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별곡 Ⅱ-48]아름다운 사람(4)- ‘엉겅퀴 박사’ 심재석
귀향한 지 5년차인 나로서는, 동갑내기 심재석(68. 임실생약영농조합법인 대표) 외우畏友를 만난 건 행운이다. 일개 면面이래야 손바닥만하기에 ‘한 다리 건너 친구’이니, 진작부터 그의 이름 석 자는 알고 있었다. 전주농림고를 나온 후부터 지황, 독활 등 여러 약초藥草를 대규모로 재배했다고 한다. 실패를 겪기도 했으나, 오직 43년째 '약초인생'의 외길을 걸고 있다. 그러던 20여년 전쯤, 멸종 위기의 토종 가시엉겅퀴를 처음 발견, 6년간의 연구를 통해 시배를 하면서부터 그의 ‘신화神話’가 시작되었다 할까. 국내 최초로 연간 100t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엉겅퀴 재배 단지를 조성, 제품화에 성공해 소득을 창출한 ‘농업융복합 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액상 차, 환, 젤리 등 엉겅퀴 관련 10여종 이상의 건강식품 개발 및 다수의 특허를 보유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힘들었을까. 엉겅퀴 주요 성분지도를 만들고 유효성분을 규명한 결과, 서양의 밀크 씨슬보다 토종엉겅퀴의 효능이 몇 배 월등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혹시 ‘가시엉겅퀴 골드’라는 건강제품을 들어보셨는지? 간 수치와 혈당을 내리고 관절염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이와 관련한 논문도 학회지 등에 30여편이 넘는다한다. ‘신지식 농업인’으로서 농업기술명인 자격을 획득한 지도 오래, 전국의 여러 대학교에서 우리나라 약용자원의 가치를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기관 등에서 약초와 엉겅퀴관련 특강만 해도 수백 차례. 아예 일타강사인 듯 이골이 났다한다. 그의 엉겅퀴 농장에는 해마다 수 천명이 견학을 온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대형 카페에 '씨슬라테'를 제공하고 있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엉겅퀴’(예로부터 어르신들은 ‘한가꾸’라고 부르며, 한가꾸 한 가마니면 앉은뱅이도 일으켜세운다고 했다)하면 곧바로 그의 이름 석 자가 잇따르게 됐다. 엉겅퀴 제품 매출액 년매출 100억을 꿈꾸는 한국 신지식농업인이자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의 영예를 가지고 있는 사람. 한국 토종 임실엉겅퀴를 국내 최초 재배에 성공한 사람. 그의 꿈은, 고향인 면소재지를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聖地’로 만들고자 30여년 전에 꾸었던 꿈과 맥脈을 같이 하고 있다. 당시 37살이었던 그가 오수청년회의소(JC) 회장직을 맡으면서 설화說話로만 여겼던 ‘오수의견獒樹義犬’ 이야기 추적에 본격 나서면서, 고향 원로분들의 협조를 구했다. 1천년 전 설화의 주인공인 ‘오수개’의 대代가 끊긴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전국 대학의 수의학교수들과 함께 생물학적인 복원復元을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90년대말 마침내 ‘오수개’ 전형을 발표한 것이다. 그가 오수개에 필이 꽂힌 까닭은, 머지 않아 인구소멸로 없어지게 될 고향 오수면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수개’를 ‘팔아먹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의 꿈이 군청 등 행정기관, 주민들과 더불어 무르익어 가고 있는 게 ‘오수개연구소’ 설립과 ‘오수 의견테마파크’ 조성이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제는 ‘2030 세계반려동물 산업엑스포’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뜻있는 오수 지역민들이 나서서 개최하는 오수의견문화제가 38회째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좋은 방증이다.
갈수록 임실군 차원을 넘어 전북특별자치도에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그의 오수개 사랑의 의지와 열정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그의 브리핑이 설득력을 넘어 마땅히 추진해야 하는 것으로 ‘공인公認’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가 되기까지 오수가 어디까지 발전될 것인지는 누구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나, 지난해 오수의견비의 실체實體가 어느 정도 밝혀졌기 때문에 올해 학술대회가 개최됨과 동시에 ‘전북 민속자료 1호’가 아니라 ‘국가 유형문화재’로 격상되어야 할 것은 물어보나 마나이다. 또한 이것을 국가적인 관점에서 국제적 홍보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오수개'의 사활이 달렸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조선초기 전라도도사를 지낸 노숙동盧叔同(1403-1463)의 한시에도 나오듯, 그 당시까지 오수천 근처에 오수의견묘가 보존돼 있었음을 알 수 있고, 고려중기 1254년 최자가 펴낸 <보한집>에도 ‘견분곡犬墳曲’이라는 노래가 오수의견에 대한 얘기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을축년(1925년) 대홍수에 이은 1929년 전라선 철로공사 중에 오수천에서 발견된 의견비의 건립 간지干支가 지난해 금석문학자 손환일박사에 의해 임술년壬戌年으로 파악돼 1000년 전에 세워진 것이 확실한 마당에 의견비에 대한 학술논의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사안이며, 군민이 협조하여 박차를 가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러한 움직임의 한 가운데에, 30년 전부터 ‘오수의 미래는 오직 오수개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엄청난 꿈을 꾼 심재석 오수개연구소 위원장이 있으니, 어찌 눈물겹고 아름답지 아니한가. 국민의 건강에 일조를 하고자 발분서주하며 가시엉겅퀴의 효능을 알아내고 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를 곁에서 보면 ‘일타쌍피’ 대박의 꿈이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을 굳게 믿게 된다. 그에게 ‘오수의 미래가 달렸다’는 건 지나친 말이겠지만, 그에게는 보람일까, 무한한 부담일까. 어쨌거나 그는 엉겅퀴와 오수개를 위하여 오늘도 바쁘게 뛰고 있다. 그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직 그의 건투와 건승을 비는 마음 한가득이다.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편지 74신]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 만세! - Daum 카페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편지 106신]세계적 의견義犬테마랜드로의 비상飛翔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