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릴 비가 하루 만에”… 독일 서부 폭우로 42명 사망
독일 서부 슐트에서 15일(현지시간) 폭우와 홍수가 휩쓸고 간 주택가의 잔해 사이를 소방관과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은 라인란트팔츠주(州)에 내린 집중호우로 30여 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독일 서부 지역에서 24시간 이상 쏟아진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42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실종됐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인근 국가에서도 폭우 영향으로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ZDF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독일 서부 지역에서 밤새 1㎡당 최대 148ℓ의 비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대참사가 발생했다. 한달 평균 강우량이 80ℓ를 기록하던 지역에서 하루 동안 한달 강우량의 2배에 가까운 비가 내린 것이다.
폭우 피해가 집중된 라인란트팔츠주 전역에선 이날 오후 기준 1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아이펠에선 폭우로 주택 수십채가 붕괴하면서 4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실종됐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선 구조 작업 중 익사한 소방대원 2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홍수로 목숨을 잃었다. 쾰른에서는 72세 여성과 54세 남성, 운나에서는 남성 2명이 지하실에 물이 차 사망했다. 본 인근 라인바흐에서는 길가에서 한 여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등 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레버쿠젠에선 불어난 강물이 둑을 무너뜨려 400여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정전이 발생, 환자들이 밤새 긴급대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일부 피해 지역에선 전기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돼 당국과의 연락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에서도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주민 1800명이 대피하는 등 폭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주변 국가인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독일 기상 당국은 독일 남서부 지역에 이날 강한 폭풍우가 닥칠 수 있다면서 16일 오후까지 폭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피해 지역에선 소방대원과 군 장병이 투입돼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홍수와 산사태로 도로가 끊겨 구조대는 헬리콥터와 배를 이용해 현장에 접근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위터에 “대참사에 충격받았다”며 “홍수 피해로 많은 사람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됐다”고 적었다.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州)에 내린 폭우로 에슈 지역 거리와 주택이 물에 잠겨 있다. 현지 언론은 폭우와 홍수로 주택이 무너지면서 이 지역 주민 약 30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현지에선 이례적인 폭우가 기후 변화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스벤자 슐체 독일 환경부 장관은 “기후 변화가 독일에 도래했다”며 “이 사건들은 기후 변화의 결과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같은 극한 기후에 잘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국영방송 ZDF는 “저기압이 몰고 온 폭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이상 기후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 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를 약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결국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 전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060341&code=61131111&sid1=int&cp=du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