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일체유부(줄여서 '유부'라 함)는 부파불교시대 상좌부파를 대표하는 불교로 7, 8세기 상카라 학파가 불교를 공격할 때 주로 유부 불교를 대상으로 했을 정도로 명실상부 부파불교를 대표하던 불교가 됩니다.
그러니 4 아함 가운데 가장 중요한다고 할 수 있는 <잡아함경>의 원본이 유부의 <잡아함경>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부는 3세양중인과설을 받아들였기에.. <잡아함경>을 보면 유부의 주장을 옹호하는 듯한 부처님 말씀이 종종 발견됩니다.
그런 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298. 법설의설경>이라고 봅니다.
님들은 왜 이 경이 유부의 주장을 옹호하는 경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298. 법설의설경(法說義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고 하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연기법(緣起法)에 있어서 그 법에 대한 설명[法說]과 뜻에 대한 설명[義說]을 말하리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무엇이 연기법의 법에 대한 설명인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이것을 연기법의 법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이 연기법의 뜻에 대한 설명인가?
1.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고 한다면 그 어떤 것을 무명(無明)이라 하는가?
1.1. 만일 과거를 알지 못하고 미래를 알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알지 못하며,
1.2. 안을 알지 못하고 밖을 알지 못하고 안팎을 알지 못하며,
1.3. 업(業)을 알지 못하고 과보(果報)를 알지 못하고 업과 과보를 알지 못하며,
1.4. 부처님을 알지 못하고 법을 알지 못하고 승가를 알지 못하며,
1.5.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발생을 알지 못하며, 소멸을 알지 못하고 길을 알지 못하며,
1.6. 인(因)을 알지 못하고 인이 일으키는 법을 알지 못하며,
1.7. 착함과 착하지 않음을 알지 못하고, 죄가 있고 죄가 없음과
1.8. 익히고 익히지 않음과 못나고 뛰어남과 더럽고 깨끗함과
1.9. 연기에 대한 분별을 모두 알지 못하며,
1.10. 6촉입처를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지 못하고,
1.11. 이러저러한 것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며,
1.12.빈틈없고 한결같음[無間等]이 없어 어리석고 컴컴하며,
1.13. 밝음이 없고 크게 어두우면 이것을 무명이라고 하느니라.
2.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는가?
행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몸의 행[身行]·입의 행[口行]·뜻의 행[意行]이니라.
3.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식(識)이라고 하는가?
6식신(識身)을 이르는 말이니, 안식신(眼識身)·이식신(耳識身)·비식신(鼻識身)·설식신(舌識身)·신식신(身識身)·의식신(意識身)이니라.
4. 식을 인연하여 명색(名色)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명(名)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네 가지 형상[色]이 없는 음(陰)이니, 즉 수음(受陰)·상음(想陰)·행음(行陰)·식음(識陰)이니라.
어떤 것을 색(色)이라고 하는가? 4대(大)와 4대로 만들어진 것을 색이라고 말한다.
이 색과 앞에서 말한 명을 합해 명색이라고 하느니라.
5.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入處)가 있다 하니, 어떤 것을 6입처라고 하는가?
6내입처(內入處)를 일컫는 말이니, 안입처(眼入處)·이입처(耳入處)·비입처(鼻入處)·설입처(舌入處)·신입처(身入處)·의입처(意入處)이니라.
6.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접촉[觸]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6촉신(觸身)이니, 안촉신(眼觸身)·이촉신(耳觸身)·비촉신(鼻觸身)·설촉신(舌觸身)·신촉신(身觸身)·의촉신(意觸身)이니라.
7.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느낌[受]이라고 하는가?
3수(受)를 이르는 말이니, 괴롭다는 느낌·즐겁다는 느낌·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이니라.
8.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애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3애(愛)이니, 욕애(欲愛)·색애(色愛)·무색애(無色愛)이니라.
9.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취함[取]이라고 하는가?
4취(取)이니, 탐욕에 대한 취함[欲取]·소견에 대한 취함[見取]·계에 대한 취함[戒取]·나에 대한 취함[我取]이니라.
10.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존재[有]라고 하는가?
3유(有)이니, 탐욕의 존재[欲有]·빛깔의 존재[色有]·빛깔이 없는 존재[無色有]이니라.
11.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태어남[生]이라고 하는가?
만일 이러저러한 중생들이 이러저러한 몸의 종류로 생겨나, 뛰어넘고 화합하고 태어나서 음(陰)을 얻고, 계(界)를 얻고, 입처(入處)를 얻고, 명근(命根)을 얻으면 이것을 태어남이라고 하느니라.
12.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늙음[老]이라고 하는가?
만일 털이 하얗게 세고 정수리가 벗겨지며, 가죽이 늘어지고 감각기관이 문드러지며, 사지가 약해지고 등이 굽으며, 머리를 떨어뜨리고 끙끙 앓으며, 숨이 짧아져 헐떡이고 앞으로 쏠려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몸이 시커멓게 변하고 온몸에 저승꽃이 피며, 정신이 희미해져 멍청히 있고 거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쇠약해지면 이것을 늙음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죽음[死]이라고 하는가? 이러저러한 중생들이 이러저러한 종류로 사라지고, 옮기며, 몸이 무너지고, 수(壽)가 다하며, 따뜻한 기운이 떠나고, 명(命)이 소멸하여 음(陰)을 버릴 때가 이르면 이것을 죽음이라고 한다.
이 죽음과 앞에서 말한 늙음을 합해 늙음과 죽음이라고 한다. 이것을 연기의 뜻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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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 무명의 뜻을 보면.. 3세를 잘 모르고, 4성제를 모르고, 연기를 모르는 것을 무명이라 하고 있습니다.
당연이지요. 그런 것을 모르면 무명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연기법 공부를 시작해 무명이 무엇인가? 하는 설명 속에 연기를 모르는 게 무명?.. 좀 거시기 하지요?..^^
2. 그 뿐 아닙니다. 행은 신/구/의 3행으로 설명하고,
식은 안이비설신의 6식으로 셜명하고 있습니다.
설명은 맞습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설명은 5온 존재라는 전제하에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닙니까?
그러니 명색은 그대로 5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3. 이렇게 이미 존재하고 있는 5온 존재라면..
그떄 6입은 6근의 활동이라고 해석해도 문제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4. 마침 파초님께서 니까야 공부방에 <쌍윳다 니까야>에 같은 경을 올려 주셨는데..
그곳에서 무명에 대한 설명은 단지 [고/집/멸/도 4성제 모르는 것]이라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보면 <잡아함경>을 편집한 유부와 <쌍윳다 니까야>를 편집한 남방 상좌부의 의도를 엿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무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성황에 따라 여러가지로 설명하셨을 겁니다.
유부에서는 무명 설명을 통해 불교가 무엇인지 전체적인 감을 잡도록 설명이 길어 집니다.
그에 반해 남방 상좌부에서는 4성제를 강조하기 위해 그것만을 제시합니다.
연기의 설명이 나오는 SN.12 첫부분이 그 내용이더군요.
헌데 유부의 무명의 설명은 참 자세하게도 나와 있습니다.
무명이 십이연기의 맨 앞에 나온 이유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지금 이 상태, 불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연기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존재를 존재로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의 삶, 그 삶에서 비롯된 고통들, 그것의 시작이 바로 지금 여기라는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무명이란 유부 경에 나오는 설명처럼 그런 모두를 잘 모르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남방 상좌부 경에 나오듯 4성제를 모르는 것이 무명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이 나오기 전에 4성제에 대해 누가 알고 있었을까요?..
그것은 애초에 4성제를 아는 부처님이 계셨다. 그러다 홀연히 무명이 생기니 혼돈이 되었다..
이윽고 석가모니가 나타나 다시 무명을 밝혔다.
하는 스토리인가요?..
그리 알면서 해석해 보면..
증장의 연기법이 아닌 발생의 연기법에서는..
무명은 잘 모르는 상태(마음)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잘모르니 알고 싶은 의지(=행)가 생깁니다.
의지가 알려는 마음(=식)을 생기게 합니다.
식은 임의로 대상을 설정(=명색)합니다
대상을 안다는 것은 아는 자(=6내입)와 알려지는 것(=6외입)이 생겼다는 겁니다...
그렇게 보기에 유부의 <법설의설경>의 각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오히려 유부의 의도가 개입된 편집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