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인공신장실 회식이 있었다.
지난번 병원인증평가 때 열심히 노력하여 잘 끝난 뒤라서 스태프, 간호사 등 우리 식구들 18명이서
모두 즐거워하면서 흑석동 병원에서도 한참 떨어진 강남역 부근에 모였다.
일식 부페인 이곳, 나는 이런 회식은 부페도 좋다.
사실 비싼 갈비집에서는 사람들이 내 눈치도 보고, 또 내가 적게 먹으려도 다른 사람들 눈치도 보이나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의 접시는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내가 이런 곳에서 먹는 스타일은 먼저 찬 전채요리, 그리고 스프종류, 더운 전체요리, 주요리와 약간의 디저트와 과일,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시니 정식코스요리를 먹는 셈. 이렇게 천천히 먹어야 뱃속에 꼭꼭 다져 넣는다.
아 ,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전채로 토마토에 넣은 모짜렐라 치즈, 그런데 토마토가 방울 토마토. 샐러드는 리코타 치즈를 야채에 넣은,
주요리 후 국수는 메밀면, 아카사카, 아사히가와, 그리고 미소라면이 있어 당연히 챠수 두어점을 넣은 홋카이도 라면으로. 마지막의 커피도 구수하였다.
술은 3만원짜리 칠레산 멜롯와인 세병을 시켜 마시다가
그냥 공짜인 막걸리 세종류, 참살이, 생더덕 및 누룽지 막걸리로 적당히 취하고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서 내어보니 부재중 통화로 김선생한테 와있어 용건을 물었더니
오늘 저녁에 가로수 길의 레스트랑에서 "플륫과 와인"행사에 참석하자고 꼬시는데,
내일 다시 전화하기로 하고 끊었다. 어쩌면 갈 수도 있고.
이차를 바로 옆에 있는 비어 테라스에서 생맥주 3천짜리 세통과 한치안주 셋으로 조금 더 마시고.
참, 나는 이차를 가는 장소는 항상 일차장소에서 가까운 곳을 정한다.
그냥 헤어질 수가 없다면서 또 가까이에 있는 노래방, 노래장도 아니고 노래빠도 아닌 곳,
이런 곳은 단란주점이라 방당 매상이 수십만원인데도 있으니 바가지가 두려워 절대로 가지 않는다.
모처럼 식구들과 노래부르며 실컷 놀다가 파주에 사는 간호사, 산본에 있는 간호사들도 대중교통으로 집에 보내주려면 11시 15분에는 끝내어야 한다.
유니폼입고 근무할 때와 이런 때는 전혀 다르다.
집에 돌아오니 11시 45분이다.
나는 인공신장실 식구는 상사와 부하인 상하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직장동료로 대접한다.
오전 외래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 보니까 대구의 친구가 전화,
"내일 서울에 있는 아들집을 방문하는데 너 저녁같이 먹자"
이건 거절할 수 없는 사항이다. 좀 있으니 또 김 태헌선생한테 전화가 와서 우물쭈물하며 못간다고 답변.
내가 좋아하는 건 사람만나는 재미인데 ㅉㅉㅉ.
아직은 내가 인기가 있는 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