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멀리 뉴질랜드에 와 있습니다.
오클랜드, 퀸스타운, 크라이스트처치를 거쳐 아들집이 있는 웰링턴에 돌아왔습니다.
이곳에 와서야 겨우 컴퓨터 앞에 앉을 수가 있어서 소식 전합니다.
이곳은 여름이라 꽃이 만발한데 특히 '푸후투카와'라는 빨간꽃이 인상적입니다. 커다란 나무에 피는 꽃인데 꽃잎이 마치 빨간 실처럼 생겼어요.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1월까지가 절정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나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가을이면 은행잎들이 거리에 노란 카펫을 깔아주는데 여기선 빨간 카펫이 펼쳐집니다.
이번 여행에선 남섬에 있는 테카포호수에서 별을 보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그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테카포호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별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별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걱정했는데 저희가 도착하자 고맙게도 하늘이 맑게 개어서 아름다운 호수와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커서 저절로 바다라고 말하게 되던 호수의 물빛도 아주 매혹적이었습니다. 사진엔 그 빛깔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파란색도 초록색도 아닌 맑은 비취색이었습니다. 여름인데도 호수 건너편 산에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하늘과 눈 덮인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절경을 보며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셨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밤에는 호수로 나가서 별을 만났습니다. 별보다 아름다운 보석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황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남십자성이 은하수 위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제 카메라로는 별을 찍을 수 없어 사진을 빌려왔어요.
아래는 번지점프의 세계적 명소랍니다. 작은 아들은 여기서 번지점프를 했어요. 두 팔을 새처럼 벌리고 멋지게 뛰어내려 물속에 손을 집어넣었어요. 머리까지 넣겠다, 손만 넣겠다, 물에는 닿지 않겠다고 미리 주문을 하면 줄의 길이를 조절해줍니다. 아들이 뛰어내리자 주위 사람들이 '원더풀!' '엑설런트!' 하면서 찬사를 보내주어서 자랑스러웠는데 정작 본인은 정신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우리 집안에서는 최초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요. A형인 큰아들은 겁난다며 안 뛰었는데 O형인 작은 아들은 출발 전부터 여기서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한 걸 보면 역시 O형이 더 용감한가 봅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사람도 자연도 여유롭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자연이 여유롭기 때문에 사람이 여유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가로 가서 서면 먹을 것을 달라며 오리와 갈매기들이 모여듭니다. 사람을 겁내기는 커녕 바로 옆에까지 와서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챕니다. 놀랍게도 참새들까지 곁으로 다가옵니다. 한국의 새들은 경계심이 많아서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기 바쁜데 이곳 새들은 그렇지 않네요.
올해는 여러분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밤하늘이 있는 경치는 무척 운치가 있어 보이는 곳이네요^^
번지점프는 생각만 해도 무섭지만 저도 한번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멋진곳이네요^^
따뜻하고 좋은 경치의 여유로움이 멋져 보입니다^^
와! 멋있네요
하늘의 별들이 환상적입니다!!!
うらやましい(^-^)
私も行きたいです
우와~~첫사진 보고 시작해서 마지막 사진까지 보고 나니 뉴질랜드에 너무 가보고 싶어지네요!!
이 글과 사진을보니,완전 다른세상 이네요. 아름답고, 멋집니다..
뉴질랜드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