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기간을 잡기가 애매했다.
교장선생님과 행정실장은 “한달동안 병가를 낼 수 있으니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출근하라”고 하지만 마냥 그럴 수 만은 없지 않는가?
다른 환자의 “수술 후기”를 보니 병원 입원기간이 7일이고 퇴원시 거의 소변줄은 떼고 나온다고 하지만 그후 환자에 따라 기저귀를 얼마나 차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제 각각이다.
빠른 환자는 일주일, 한달은 보통이고 1년까지도 차는 환자가 있다고 한다. 외부로 기저귀 찬 표시가 나지 않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그래서 나의 병가는 2주를 내기로 했다
사람들은 병원에서 암과 같이 중병 판정을 받으면 의사의 오진 가능성을 의심하여 적어도 종합병원 세군데는 더 다녀 보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나도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 믿지기 않아, 재 확인을 위해 조직 검사한 자료를 요청을 하는데 이게 또한 쉽지 않다. 왜냐하면 CD는 그냥 만들어 주지만, 암은 슬라이드로 만들어 지는데 의사에게 진료를 신청하여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타 대학병원으로 갖고가야 하는데 조직검사 자료를 담당의사에게 요청하면.. 그 의사가 “나를 못믿겠다는 거냐?” 혹은 “나를 무시하는 거냐? 앞으로 나에게 오지 말라”면서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매우 망설여 진다
그래서 친절한 간호사를 붙잡고 늘어지며.. 좋은 방법이 있는지? 상담을 했다. 간호사 왈 “그러면 일반의에게 진료 신청을 해서 부탁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와~~”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왜 진작 생각을 못해 냈을까? 당장, 같은 비뇨의학과 일반의에게 진료를 받으며 조직검사 자료를 신청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간호사실에서 “생검”을 원하느냐 “염색”을 원하느냐? 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무조건 “다 해 달라”고 하고 수납에 계산하러 갔더니 무려 26만원이 나온다. “아니~~~ 이건 아니잖아”
알아보니 생검은 조직검사를 할 때 떼어낸 생체 그대로를 말하고, 염색은 생체에 암이 있는지 검사할 때 염색을 하는 과정을 거친 것을 말한다는 것을 귀동냥을 해서 알아내고 염색한 것을 달라고 하니 그제서야 6만원을 내란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끝났는데.. 타 대학병원에 가서 바보 짓을 했으니..
슬라이드(염색검체)와 이전 병원의 결과지를 의사에게 제출했는데 의사는 최초 진료병원과 똑 같이 “악성암이니 수술해야 된다”며 입원 수속을 밟으라고 한다
그런데 의사는 슬라이드를 볼 생각은 하지않고 먼저 병원에서 작성한 “결과지”만 보고 앵무새 같이 똑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아차! 내가 “슬라이드 재판독” 요청을 하지 않고 무조건 의사의 진료를 받는 실수를 한 것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암 판정은 의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의 병리사가 환자로부터 채취한 생체를 얇게 잘라서 염색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암 여부 및 악성도를 판정하는 것이다
의사는 병리사의 판독 결과와 기타 각종 검사자료(CT, MRI 등)를 종합검토해서 환자의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 대학병원에 의뢰할 때 슬라이드를 병리사가 재 판독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건너뛰고 의사 진료만 받았으니 하는 말은 똑 같을 수 밖에..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기운이 쭉 빠지면서.. 예약하기도 힘드는데 꼭 이렇게 까지 해야되나? 싶어.. 재확인 과정은 그만 여기에서 중단하고 말았다. 내가 최초 진료를 받은 곳도 유명 대학병원인데 설마 틀릴리야 있겠나? 싶어 포기한 것이다
암 수술 과정은 어떨까?
의사는 수술전에 환자의 각종 자료(MRI, CT, 조직검사 결과)등을 검토하여 수술 계획을 세우는데 의사가 신이 아닌이상, 수술을 하기 전에는 “장님 코끼리 만지 듯” 자세히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전립선 뿐아니라 암 전이 가능성이 높은 주위의 정랑, 림프절 등 장기를 함께 떼어낸다. 만약 전립선만 떼어냈다가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됐다는 것이 확인 된다면 재 수술을 할 수도 없으니 몽땅 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떼어낸 전립선은 환자치료를 위한 중요한 연구자료가 되는 것이다. 마치 우주로켓이 달이나 화성에서 채취해온 원석처럼..
만약 수술로 적출한 전립선 내부에 암이 들어 있다면 다행인데, 전립선 표피에 암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우리가 사과를 칼로 반을 쪼개서 썩은 부분을 발견했다면 맞 닿은 반대편 부분도 썩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듯이 전립선도 또한 같다.
전립선의 표피에서 암이 발견됐다면 이웃에 붙어 있는 다른 장기에도 전이 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전립선암 수술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암수술후 외래로 다니면서 PSA검사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0.1이하가 계속 나오면 완치판정이고 그 이상이 나오면 이미 전이가 됐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방사선과 홀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암세포는 홀몬을 매개체로 하기 때문에 홀몬을 말려 없애는 과정이 홀몬 치료다. 암세포는 매개체가 없으면 비실대므로 더 이상 발전을 못하고 동면에 들어가서 정체될 뿐이다
참고로 전립선 암의 악성도를 판단하는 “글리슨 점수”에 대하여 알아 본다면..
조직검사를 한후 병리사는 검체를 심층관찰하여 암의 진행속도 및 활발한 정도 등..
채취한 암세포가 얼마나 위험한 놈인지 악성도를 판단하여 1-5등급까지 점수를 메기는데 이것을 의학자 “글리슨”의 이름을 붙여 “글리슨 점수”라고 한다.
점수 메기는 방법은.. 가장 많이 발견된 암세포의 등급 + 그다음 많이 발견된 암세포의 등급을 합한 숫자다. 예를 들어 채취한 검체 10개중 암세포가 3개가 발견됐다고 가정할때 2개가 4등급, 1개가 3등급이라면 4+3=7 즉, “글리슨 점수”는 7이다
글리슨 점수 1-6까지는 완치 가능한 암, 7은 중간, 8-10은 치료해도 예후가 좋지않은 암으로 분류한다. 이중 나는 글리슨 점수 8(4+4)이 나와, 악성도가 매우 높아서 말기 문턱에 진입했다.
전립선암은 보통 1-4기로 나뉘는데 나같은 경우 3.5기라고 할 수 있다. 수술을 해서 전립선을 떼어 내더라도 방사선 및 홀몬치료를 계속 받아야 할 운명인 것이다.
금년 만 75세로 살만큼은 살았다. 다만 버킷리스트를 이루지 못한 점 등 100세 시대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재삼 주의할 점은 전립선암의 증상은? “증상이 없다는 것이 증상”이다. 이글이 여러분들의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다음 글 : 전립선 암 환자의 자가 치유법
첫댓글 우선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짓기 까지 과정에서 마음고생 심하셨을 공룡선생님께 위로와 함께 힘
내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병가는 우선 2주정도 해 보신 후 차도에 따라 연장하는 안을 선택 하심은 현명하신 판단이라 사료되며
학교 근무 걱정은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오른 후 하셔도 늦지않을 것이니 이제부터는 모든 역량을
오로지 선생님 자신의 건강에 집중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공룡선생님에 조속한 쾌유를 빕니다. 저엮시 동병상련을 겪으면서도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의사선생님에 치료계획대로 따르다보니 여기까지왔는데 선생님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있어서 잘 대처해 가시는것 갔습니다.말씀하신대로 75세라는 많치도 적지도않은 나이가 한편으로는 암이라는 풀기어려운 고차방정식을 푸는데 두려움이나 괴로움 같은것을 상쇄해 주는것 갔습니다.아무튼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처럼 한번왔다 언젠가는 가야하는 운명인데 암이라는 중병에 걸렸으면서도 아무런 고통도없이 치료할수있다는데 한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어끄제 주치의 진료를받았는데 암수치가 0.1을 유지한다면서 격려해 주더군요, 공룡선생님 힘내십시요.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으셨을줄압니다
아파보면 의사가 다된다는 농담이 진담이 되신듯하여
씁쓸한 마음입니다만 수술과 치료가 잘되어 건강을 찾으시기를 바라며
저역시 전립선 비대증이라는 비뇨기과의 진단을 받았고
야밤에 소변도 3번~4번을 봐야할때도 있습니다
수술을 하라고는 하지만 지저귀찰까 두려워 수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