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 예배> 주님께 드리는 시
어둠의 잔을 들며
야성 이도현
오늘 비애와 고난을 체험하는
성금요일 예배 시간
아픕니다.
한없이 아픕니다.
“아버지!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겟세마네 기도가 끝나기도 전
대제사장들과 파송된 무리들이
예수를 빌라도에게 넘긴다.
그의 옷을 벗겨 홍포를 입히고
가시관을 머리에 씌워 침 뱉고 희롱한다.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네가 왕이거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얼마나 아플까?
불빛이 하나씩 사위고
온 땅에 어둠이 몰려드는 깊은 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내가 목마르다”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다 이루었다”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신다.
성소 휘장이 찢어지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진다.
무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벌떡 일어난다.
오늘 성금요일 예배 ‘테네브레’
십자가의 고난을 감당하면서 몸 바친
예수님 사랑을 체험한 우리 현암 성도들!
이 시간 드리는 촛불 예배가 더 아프고
거룩한 밤이어라!
하나씩 사위어가는 저 촛불!
고난주간 마지막 성삼일(聖三日)! 암흑의 밤
옷깃을 여미는 성도들
구원의 아픈 큰 소망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