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에 주석이 있는 성경(RcV)을 교재로 영어를 배울 때의 일입니다.
갈라디아서를 1장부터 한 절씩 공부해 나가다가 6절에 왔을 때 일어났던 해프닝에
대해 조금 말해 보겠습니다.
바울이 왜 갈라디아서를 쓰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는 1장 6절 본문은 이렇습니다.
I marvel that you are so quickly removing from Him who has call you in the
grace of Christ to a different gospel. (나는 너희가 그리스도의 은혜 안으로 너희를
부르신 분으로부터 그렇게 빨리 떠나 다른 복음을 따르게 됨을 이상히 여기노라).
위 본문 중 '떠나'(removing from)를 설명하는 주석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Because the churches in Galatia were deserting the grace of Christ and
backsliding to the observance of the law, Paul was burdened to write this
Epistle.(갈라디아에 있는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은혜를 '떠나' 율법준수로 퇴보하자
바울은 이 서신을 쓸 마음이 생겼다.)
그 당시 우리에게 영어로 성경을 가르쳐 주던 미국 자매님이 위 문장을 설명하면서
특히 'deserting'에 대해서 한참 뭔가를 말했습니다. 그 때는 미국에 갓 도착했고
외국인과 직접 대면하여 뭔가를 듣는 자체가 긴장되고 부담스럽던 때라 그런 설명이
생각처럼 한번에 쏙 귀에 들어오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말을 가만히 들어보니 '군인이 자기 위치를 벗어난 상태'에 대해 자꾸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설명이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desert' 라는
단어의 의미와 전혀 연관이 없으니까 더 헷갈렸던 것 같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desert'라는 단어는 '사막'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와는 전혀 관련
없는 '군인이 어디를 이탈하는 의미'를 자꾸 설명하니까...지금 이 분이 군인이
사막에서 작전 중 길을 잃었다는 것을 말하려는가 등 자꾸 사막과 관련된 상상만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일단 그 수업이 끝나고 영한 사전에서 'desert'라는 말을 찾아보았더니 뜻밖에도
'사막'외에 '버리다' 라는 뜻도 있고 또 <(군인이) 탈영하다> 라는 뜻도 있었습니다.
위 주석을 쓴 성경교사의 설명에 의한다면 갈라디아 교회 성도들은 원래 머물러야
할 거주지역인 <그리스도의 은혜>(그리스도 자신) 로부터 탈영하여 <율법준수>
라는 자신들의 본분과 무관한 일에 연류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마치 군부대를 이탈한 탈영병을 향하여 확성기로 부대 복귀를 설득
하듯이...갈라디아 교회들에게 그리스도의 은혜라는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빨리
원대복귀하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편지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갈라디아서는 '탈영병들에게 보내는 편지'인 셈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갈라디아 교회들처럼 예수를 믿다가 유대교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얼마든지 우리가 머물러 있어야 할 병영인 <그리스도 자신>(골2:6)
을 벗어나...혼 안에서 방황하거나 엉뚱한 것에 마음을 빼앗긴 채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 있을 때마다 다음과 같은 바울의 간곡한 권면을 받기 원합니다.
원대복귀하라!
부대 안인 그리스도의 은혜 안으로 빨리 다시 돌아오라!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고
그 안에 뿌리를 박으라! (골2:6-7)
첫댓글 아멘 deserting 탈영병은 전시에는 "사형"인데...주님은 탱크 안과 같아서 머리를 내밀면 저격수 사탄에게 저격당한다 하더군요.. 모두가 군대용어군요...
당신의군대로 불러주심을 감사합니다 항상나의 위치를 알고 지키게하시옵소서
우리를 위한 관할구역인 은혜를 떠나 탈영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이 시간 다시 은혜 안으로 들어갑니다. 우리는 자신의 책임과 성실함을 지키되 누구를 율법을 따라 요구하거나 정죄하지도 읺습니다. 아멘
하루에도 여러번 탈영하는 저희들을 다시 원위치로 불러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