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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섯번째날 : 다가가는 서로의 마음]
"혹시...나 좋아..하나요?"
갑작스러운 민재의 말에 은채는 마시던 물을 내 뿜었다.
'이런걸 좋아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을까? 성준이 오버랩되는 이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이 온전히 이 사람만을 위한 마음일까?'
은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채로 성준은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아니면..다행인거고..나 좋아하지 마요..."
민재의 말에 괜한 오기가 발동했다.
'이런 나쁜남자같은 발언은 또 뭐람'
"왜요?"
"안 좋아한다면서요? 아니면 됐어요."
"아니 민재씨 말대로 안좋아해요. 알게 된지 일주일밖에 안 된 사람을 내가 어떻게 알고 그런 마음이 생기겠어요. 아니 그것보다도 왜 좋아하면 안돼요?"
민재가 테라스 밖으로 연기를 뿜으며 대답했다.
"그냥..아직은 누군가를 좋아할 만한 마음이..아니 누군가를 좋아하면 안될..아니..뭐 나는 그런 자격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사람이라서.."
"헤어진지 얼마 안 되었어요? 아니면 버림 받은건가?"
"글쎄요...헤어진지가 벌써...아니 안 헤어졌어요..헤어질 수가 없죠.."
알 수 없는 민재의 말에 은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은채씨는 남자친구 없어요?"
민재의 질문에 은채는 말문이 턱 막혔다. 그런 은채의 반응에 민재는 웃으며 대답했다.
"있구나 하하..왠지 그럴것 같았어.."
은채가 테이블에 올려진 민재의 담배갑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불을 붙이며 잠시 눈을 감았다.
'남자친구라.......'
눈을 뜨며 은채가 이야기했다.
"없어요. 남자친구..헤어진지 좀 됐어요"
잠시 후,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한낮에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그런데 뜨거운 햇살로 짜증이 나기 보다는, 눅눅해진 몸이 뽀송뽀송하게 건조되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아이스크림 사먹을래요?"
민재의 대답은 듣지도 않은채, 은채는 길가에 보이는 아이스크림 노점앞으로 냉큼 달려갔다.
"뭘로 먹을래요?"
밝은 성격이다 못해 천방지축인 은채를 보면서 민재는 참 걱정없어 보여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끔씩 은채의 얼굴에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나, 어제의 행동들이 민재로 하여금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사연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의도적인 밝음, 이중부정은 긍정의 의미인 것처럼 은채의 지나치게 밝음은 그 밝음 속에 말하지 못하고 있는 어두운 무언가를 감추고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게 했다.
"자! 그냥 쵸코민트 먹어요 난 딸기"
"어! 난 초콜렛 별로 안 좋아.."
"그럼 이참에 먹어봐요"
민재의 말을 끊어버리며, 어이없어 하는 민재의 손에 쵸코민트 아이스크림을 쥐어주고는 은채는 자신의 손에 든 딸기 아이스크림을 한입 크게 베어물었다.
"우와! 진짜 맛있어! 그거 알아요? 달콤한 거 많이 먹으면 걱정이 사라지는거?먹어봐봐요? 봐봐..녹고 있잖아. 빨리"
은채의 다그침에 떠밀려 민재는 자신의 손에 막 녹기 시작한 쵸코민트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었다. 민재는 사실 초쿌렛을 싫어했다. 먹고 나서의 입안에 가득 남는 텁텁함이 너무 싫었고, 쵸콜렛을 먹고 난 뒤에 피는 담배 연기까지 합쳐지만 입안에 형언할 수 없는 메케함이 가득해지기 때문에 쵸콜렛이 싫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인이가 살아생전에 입에 달고 살았던 것이기 때문에 해인이 떠난 이후로는 쵸콜렛을 입에 대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은채의 말 때문이었을까. 쵸콜렛의 달콤함이 목으로 넘어가서 머리위로 그리고 온몸으로 퍼지자, 기분이 좋아졌다. 은채가 얘기했던 걱정이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진 않았지만, 그 달콤함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 것은 틀림없었다. 민재의 눈썹이 위아래로 출렁인 것을 본 은채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거봐요! 맛있죠? 난 세상에서 쵸콜렛이 젤 맛있더라."
얘기가 끝남과 동시에 민재의 손에 들려있던 민트쵸코를 은채가 한입 베어 물었다. 깜짝 놀라는 민재의 표정을 보며 은채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왜요? 그럼 민재씨도 내 거 먹어요!"
은채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민재의 얼굴 앞에 들이 밀었다. 은채의 돌발행동에 민재는 무척이나 당황을 하면서도, 이런 은채의 천진난만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은채의 꾸밈없는 순순함이 예뻐 보였다.
"은채씨는 좋겠다."
"왜요?"
입안에 아이스크림을 우물거리며 은채가 물었다.
"그냥..걱정이 없으니깐"
그러자 은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답했다.
"왜 걱정이 없어요. 엄청 많지. 그냥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되겠죠 우와 앞에 벼룩시장인가 보다. 저기 가봐요"
역앞 광장에 펼쳐진 시장으로 달려가는 은채의 뒷모습을 보며, 민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시간..시간이 흘러가면 다 해결되겠지?'
민재는 자신의 손에 아이스크림이 녹아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고 생각에 잠긴채로 그렇게 은채의 뒤를 따라 걸었다.
"이거 어때요?"
은채가 옷을 내어놓은 노점 앞에서 보라색 반팔티를 하나 들고 자신의 몸에 갖다 대었다.
"너무 크지 않나?"
"아니 크기 말고 색깔봐봐요"
"색깔은 이쁘네요"
"오케이! 그럼 요걸로"
돈을 내고 티를 건네받은 은채가 그 티를 다시 민재에게 들이 밀었다.
"입어봐요!"
"네?"
"이걸로 입으라구요. 지금 남방이 너무 칙칙해 보여서.."
민재는 자신이 입고있는 하늘색 남방을 고개를 숙여 이리저리 훑어 보았다. 한번도 자기가 입고 다니는 옷들이 촌스럽다거나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십년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곁에 있던 해인이가 골라준대로 입고 다녀왔었다. 그게 민재의 스타일이었고 취향이 되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은채가 칙칙하다는 이유로 지금 입고 있던 남방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갑자기 민재는 기분이 나빠졌다. 은채가 해인이의 손떼 묻은것들이 기분이 나쁘다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자신이 내민 티셔츠를 받아들지 않고 굳게 입술을 다문채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민재의 모습에
은채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했다.
"싫어요? 그럼 뭐, 입지 말아요. 안 입으면 되지. 인상을 그렇게 쓰고 있나.."
자신의 가방에 티셔츠를 구겨 넣으며 성큼 앞으로 걸어가는 은채를 보며 민재는 어이없는 실소를 터뜨렸다.
'도무지 남의 기분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아가씨구만'
민재와 은채는 목적지 없이 그냥 걸었다. 발바닥이 조금씩 따갑다 싶을 정도로 걸었을 때쯤 눈앞에 백사장이 펼쳐졌다. 은채는 햇살 때문에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에다가 손부채질을 했다. 그러다가, 도저히 못참겠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아 더워, 우리 맥주 마셔요"
"네? 아직 낮인데? 아픈건 괜찮은거에요?"
"괜찮아요. 뜨거운데 하루 왠종일 몸을 말렸더니 하하. 지금 시원한 맥주를 안마시면 나 돌아버릴지도 몰라요"
민재는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은채를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좋아요. 한잔 합시다"
해변 가까이에 자리한 카페에 들어갔다. 은채는 테이블 의자에 앉으며 소리쳤다.
"아이고. 다리야"
민재는 은채의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웃어버렸다.
"왜 웃어요?"
"아니 그냥..좀..아니에요"
맥주가 나오자마자 은채는 단숨에 반병을 비워버렸다.
"이야. 진짜 시원해. 이렇게 맛있는 맥주는 처음 먹어봐요"
대답대신 미소만 짓는 민재를 못본척 하고 은채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우와 바다 봐봐요. 진짜 이뻐. 나는 저렇게 청록 빛깔 나는 바다색 있잖아요. 저걸 보면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구요."
계속 미소만 짓고 있는 민재를 바라보며 은채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에이 아빠 미소만 짓지 말고 바다를 보라구요. 저기 저기"
은채의 독촉에 민재는 마지못해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보았다.
눈이 부시게 빛나는 청록색 바다를 보니 은채말대로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 한구석이 뻥뚫려오는 그 기분에 작년 홀로 갔던 속초의 바다가 생각났다.
그 때의 겨울바다는 지옥 같았었는데, 시간이 흘러서일까 지금의 바다는 그냥 시간이 이대로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행복함을 느끼게 했다. 아니면 그 때와 달리 누군가와 함께 있어서일까. 설마 그게 은채라는 이유라면...
민재도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현기증이 밀려왔다. 자신의 앞에 놓인 맥주병을 들고 단숨에 비워버렸다. 탄산 가득한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자 목이 따끔거렸다. 바다에서 시선을 떼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은채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사람 때문일까..이런 마음이 드는 건?
[여행 일곱번째 날 : 사랑느낌]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오랜만에 느끼는 숙취로 인한 속쓰림에 민재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어떻게 된거지..'
어제 분명히 오후늦게 해변가에서 맥주를 한 잔 먹었던 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나선 기억이 드문드문 나기 시작했다.
'아..머리야..'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와 앉아 있을수도 없었다. 활처럼 몸을 구부려 잠시 엎드려 있다가, 다시 베개에 머리를 묻었다. 고개를 돌려 겨우 눈을 떴다.
'아..속이야..'
흐릿하게 보이던 방안이 또렷해졌다.
'몇 시지...'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걸 보니 분명히 날은 밝은 것 같은데 햇살을 보자 어지러워서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눈을 다시 떴다. 커튼앞에 보이는 가방, 옷... 민재의 것이 아니었다.
화들짝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방을 둘러보았다. 낯이 익었지만, 민재의 방은 아니었다. 어제 새벽에 있었던 은채의 방이었다.
'아 이건 대체 또 무슨 경우람..'
기억이 나지 않은 어제의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과 당혹스러움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안 어딘가에도 은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목이 말라왔다. 물을 마시려고 침대에서 내려와 땅을 밟았을때, 물컹한 느낌이 발끝으로 전해졌다. 그와 동시에 "악" 하는 은채의 비명이 민재의 발 아래에서 터져나왔다. 민재는 반사적으로 얼른 몸의 무게중심을 옮겼고, 중심을 잃으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무릎을 바닥에 쿵하고 내려찌으며 넘어진 민재는 조금전에 자신의 밟은 은채를 바라보았다.
침대 바로아래에 딱 붙어서 아까 밟힌 팔을 어루만지면서도 졸린 눈을 못뜨고 있는 은채를 바라보며
민재는 은채에게 기어가서 말했다.
"은채씨 괜찮아요?
"으..음.."
너무 피곤해서 곯아떨어진 탓인지, 깨지 않고 몸을 뒤척이며 다시 잠에 빠져든 은채를 보고 민재는 조심스레 뒷걸음치며 일어나려고 했다. 그 때 갑자기 은채의 두 팔이 민재의 목덜미를 감쌌다.
"으윽..."
피할 새도 없이 그렇게 민재는 은채위로 쓰러졌다. 민재의 심장이 터질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숙취 때문에 아프던 머리 꼭대기까지 피가 솟구치며 머리끝에서 종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잠시후 둘은 야외의 벤치에 누워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이 살짝살짝 얼굴에 와 닿으며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과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 노곤해지며 둘은 서로의 어깨를 벤 채로 벤치에 누워있었다. 그 때 은채가 입을 열었다.
"근데...해인이라는 사람이...누구에요?"
민재가 깜짝 놀라 허리를 일으키려고 하자, 은채가 민재의 머리를 손으로 눌러 못 일어나게 했다.
"전에 사귀던 사람이에요?"
"은채씨가..어떻게...해인이를..."
"아니 술버릇이 좀 고약해야 말이죠..진상이 따로 없던데..."
"...."
민재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제의 시간이 원망스러웠다. 은채가 해인이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히 술에 취한채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했을 게 뻔한데, 도무지 기억을 짜내고 짜내도, 지워져버린 어제의 잔편들은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어제 뭐라고 하던가요?"
"우와 기억도 안나나보네..심하다"
"말해봐요"
"됐어요"
"말해봐요"
"됐다니깐"
"아 진짜 말해보라니깐"
민재의 음성이 자신도 모르게 커졌다. 은채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참나 적반하장이네 이 사람..어제 기억안나요? 내 앞에서 해인아 해인아. 나는 진짜 누가 죽은 줄 알았어. 그렇게 울고 불고, 나중엔 내 얼굴 잡고 울면서 해인아 해인아"
민재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벤치에서 몸을 일으켜 걷기 시작했다. 민재를 따라 몸을 일으킨 은채는 자신을 놔두고 걸어가고 있는 민재를 향해 소리쳤다.
"아! 같이가요! 진짜 연애 한번 안해 본 사람, 과거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되게 생색내네, 같이 가자구요!"
뛰어오는 은채를 기다려주지 않은 채, 민재는 공원을 빠져나가 버렸다.
잠시 후, 민재와 은채는 어제의 해변가에 앉아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은채는 행복한 찌푸림을 하고, 소리쳤다.
"캬! 좋다!"
"아니 술이 또 들어가요? 나는 진짜 아직도 속이 아픈데?"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카페의 의자대신 모래위에 둘이 앉아 있었는데, 햇살이 뜨거워 금새 땀이 차 올랐다.
"어머 그러고 보니, 내가 사준 티 입었네"
은채의 말대로, 민재는 어제 은채가 사준 보라색 반팔티를 입고 있었다.
"왜 입었어요? 그렇게 입기 싫어하더니.."
"그냥...이쁘잖아요..."
"치..그렇게 입으라고 할때는 안입더니...아 더워"
은채는 모래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바다로 뛰어들었다. 민재는 은채를 말릴틈도 없이, 은채가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머리끝까지 바다물에 담궜다가 수면위로 상체를 내밀자 몸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햇빛에 반사되어 흡사 은채몸 주위로 금테를 두른것과 같은 착시가 일어났다. 은채는 계속 바다에 몸을 담근채 머리를 뒤로 한번 쓸어넘기고 민재를 향해 손짓을 하며 소리쳤다.
"들어와봐요. 엄청 시원해요"
자신의 이야기에도 꿈적도 하지 않는 민재를 바라보며 들어오라는 얘기를 두 번 더 소리쳤음에도, 꿈적도 않는 민재를 보며 은채는 물밖으로 달려나왔다. 그리고 앉아 있는 민재를 향해 냅다 달려가서 민재의 등에 업히며 매달렸다. 온통 젖은 은채의 몸의 물기가 민재의 옷에 묻어버렸다. 은채의 몸에서 민재의 몸으로 전달되는 차가운 물기운과 달리 민재의 팔과 등으로 전해지는 은채의 몸은 부드럽고 뜨거웠다. 민재는 또다시 이상한 기분이 들어 얼른 은채를 내려놓으려 했지만, 워낙 힘을 주고 메달려 있어서인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에라이 모르겠다'
민재는 은채를 업은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냅다 뛰었다. 은채의 행복한 비명이 주변에 앉아 있던 여러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그들이 이 둘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저 행복해 보이는 커플을 바라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민재는 은채를 업은채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은채는 민재에 안긴채로 그리고 민재는 은채를 손으로 받친채로 바다속으로 머리 끝까지 몸을 담궜다가 참았던 숨을 뿜으며 몸을 일으켰다. 바닥에 발을 디딘채로 선 민재의 허리에, 은채는 두 다리로 감싸고, 민재의 목덜미에 은채의 팔이 감쌌다.그리고 서로가 같은 눈높이로 마주보게 되었다. 둘의 가슴은 그 어느때보다 요동치기 시작했다.
민재는 자신의 관자놀이 핏줄이 툭툭 거리며 튀어오르며 이러다가 머리가 터져버리는 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였다.
이윽고 서로의 동공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었다. 자신의 입술 사이로 느껴지는 부드러움에 머리가 하얘지고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주변의 시선이나 장소따위 신경도 쓰지 않은채 한참을 그렇게 서로의 입술을 느끼다가, 민재는 은채를 앞에 메단채로 바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대로 안은자세로 모래사장위에 드러누웠다. 그리고 다시 민재는 은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첫댓글 이두사람이제행복한모습을볼수있겠죠
이제부터 이 두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마지막의 반전두요~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사랑을 했음 좋겠어요^^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사랑을 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