르고, 죄악을 행하기도 했지만(물론 그러한 실수와 죄악을 자주 저지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하나님 앞에 자복(自服)하여 회개합니다. 이러한 다윗의 모습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귀하게 여기는 이유 중에 하나였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갓(Gad) 선지자를 통하여 다윗이 지은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될 징계를 세 가지 중에 택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적군(敵軍)의 칼에 쫓기는 것보다는 기근(飢饉)이나 전염병을 택하기로 했고, 3년의 기근보다는 3일 동안의 전염병이 더 나을 것이라 여겼습니다(9절~13절). 적군의 칼에 쫓기는 것은 사람들에 의해 위기를 겪는 것이지만, 기근이나 전염병은 하나님께서 직접 내리시는 징계로 보았고, 하나님은 죄악을 징계하시기도 하시지만 긍휼이 크신 분이시라는 것을 알았기에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을 기대한 것입니다(13절). 그래서 결국 전염병이 유행하게 되어 이스라엘 백성 중 칠만 명이나 죽게 됩니다(14절). 여기에 나오는 전염병은 히브리어로 “데베르”(דֶּ֖בֶר)란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역병(疫病, Murrain)”, “전염병(Pestilence, Plague)” 등의 의미로 다윗 시대에 나타난 이 전염병은 아마 선(腺)페스트(Bubonic Pest, Bubonic Plague)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전염병은 쥐와 같은 작은 동물에 서식하던 벼룩 등에 의해 인간에게 전염하는 병으로 흑사병(黑死病)이라고도 불립니다.
전염병이 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하나님의 천사가 예루살렘을 향하려고 할 때 하나님께서는 긍휼하심을 보이셔서 이제 그만하도록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때 하나님의 천사가 선 곳은 여부스(Jebus) 사람 오르난(Ornan) 의 타작 마당이었습니다(15절). 오르난은 아라우나(Arauna)라고도 불리는데, 이 이름은 여부스식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본 다윗은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함께 굵은 베옷을 입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립니다(16절). 그리고 백성을 계수하도록 명령한 자는 자신이기에, 자신과 자기의 집을 징계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재앙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간구합니다(17절).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자기의 잘못을 자백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간청한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용서하시고, 징계를 멈추십니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가 멈춘 곳이 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인데, 나중에 솔로몬이 이곳에 하나님의 성전(聖殿)을 건축하게 됩니다(대하 3:1). 하나님의 징계가 멈춘 곳, 이곳은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곳입니다. 하나님께 속제제를 드려서 그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는 곳입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고, 이곳에 하나님의 성전이 세워지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이스라엘 가운데 임한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빨리 깨닫고 회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돌이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지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다윗의 죄악으로 이스라엘에 전염병이 내려 칠만 명이나 죽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에서 그친 것도 놀라운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완전히 멸망시킨다고 해도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죄의 결과로 인한 대가를 치를 수 있겠지만, 하나님께 회개하고 돌이키면 하나님은 용서해 주시고, 진멸(殄滅)을 피하게 하시고,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렇기에 하나님 앞에서 실수하고, 죄악을 저질렀다면 빨리 돌이켜 하나님 앞에 나아와 자복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만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 겸허한 태도로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오늘도 겸손한 태도, 실수와 죄악은 신속하게 하나님께 돌이켜 회개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삶이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