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닭이봉’을 검색하면 한국지명유래집 충청편 지명에서,
“충청북도 옥천군의 군서면 금산리·행정리·사정리와 충남 금산군 추부면 성덕리 경계에 있는 산(고도:508m)이다. 닭이봉의 지명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대동여지도』에 ‘계현(鷄峴)’으로 관련 지명이 표기되어 있다. 계현은 『조선지지자료』에 ‘계치(鷄峙)’로 기록되어 있고, 같은 책에 ‘계산(鷄山)’이 따로 기록되어 있다. 또 계현과 계산의 한글 이름, ‘달기’와 ‘달기산’도 함께 소개하였다.
『한국지명총람』에는 ‘닭의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도 소개되어 있다”
자료의 고도가 508m이니 금산 ‘닭이봉’이 확실하나 이 자료는 위치부터 잘못되어 있어 ‘계치·계현·계산·달기·닭의산’ 등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철마산(鐵馬山 469.5m)’은 “산의 모양이 말처럼 생겼다하여 유래한 지명이라하고, 또 산꼭대기에 무쇠로 만든 철마가 있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금산군 추부면에는 이 철마산 말고도 ‘429m 철마산’과 ‘342m 철마산’이 또 있다.
‘성재산(460.6m)’은 지형도에는 나와있지 않으나 카카오맵에서 보이는 이름이다.
자료에서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아마도 성(城)이 있어 ‘城在山’일 것이라 보았다.
이 일대에서 여러 성터가 보이는 건 신라와 백제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전략적 여충지였기 때문이리라.
‘닭이봉’ 동쪽 능선으로 200여m 진행하면 무수한 성돌들이 무너져 있다.
이 산성이 신라계 산성으로 알려진 ‘용문산성(龍門山城)’이다.
‘남부여(백제)’ 산성으로 알려진 ‘금성산성’과 ‘핏재산성(마수리산성)’, 그리고 ‘계원봉보루’와 동일 능선 상에 있다.
신라는 금산벌에 포진한 남부여 방어선을 정탐할 목적으로 ‘용문산성’을 축조하였다.
나는 용문산성이 있는 이 산에다 ‘용문산(龍門山 510m)’ 표지기를 급조한 뒤 걸었다.
‘금산 인삼랜드휴게소(대전)’에서 닭이봉으로 오르는 길은 ‘용문동천(龍門洞川)’을 통해 능선으로 붙게 된다.
이 길은 용(龍)이 드나든다는(門) 수려한 골짜기(洞).
‘용문동’이라는 지명은 군북면 내부리에 있는 ‘용문(龍門)초등학교’에서 찾았다.
‘철마산의 준령이 병풍 이루고
용문동 맑은 물이 굽이 치는데
서기 어린 진악산 바라다 보며
아담히 자리잡은 우리의 용문 -용문초등학교 교가-’
철마산 직전의 안부는 ‘일월이재’다.
‘일월이재 (385m)’는 ‘일흔이고개’를 말하는 듯하다.
도적패들이 이곳을 점거하는 바람에 철마산을 넘을 때는 70여명이 함께 모여야만 넘을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재의 또다른 이름은 ‘이루리재’, 또는 ‘이룰재’다.
옛 사람들이 ‘재를 넘어 외지로 나가야만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일까’
네이버 지도에 ‘이룰재’를 검색하면 철마산 밑 심북봉 옆에 있어 위치는 조금 틀리게 나온다.
이는 신작로가 나면서 경사도와 편의성을 감안하여 인근 마을과 연계했기 때문이다.
철마산 넘어 ‘천마산 바위성 400m’ 이정표·안내판을 보았으나 포기하였다.
이는 ‘철마산 범바위’인 듯하였으나 우리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새모가지산’을 가기 위하여 돌아서고 말았다.
‘새모가지산(315m)’은 ‘새모가지(조항鳥項)’를 닮아 지어진 이름으로 잘록한 모가지 위에 살짝 솟아 있었다.
오늘 산행은 다양한 산행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코스였다.
교통의 편의성(휴게소)과 적당한 산행거리(원점회귀), ‘용문동천’의 수려함만으로도 충분했다.
거기다 360도 뷰가 펼쳐지는 가칭 ‘닭이1봉’과 자료에선 찾을 수 없었으나 ‘용문산성’의 역사성, 그리고 친절한 이정표도 한몫했다.
한편 ‘금산군 군북면 외부리’는 지리산 빨치산 부대(일명 남부군)의 총사령관 이현상(李鉉相)의 고향이다.
☞ 이현상 최후지·아지트,지리산 역사관
코스: 금산인삼랜드휴게소(대전)-용문동천-닭이봉-성재산(460.6,왕복)-용문산(510,산성터)-기도바위-일월이재-새모가지산갈림길 이정표-철마산(U턴)-새모가지산갈림길 이정표-331.3m-너럭바위-새모가지산(315)-묘-철계단-포장임도-금산인삼랜드휴게소
궤적
8.4km에 4시간 20분.
고도표.
미리 준비한 표지기(닭이봉·城在山·鐵馬山)에다 龍門山(용문산)과 새모가지산을 추가하여 다섯 봉을 함께 올렸다.
안내판에서 가리키는 '닭이봉'이 전망 암봉인 가칭 '닭이1봉'이지만 여기선 생략하였다.
대진고속도로 '금산인삼랜드 휴게소(대전)'에 버스를 댔다. 휴게소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
'콜핑 등산복' 매장 우측으로 난 철문이 산길의 시작점이다.
철문으로 나간 뒤...
돌아보는 모습이다.
철문을 통과했다면 우측으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통해...
막다른 지점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본격 산길진입. * 하산한 지점은 현위치 우측(트럭 뒷편) 수로를 따라 내려섰다.
<카톡으로 받은 한덤 님의 사진> 차단기를 넘어가면...
용문동천의 시작이다. 여름산행지로도 부족함이 없을 것.
첫 이정표에 닭이봉이 1.68km.
드러난 암반을 따라...
용문동천은 깊숙이 파고든다.
잘 닦여진 산길.
산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용문동천.
용들이 드나드는 용문인 것.
친절한 이정표에서...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용문동천을 벗어난다.
곧 묵묘가 있는 능선에 올라서...
이정표를 일별하고...
더욱 뚜렷해진 능선길을 따른다.
칼등으로 난 무덤들.
묵묵히 오르다보니 좌측으로 조망이 트인다. 고속도로 건너 남부여 보루가 있다는 '계원봉(353.5)'인가?
<카톡으로 받은 한덤 님의 사진>
<파노라마>
고속도로 건너 좌측이 계원봉이라면 그 우측으로 장령지맥의 금성산일 것. 모두 남부여(백제)의 보루와 산성터이다.
가파른 암봉을 오르며...
고개를 들어본다.
다시 펼쳐지는 산하.
아까부터 보아온 휴게소 너머 계원봉.
돌아서는 능선길에 우측으로 철마산인 듯하고, 능선 뒷쪽으로 살짝 고개내민 산은 발군산(402.2) 맞남?
고속도로 건너 멀리 대둔산 방향.
<동영상> 닭이봉에서의 유희(遊戱)
가칭 '닭이1봉'에서 건너 솟은 봉우리가 시야를 가린다. 닭이봉을 가린 486.6m봉이다.
닭이봉에 올라...
표지기를 건 뒤...
10여분 만에 성재산을 찍었다.
성재산에는 성곽의 흔적이 없었으나 아래에서 보았을 때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는 말처럼 '성이 있는 산'으로 불리게 되었을 것.
성재산을 다녀오는 데 대략 20여분이 걸렸다.
우리는 닭이봉 산정에서 간단요기를 하였고, 나는 맥켄으로 정상주를 대신하였다.
그리고 출발. 살짝 솟은 봉우리에 돌무더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성돌들을 조심스레 타고 오르며 옛 신라인들의 손길을 느낀다.
신라계 산성으로 알려진 ‘용문산성(龍門山城)’이다.
성돌들을 밟고 오르면 제법 널따란 평지.
용문산성이 있으니 '용문산'인 것. 현장에서 표지기를 급조한 뒤...
아무런 표식없는 산정에 매달았다.
조망이 열리는 곳에 눈에 익은 인상착의는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
장령지맥은 가운데 방화봉(555.1)과 우측 나무에 가린 국사봉(667.5)을 휘돌아...
서대산 우측 멀리 고개 내민 장령산(?)에 이르게 된다.
국사봉 우측으로 천태산 대성산 방향의 산군들도 고개를 내밀었다.
<당겨본 사진> 좌측 국사봉에서 우측 멀리 천태산까지.
곧 우측으로 '절터·용문동 이정표' 갈림길을 만나고...
더 진행하자 일군의 바위들이 나타난다.
흡사 고인돌을 닮아 '고인돌 바위'라고 명명하고 싶었지만...
'기도바위'란다. 바위를 통과하려면 기도를 하듯 고개를 숙여야만 했으니 그렇게 명명한 듯하다.
'외부2리 뒷산(새모가지산)'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지점이 '일월이재'.
철마산을 오른 뒤 이정표가 가리키는 '새모가지산'을 가기 위하여 이 지점으로 되내려 오기로 하였으나...
조금 더 나아가자 '부탕골'이라는 이정표가 '새모가지산' 방향의 능선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정표에서 '천마산 바위성'을 계속 가리키고 있고...
'전마산 바위성' 안내판도 걸려 있다. '(외부)'란 글자는 남부군 이현상의 고향인 '군북면 외부리'를 말하는 듯.
'철마'를 '천마·전마'로 쓴 건 오기(誤記)로 보인다.
철마산에 올라...
'천마산 바위성'이정표를 본다. 아까도 400m이더니 지금도 400m다.
표지기를 건 뒤 애써 무시하고...
사진을 찍은 뒤 돌아섰다.
철마산에서 건너편 암봉인 '닭이1봉'과 닭이봉 능선을 바라보다...
아까 보아두었던 '부탕골' 갈림길 이정표에서 '새모가지산'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일월이재'까지 내려가지 않고 터닝을 하여 능선을 따랐다.
금산읍 방향 진악산(?)인가?
3321.3m봉에서 내려서다 발아래 보이는 작은 봉우리가 '새모가지산'이다.
내려서는 길은 커다란 암반이 넓게 펼쳐진 암반지대. 방향만 잡고 조심스레 길을 찾았더니...
암반과 암반 사이의 틈새로 오래된 표지기가 나풀거린다.
빛바랜 표지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용문동둘레길-용문동지킴이'다.
새모가지 안부에 내려서 내려온 방향의 암반부를 올려다 보다...
그 암반부를 피해 우측 틈새로 내려오는 길을 쳐다본다. 암반부와 암반부의 틈새다.
이제 가녀린 새모가지를 타고...
'새모가지산(315)'을 올랐다. '새모가지'는 '새목' 또는 '조항(鳥項)'으로도 읽힐 수 있을 것.
<카톡으로 받은 한덤 님의 사진> 새모가지산에선 촉각을 곤두세운 뒤 좌측으로 꺾어...
묵묘와...
묘 1기를 내려서며...
용트림하는 소나무를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소나무는 생동감있게 살아있어 '용송(龍松)'이라 명명하였다.
조심스레 내려섰더니 자종차 소리가 들려오는 고속도로 위에 섰다. 아래를 내려다보다 우측으로 철계단이 보여...
타고 내려서기로 했다.
철계단은 수로 옆으로 나있어...
수로를 따라 내려서면...
아까 올라간 '용문동천' 입구다.
수로를 따라 내려서는 길.
원점회귀를 이루기 위해 '금산인삼랜드휴게소(대전)'로 향해...
좌측 철문을 들어간다.
대기하고 있는 우리 버스.
전원 무사귀환을 확인한 뒤 한 시간을 넘게 버스이동하여...
진주에 있는 '두루춘풍' 식당에 왔다. <진주시 문산읍 삼곡리 1142-1>
'참숯 초벌 두루치기'에 술과 밥을 곁들인다.
나는 식사시간이 술·밥 겸해 한 시간은 됐으면 하고 바라지만 30분이면 모두 일어나고 말아 늘 섭섭하다.
덕천동에서의 섭섭주는 피곤함을 구실로 늘 회피하지만.
- 어디에선가 들었던 이야기 -
"사람은 길을 만들고,
길은 사람을 만든다"고 하였다.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행복한 일요일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