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행성 중에 가장 뜨거운 곳은 어디일까요?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입니다. 낮 기온이 자그마치 섭씨 430도에 달합니다. 지구는 천왕성, 해왕성만큼 태양에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수성만큼 가깝지도 않습니다. 태양으로부터 가장 완벽한 거리에 있는 ‘골디락스(Goldilocks)’, 즉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에 사는 우리입니다.
정말로 감사할 일입니다. 그런데 학자들은 태양과의 거리만을 놓고 본다면, 지금의 평균 기온인 15도가 나올 수 없다고 말합니다. 15도가 아닌 영하 18도 언저리가 맞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이 살 수 있는 적당한 온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태양이 빛을 내지만, 지구 역시도 빛을 내고 있습니다.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고, 그 열로 뜨거워지고, 그 에너지를 다시 우주로 흘려보내며 빛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온도를 낼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행성처럼 태양에게 받는 열에너지로만 온도를 유지하려 했다면, 생명체가 살기 힘든 곳이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 삶의 원칙을 깨닫게 됩니다. 받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주님으로부터 받을 것만 생각한다면, 이 세상을 제대로 살 수 없습니다. 나의 역할, 즉 나의 사랑 실천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는 길에 많은 군중이 함께합니다. 주님의 놀라운 말씀과 행적에 사람들은 열광했던 것이지요. 특히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여기에 빵의 기적까지 행하시는 것을 보고 이분과 함께한다면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이 세상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끝까지 쫓아갈 기세입니다. 자기가 할 일은 그저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따라가는데 조건이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27)
미워한다는 것은 감정적인 증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덜 사랑하다’ 또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세상의 것보다 하느님 뜻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보다도 하느님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몫입니다. 그런데 자기 해야 할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당연히 해 줘야 한다는 식으로만 생각하고 또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의 명언: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고사성어).
첫댓글 빠다킹(조명연 마태오)신부님 강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