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최근 벌어진 대사건으로 한국은 또 다시 세계 뉴스의 톱에 올랐습니다. 안 그래도 한국은 세계에 뉴스제공자로서의 임무를 매우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초저출산은 한국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의 경우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초고령화도 대단한 뉴스거리입니다. OECD국가가운데 노령빈곤율이 세계 1위이며 갈등국가로서의 위치도 변함없이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에는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잘 팔린다는 뉴스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 후 한동안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때문에 해외토픽 순위에서 한국이 뒤로 처지는가 했는데 여지없이 다시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그런 뉴스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바로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반에 발표된 비상계엄령입니다.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비상계엄령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매우 두려워합니다. 비상계엄은 그야말로 내전으로 인해 나라의 영위가 불가능하거나 군부세력이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발동하는 폭력적이자 초헌법적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주로 개발 도상국이거나 내전중인 나라에서 발령되곤 합니다. 그런 야만적이고 비 근대화된 바로 그 비상계엄이 세계 경제규모 14위권인 나라에다 K 문화로 표현되는 한류의 중심지이자 얼마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그런 나라에서 그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비상계엄령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자 평지풍파도 이런 평지풍파가 따로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는 미국이라고 권력자가 비상계엄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경우 없을 리 없을 것입니다. 갑자기 모든 비판세력과 비판일색인 언론 그리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는 상대당을 한순간 초토화시키고 반국가세력을 몰아 처단하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물론 미국의 민주당은 주류 언론으로부터 호의적인 편입니다. 미국은 1861년 남북전쟁이후 이런 비상사태를 선포해본 적이 없습니다. 남북전쟁때 비상계엄이 선포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지금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정말 여소야대의 정국속에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러우전쟁이요 블랙아웃입니다. 특히 블랙아웃의 경우 미국 하원에서 예산집행이 중단되어 연방정부 공무원에게 임금도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이 법 집행을 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82살인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뻘인 공화당 원내대표를 만나 읍소하면서 제발 블랙아웃을 면하게 해달라고 청하는 모습이 뉴스화면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인종갈등으로 생기는 시위나 이팔 전쟁때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의 집단 시위등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폭력적인 방법 그러니까 연방군을 투입해 진압하려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폭력적인 문제해결은 더욱 큰 폭력을 양산하고 그것이 결국 나라를 영위하는데 대단한 걸림돌을 작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편하겠다고 엉뚱한 폭력적 방법을 동원할 경우 더욱 더 힘든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을 정치생활 50년의 경력의 소유자는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결국 비상계엄령이 내려지고 한순간 나라전체가 블랙아웃됐습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으로 무장된 국방장관의 진두지휘 그리고 대통령의 철저한 지시속에 계엄령은 발령되고 군사작전은 차질없이 진행됐습니다. 국회와 중앙선관위 그리고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꽃'에 무장군인이 들이닥쳤습니다. 무장 계엄군은 국회의 창문을 부수고 난입했고 선관위도 계엄군이 미리 정해진 역할에 따라 그들의 목적을 진행했습니다. 김어준의 방송과 여론기관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무장헬기의 국회도착이 공군의 승인 지체로 늦춰지면서 계엄의 시나리오는 차질을 빚고 결국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되면서 6시간의 광기어린 폭거는 일단락됐습니다.
국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체포대상이 됐던 인물들은 불안함속에 밤을 지샜습니다. 다음날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광기어린 계엄극은 국민들뿐 아니라 전세계 지구촌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군 사령관 등이 계엄과 관련된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계엄전과 계엄후 몇시간 동안 잊혀졌던 국민들의 눈을 의식한 그들만의 작전이 살벌하게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얼떨결에 자백하는 인물도 있었고 앞으로 닥칠 험난한 수사를 모면하기 위한 모르쇠작전도 펼쳐집니다. 그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눈치보기입니다. 아직 권한이 정지되지 않은 대통령의 눈치를 봐야하고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우려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지상최대의 눈치작전이 한국을 뒤덮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계엄령에 연루된 군인뿐아니라 행정부의 고위관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의 지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펼치는 그들의 엄청난 눈치작전은 가관입니다. 학창시절 대학 입학 원서 접수때부터 너무나도 익숙해진 바로 그 눈치작전입니다.
국회의원들의 눈치작전은 더욱 치열합니다. 여당이라는 국민의 힘 소속 의원들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입니다. 피난을 가야하는데 이른바 집문서 챙기는 식입니다. 그냥 대놓고 민주당 대표에게 순순히 권력을 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식입니다. 그냥 대놓고 말합니다.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나라가 망하고 국민이 거리에 내앉아도 내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일념뿐입니다. 고위공무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책상정리에 분주합니다. 자칫 자신에게 튈 지모를 불똥을 미연해 방지하겠다는 것입니다. 핸드폰도 만지작거립니다. 혹시 자신에게 불리한 통화내용이 들어있지나 않나 하는 것입니다. 한때는 왜 전화가 걸려오지않지하면서 노심초사하면서 기다렸던 그분의 전화는 이제 한낱 자신을 향한 부메랑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동물적인 본능으로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대 정권이 교체될때마다 겪은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 그 가운데 정치적 색채를 가지기 싫어하는 연예인과 연기자들이 그들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추운 겨울 엄동설한에 서울의 한파지역인 여의도에 그것도 저녁때 모여 나라의 앞날을 위해 염원하는 국민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의 칼바람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입니다. 그 한강의 칼바람이 여의도의 빌딩풍을 타고 정말 뼈속까지 깊숙이 칼날처럼 찔러옵니다. 여의도 광장을 새벽이나 저녁에 거닐면 체감온도는 10도정도 더 내려갑니다. 그런 상황속에 지금 국민들은 모여드는 것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일부 외신에서는 콘서트장같다 무슨 엄청난 가수의 공연장같다면서 배부른 소리하지만 정작 그곳에 모인 시민들은 힘든 정치적 난국과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생리적 불편함도 감수하면서 그 자리에 머무는 것입니다. 2016년 겨울 서울 광화문보다 체감온도는 5도정도 더 낮은 것입니다. 2016년 촛불집회때도 다리에 동상을 입은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여의도의 일부 정신 나간 음식점과 호텔에서는 화장실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런 대단히 열악한 환경속에서, 정말 이 나라 정치인들이 싸놓은 배설물 위에서 그것을 치우기 위해 극한의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시민들을 위한 연예인들의 모습은 역대급 폭염속에 한잔의 시원한 청량음료와도 같고 극한의 추위속에 따뜻한 커피나 차 한잔이상의 의미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런 기회에 인기를 높이겠다는 생각은 정말 1도 없을 것입니다. 극우세력들은 여의도 행사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을 향해 욕설을 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식밖의 지적은 그들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을 아껴지는 팬들에게 전하는 마음이자 이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는 당연한 몸짓으로 풀이됩니다. 나라가 폭망하는데 음악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영화가 어떤 위치에 있을 수 있을 것인가를 너무도 잘 아는 양심의 발로이기 때문입니다.양심은 그냥 생기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장하는 과정속에 하나둘씩 키워진 바로 그 토양속에 자란 성장체이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위태로움속에 그냥 속으로만 담을 수 없어 터져나온 그런 판단과 행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정 연예인들은 자진해서 추운 밤 시민들을 위해 공연장을 열고 일부 연예인들은 선결제형식으로 추운 밤 커피 한 잔을 베푸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번 계엄령과 관련해 앞으로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 지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탄핵이 결정되어도 헌재의 판단이 남아 있습니다. 대통령의 결정에 찬동하는 극우세력들의 준동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존재를 방패삼아 앞으로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려는 여당의 강력한 돌출행동도 극에 달할 것입니다. 만일 탄핵 투표가 또 부결될 경우에는 더욱 험난한 여정이 뒤따를 것입니다. 목숨을 건 여야의 대결이 불가피하며 그들이 동원하고 계획하는 일거수 일투족이 앞으로의 정국 향방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나라의 앞날을 놓고 벌일 건곤일척의 격한 대결속에 심신의 피곤함도 짜증도 경제적 곤경도 대거 발생할 것입니다. 나라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나라의 외교는 사라지게 될 지도 모릅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도 더욱 날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고 극우와 극좌의 승부도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대단히 미안하고 피곤한 이야기이지만 지금 이 나라를 유지할 수 있는 조직은 국민밖에 없습니다. 내 나라를 나와 네가 지킬 수밖에 없다는 각오가 아니면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버티어야 합니다. 견디어야 합니다. 바로 이 땅은 지금 대통령도 지금 여야 국회의원도 아닌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우리의 손자손녀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북한군이 오판으로 위태로운 일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모든 것을 막아내야하는 것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바로 길거리에서 마주치고 전철에서 부딪히는 바로 우리 이웃들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나라의 앞날만을 생각해야 할 때인 것으로 보입니다. 배가 고파도 피곤해도 나라가 망하면 우리도 우리이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나서야 하고 서로 단결하고 보듬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4년 12월 1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