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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은 대 중국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 4. 미사일
미군은 최첨단 군대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구닥다리 병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B-52 폭격기는 할아버지 세대를 넘어 증조할아버지 세대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B-52의 경우 제공권을 장악한 안전한 지역에서 폭탄 배달에만 사용되는 중이라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분야도 있습니다. 바로 대함미사일입니다.
미 해군은 40년 묵은 구닥다리 대함미사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함미사일의 열세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옵니다.
바로 개별 함정간의 전투에서 공격력의 절대적인 열세입니다.
1. 사골까지 우려낸 하푼
대함미사일의 역사는 스틱스 미사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67년, 이스라엘의 구축함 에일라트가 이집트 해군 고속정이 발사한 스틱스 대함 미사일에 격침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코딱지만한 고속정이 장거리에서 구축함을 격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실로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에일라트 쇼크'라 불리며 각국의 해군 장비 개발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의 경우 잠수함 공격을 위해 개발하던 무기를 서둘러 함대함 미사일로 개조하는 난리를 피운 끝에
1977년 하푼이라는 신형 미사일을 가까스로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는 비슷한 시기인 1979년에 엑조세 미사일을 선보입니다.)
하푼은 쓸만한 미사일이었습니다.
하푼은 애초에 잠항하지 않고 수상에서 항해하는 잠수함을 포착, 원거리에서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입니다. 따라서 당대의 다른 미사일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성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시스키밍이라 불리는 초저공 비행 능력입니다. 저공으로 접근하는 미사일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대공 무기는 높은 고도에서 접근하는 표적을 포착해서 떨구는 데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표적 공격 직전에 급상승, 표적의 상부를 노리는 팝업 기동이 추가되면서 하푼은 비록 파괴력이 부족하고 사거리도 짧지만 쓸만한 무기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엑조세 역시 시스키밍 능력을 갖고 있지만 팝업기동은 하지 못합니다.)
엑조세와 하푼 모두 서방세계를 대표하는 대함미사일로 무려 40여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실전을 겪었습니다.
오래 꾸준히 사용된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미사일은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무기입니다.
하푼이 미 해군을 터줏대감처럼 지키고 있었던 40여년 세월동안
라이벌이었던 동구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단순히 함대함 미사일만 놓고 봐도 수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하푼 개발의 동기가 된 스틱스 미사일(중국판 실크웜)이 있습니다.
생산연도 1960, 사거리 20 ~ 80km, 탄두 500kg
P-500 바잘트 (= 나토명 샌드박스)
생산연도 1975, 사거리 550 - 700km, 탄두 1000kg, 마하 2.5 초음속
P-270 모스킷 (= 썬번)
생산연도 1983, 사거리 120 - 250km, 탄두 320kg, 마하3 초음속, 항공투발 가능
P-700 그라니트 (= 쉽렉)
생산연도 1985, 사거리 550 - 600km, 탄두 1000kg, 마하2.5 초음속
P-800 오닉스/야혼트 (= 브라모스)
생산연도 1987, 사거리 120 - 300km, 탄두 300kg, 마하 4.5 초음속, 항공투발 가능
3M-54 클럽
생산연도 1990, 사거리 200 - 300km, 탄두 400 - 500kg, 아음속 비행 후 종말단계에서 마하 3, 시스키밍, 항공투발 가능
KH35 우란(= 하푼스키, 스위치블레이드)
생산연도 1996, 사거리 130 ~ 300km), 탄두 145kg, 마하 0.8 아음속, 시스키밍, 항공투발 가능
3M22 지르콘(= 브라모스-2)
생산연도 2012, 사거리 1000 - 2000km, 탄두 400kg, 마하 8 초음속, 항공투발 가능
세대가 몇번이나 바뀐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구권의 미사일들은 단순히 종류만 다양해진 것이 아니고 성능 또한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990년대에 도입된 클럽(Klub)은 초음속 성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서구의 대함미사일과 동일한 시스키밍 능력을 보여줍니다.
최신형인 지르콘은 무려 마하8의 초음속 순항미사일로 사거리가 2000km에 달합니다.
거기에 비해 하푼의 스펙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최신형 하푼인 AGM-84D은 탄두중량 220kg, 사거리 220km, 속도 마하 0.85.
초기형에 비해 크게 개선된 성능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모든 면에서 동구권의 미사일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입니다.
미 해군은 이 기나긴 세월을 초라한 하푼 하나로 버텨온 셈인데, 사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 미 해군의 주된 공격력은 항공기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항모전단을 굴리는 미 해군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스팩은 다름아닌 “항공기에서 투발 가능한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는 미사일의 크기와 무게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초음속을 달성하려면 램제트 엔진을 달아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미사일이 크고 무거워집니다.
따라서 작고 가벼운 터보팬 엔진에 만족해야 했고, 미사일의 속도도 아음속으로 제한되었습니다.
어차피 비행기로 날아가서 발사할 것이므로 짧은 사거리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미 해군이 기술력이 부족해서 초음속 미사일을 만들지 않은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수상함을 위한 전용 공격 미사일을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에 불과했기 때문에 만들지 않은 것 뿐이었습니다.
그 결과 미 해군 수상함들은 빈약한 대함 공격력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미 해군의 대함미사일 경시는 탑재 방식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미 해군 주력 호위함인 알레이버크 구축함의 주무기는?
바로 대공미사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수직 발사기에 방어용 대공미사일을 제일 많이 탑재하기 때문입니다.
90셀의 대부분에 대공미사일을 꽉꽉 채워서 임무에 나섭니다.
그에 비하면 공격무기인 하푼은 갑판의 4연장 발사대 두 곳에 탑재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1990년대 접어들어 서방 전자기술이 유입되면서 동구권의 미사일들은 더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접근거부 전략 때문에 바다는 위험한 곳이 되었습니다.
항공모함은 작전 해역에 진입할 수 없게 되었고 수상함과 잠수함이 최전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함장들에게 주어진 것은 빈약한 하푼 미사일 뿐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미 해군이 대전략을 전환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2. LRASM의 탄생
2009년, 미 해군은 하푼 등장 이후 무려 40년만에 처음으로 새 함대함 미사일의 개발에 착수합니다.
바로 LRASM (Long Range Anti-Ship Missile) 프로젝트입니다.
개발은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도로 진행되었습니다.
초기에는 2가지 안이 경합했습니다.
A안은 록히드마틴 JASSM 미사일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아음속 미사일이었으며
B안은 러시아의 브라모스와 유사한 마하5의 고공 초음속 미사일이었습니다.
속도와 사거리는 대체로 비례합니다.
미사일의 속도가 높아지는 것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더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미 해군에게는 돈도, 시간 여유도 없었습니다.
특히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경우 도입 수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강력히 제기되었습니다.
F-35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미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항공기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
F-35의 좁은 내부 폭탄창에 탑재할 수 없는 미사일은 해군에게 쓸모가 없었습니다.
결국 2012년, B안을 포기한다는 결정이 내려지고,
공군의 공대지 순항미사일인 JASSM-ER을 기반으로 한 록히드마틴 안이 경쟁없이 채택됩니다.
(후일 이 결정은 반발을 불러오게 됩니다.)
개발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2013년에 프로토타입 완료, 수직발사기 테스트, 공중발사 테스트까지 일사분란하게 완료됩니다.
이런 빠른 개발속도는 JASSM이라는 원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LRASM은 JASSM 미사일의 뼈대를 그대로 활용, 센서와 추진체만 손봐서 빠르게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재즘 JASSM을 개발하면서 거하게 싸놓은 똥은 공군이 치워야했습니다. 재즘은 세기말 미군의 수많은 무기개발 흑역사 중 하나입니다. SLAM-ER이라는 장거리 공격용 스탠드오프 미사일로 짭짤하게 재미를 본 미 공군은 더 강한 관통력과 스텔스 성능을 갖는 후계작을 요구했고 본래 저렴하게 대량으로 생산해서 마구 뿌리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으나, 단가를 낮추려다보니 기술적인 문제에 직면, 그걸 해결하느라 개발기간 연장, 결과적으로 개발비 폭등이라는 수순을 밟아 쓸데없이 비싼 결과물이 나와버렸습니다. 재즘 미사일은 2020년 기준, 발당 120만불로 비슷한 성능의 공대지 미사일인 타우러스와 비교하면 1.5배 가량 비쌉니다. 그럼에도 대체물이 없는 까닭에 미 공군은 눈물을 머금고 수천발씩 대량 도입하고 있습니다.)
다시 LRASM으로 돌아와서,
이 신형 미사일은 2015년 항공기 장착 비행 테스트에 성공,
2017년에는 지상 및 공중 발사 시험 성공 그리고 최종적으로 2019년 초기 작전능력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올해, 불과 석달 전인 2020년 7월,
미군은 흑해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LRASM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기에 이릅니다.
LRASM의 전력화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분명한 것은 LRASM이 당장 투입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사실입니다.
3. LRASM은 왜 중요한가?
세 가지 이유입니다.
첫번째, 40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개발한 대함미사일.
두번째, 비교 불가한 성능.
세번째, 투발 수단
첫번째는 이미 본문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LRASM은 하푼을 대체할 사실상 유일한 무기 체계입니다. 물론 LRASM 외에도 다른 조달 계획들이 진행중입니다.
예를 들어 OASuW 계획에는 토마호크의 개량, 그리고 앞서 폐기되었던 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당장 경쟁국을 찍어눌러야 하는 해군의 입장에서는 수상함대의 공격력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상태입니다. 공해전, 그리고 분산된 치명성 교리에서 필수불가결한 수상함대의 공격적 운용을 달성하려면 미 해군은 쓸만한 미사일이 당장 필요합니다. 미 해군이 서둘러 LRASM을 도입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능의 측면에서 LRASM은 충분히 훌륭한 무기입니다.
두번째, 성능의 측면.
스팩으로 비교하면 LRASM은 분명히 동구권의 초음속 미사일에 비해 평이하거나 뒤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LRASM의 성능은 단순히 사거리나 탄두중량 같은 하드웨어 스펙으로 표기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LRASM이 기존 순항미사일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은 자율적인 목표 탐색 및 공격 능력입니다. 발사 플랫폼으로부터 정확한 제원을 입력받지 않더라도 표적 지역을 탐색, 의도한 대상을 찾아내서 락온, 공격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발사 플랫폼인 항공기나 군함의 유도 뿐만 아니라 인공 위성, 조기 경보기 등의 데이터링크조차도 끊어져, 완전히 암흑인 상태에서도 LRASM은 스스로 판단, 표적을 공격합니다.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 고성능 적외선 이미지 센서를 탑재, 표적의 이미지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처리합니다.
미 해군은 개전초기 전장을 전파 암흑상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공 위성과 조기경보기를 상실하여 장님 신세가 되고 개별 함정들은 장거리 공격 무기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완전히 전파 침묵하는 상태에서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을 기반으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독립적인 작전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정확한 경로로 비행하려면 GPS 위성을 통해 위치정보를 획득해야 합니다. 따라서 GPS 위성이 격추되거나 전파방해로 통신이 불가능해지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그에 비해 LRASM은 외부 상황에 영향 받지 않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 해군이 차기 전장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된 무기인 셈입니다.
LRASM은 현재까지 개발된 순항미사일들 가운데 전파방해에 대해 가장 높은 대응 능력을 탑재하고 있으며 스텔스형상으로 인한 낮은 피탐성, 레이더 전파를 방사하는 대신, 상대의 레이더 전파를 쫓아가는 passive radar homing 등으로 사전에 탐지하는 것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흔히 미사일 성능을 두고 병림픽이 벌어지면 서방 미사일의 느린 속도를 까는 내용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브라모스 vs LRASM) 그러나 대기권에서 이동하는 순항미사일은 장거리를 비행해야 하므로 대공무기나 근접방어무기보다 빠를 수 없습니다. 미군은 초음속으로 접근하는 물체를 격추하는 능력을 진작부터 보유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그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중입니다. 이는 동구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속도 자체가 미사일의 생존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LRASM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전자기술을 통해 생존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고, 하푼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에는 동구권의 미사일들도 같은 방식을 따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번째, 투발수단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더 많은 숫자는 항상 옳기 때문에 투발 가능한 숫자는 매우 중요합니다.
LRASM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수직발사기에 통합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이제 미 해군 구축함은 상황에 따라 수직발사기(VLS)에 수십발의 공격용 미사일을 탐재하고 항해에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수의 적과 조우했을 때 기존 미 해군 구축함이 공격 무기 부족으로 단독 대응에 나서는 것이 곤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미 해군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서 4연장 하푼 발사기를 철거하고 있는데,
수직발사기에 통합된 공격 무기가 없었다면 취할 수 없는 액션입니다.
LRASM은 F-35과 호넷, 포세이돈 등 거의 모든 현용 항공기에서 발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B-1B 폭격기의 경우 무려 24발의 LRASM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미사일간에 표적의 자동 배분이 가능한 LRASM 24발은 함대 하나를 쓸어버리고도 남는 숫자입니다.)
가격의 측면에서 2020년 현재 LRASM의 조달가는 약 3백만불로 기존 하푼의 약 2배입니다.
그러나 성능을 감안했을 때 납득할만한 수준이고, 양산이 시작되면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함대가 해상에서 포착될 경우, 미 해군은 후방 거점(괌, 필리핀 등)에서 출격한 장거리 폭격기와 적 해역 깊숙히 침투한 구축함, 전투기, 잠수함 등 다수의 플랫폼에서 한번에 최소 수십발, 많게는 수백발까지 미사일의 비를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구소련의 백파이어 편대가 미국 함대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의 비를 쏟아붓던 모습을 미국이 재현하는 아이러니를 보게 된 셈입니다.
LRASM은 적의 해상 세력이 일소된 후 지상공격에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애초부터 지상 공격용 장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에서 개발이 시작된 무기이므로 가능한 일인데, 기존 하푼 미사일이 함대함 용도로만 사용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연성 측면에서 아주 큰 차이입니다.
4. 시계 바늘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
2017년에서 2020년 사이 미 해군은 매년 25발의 LRASM을 주문, 현재 99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는 도입 수량이 두배로 늘어나서 2025년에는 300발 가량의 LRASM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기존의 구식 토마호크를 해상 공격무기로 탈바꿈시켜 주는
이른바 “해상타격 토마호크(Maritime Strike Tomahawk)” 개조 키트 도입도 예정되어있습니다.
이 개조키트를 적용하면 토마호크는 중간유도를 받아 해상의 이동표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개조키트는 2021년에 44기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450기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또한 노르웨이산 Kongsberg/Raytheon NSMs(Naval Strike Missile)도 190여발 도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NSM은 장거리 고위력 미사일은 아닙니다. LRASM 보다 한 체급 아래의 미사일로 중소형 플랫폼에서 운영하기에 적합한 미사일입니다.
실제로 미 해군은 프리깃이나 상륙함 등의 보조전력에 이 미사일을 탑재할 계획입니다.
(최근 미 해군은 외국산 무기라 해도, 성능이 입증된 외국산 무기를 대량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NSM 역시 그런 트렌드의 일부분입니다.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는 당연히 납득이 가는 결정이긴 하지만, 최고급 기술이 투입된 외계인 퇴치용 무기만 취급하던 2000년대 초반과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이는 미 해군이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 해군은 현재 대량으로 보유한 대공 미사일인 SM-6에 해상 표적 공격능력을 부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년 내에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수백발의 SM-6 재고를 해상 및 지상 공격용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2025년 시점에 미 해군은,
무려 1,600발의 장거리 스탠드오프 대함 공격 무기 재고를 갖게 됩니다.
(이는 거의 확정입니다.)
불과 1 - 2년 전까지만 해도 미 해군에게 구닥다리 하푼,
그리고 고정 표적 외엔 쓸모가 없는 토마호크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속도의 전략 증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은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더 무서운 점입니다.
이 무기들의 표적은 누가 보더라도 중국 해군 함대입니다.
중국 해군은 대부분 중소형 함선이긴 하지만 355척의 대함대를 보유하고 있고 점차 대형함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A2AD 전략의 핵심은 장거리 미사일이지만, 그 미사일을 보호하려면 적국 해공군의 접근을 저지해야 합니다.
중국 입장에서 그 역할은 결국 중국 해군이 맡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른바 순망치한입니다.
반대로, 미군의 입장에서는 중국 해군을 최대한 단시일 내에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해안에 접근, 위협적인 공군 기지와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함으로써
군사대치 상황을 단기전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각국이 공격 무기 재고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현 상황은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쟁이 벌어졌을 때 승부가 신속하게 나는 것이 차선임을 생각해보면
미 해군의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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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디어 다음 글에서는 적고 싶었던 F-35 얘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알아서 탐색하고 제원을 산출하여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니, 포클랜드 전쟁때 어떻게든 영국 함선들에 폭탄을 맞추고도 신관세팅에 맞는 기동이 버거웠던 탓에 불발로 고생하였던 아르헨티나 조종사들의 일화를 떠올려보면 LRASM은 모든 공군 조종사들의 꿈과 같은 물건이군요.
그나저나 딱 2025년에 스탠드오프 대함미사일들을 완비하게 된다는 대목을 보니, 한때 국내 언론에서도 소개되었던 War with China : Thinking through Unthinkable이라는 랜드연구소 보고서가 연구범위로 설정하였던 기간이 2015년에서 2025년까지였던게 기억나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진짜 미국이 2025년에 전쟁을 벌일지 어떨지는 그때 가봐야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대전략의 차원에서 그때쯤에는 싸울 대비를 완료할것이라 봐야겠군요.
개인적으로는 실제 전쟁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미국이 진짜로 전쟁준비를 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하고 있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말입니다.
잘봤습니다 다음글도 기대하겠습니다
미국도 참 대단하네요... 좋은글 잘봣습니다.
아무리 아음속이라도 도리어 더 위협적이네요
초음속도 아닌데 하고 방심하면 털리겠네요
ㅎㅎㅎ 애초에 공격당하는 걸 모를 겁니다.
다음 글에 적을텐데, 현재 미군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실시간 네트워크와 패시브 감시기술입니다.
탐지 당한줄도 모르는 마당에 공격이 올 거라는 건 더 예상 못하죠.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되네요!
소식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와우! 미국이 작정을 했군요
ㅋㅋㅋㅋㅋ 당연히 보도 잘 안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