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인 항산 김승석
지난 6월 20일부터 시작된 고온다습한 장마가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습기(濕氣, Moisture)의 습한 정도를 습도라 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습도는 59~75%인데, 여름철인 7~8월의 습도는 78~79%로 월별 평균습도가 가장 높습니다.
습도가 높을수록 땀이 잘 나고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방 안 구석구석에 곰팡이가 잘 서식하며, 바퀴벌레, 모기 등이 번식하기 좋습니다. 김이나 과자처럼 마른 음식의 경우 쉽게 눅눅해져서 식감을 해칩니다. 결로 현상 등이 생겨서 전자제품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물적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몸 건강에 맞는 적정습도가 40~60%이므로 여름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불쾌감이 증가할수록 우리 마음은 그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갑니다. 천연 제습제인 숯을 실내 습한 곳에 놓는다거나 옷장이나 서랍장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서 베이킹 소다를 처방하거나 곰팡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양초를 켜기도 하고, 실내에 애완식물을 키우기도 합니다. 에어컨과 제습기로 실내 습도를 낮추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법의 하나입니다.
바깥의 습기[境]에 반응하는 감관[根]은 몸(피부)이고, 그 즉시 마음의 문(Mano)으로 전달되어 대상을 알아차려서 포착하는 역할[識]을 합니다. 이 근(根)-경(境)-식(識)의 세 가지가 다함께 일어남을 불교심리학에서 촉(觸, phassa)이라 합니다. 석가세존께서는 모든 법은 촉으로부터 일어나며 느낌(受, vedanā)으로 모인다고 설파하셨습니다. 느낌은 사랑하고 미워하고 집착하고 염오하는 등등, 우리의 정서적인 의도나 반응, 반작용으로 발전하게 되는 단초가 되는 감정적인 경험입니다. 느낌은 자본주의의 가장 민감한 주제요, 젊은이들이 ‘필이 꽂혔다’라고 열광하는 feeling을 뜻합니다.
최근에 TV에서 전국의 유명 ‘맛집’ 방영하자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들은 식탐(食貪)에 대한 잠재성향(anusaya)이 강한 분들입니다. 평소에는 자기 안에 잠재해 있다가 적당한 조건을 만나면 수면 위에 드러나서 번뇌(kilesa)로 작용한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이를 습기(習氣)라고 합니다.
불자 여러분! 종종 저질스러운 농담을 한 적은 없습니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습관적으로 듣기 좋은 말을 하지는 않습니까? 상대방이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때 저절로 언성을 높아지지는 않습니까? 이런 모든 말들은 번뇌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새치기 한다든지,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의 샴푸를 쓴다든지, 회사 전화라고 마음대로 쓰는 등 이와 유사한 행동들을 무심코 한 적은 없습니까? 이런 행동들은 모두 번뇌에서 생긴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이런 번뇌들을 싫어하고 번뇌를 끊어야 함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어떤 조건을 만나면 번뇌에 지배당해 버립니다. 왜냐하면 번뇌의 잠재성향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집(我執)을 버리지 못해서입니다.
‘즐거운 것과 갈라짐’, ‘싫은 것과 함께 함’은 반드시 느낌과 번뇌를 일으킵니다. 싫은 대상을 혐오하여 끊임없이 회피하고, 좋은 대상에 끊임없이 매달린다면 우리 불자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허탈감으로 괴로움을 재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젊었을 때는 괴로운 느낌에 대해서는 극성을 떨거나 곁눈가리개를 씌운 말처럼 회피하거나, 즐거운 느낌에 대해서는 의기양양 하는 길들어지지 않은 마음의 경향성을 체험했거나 한술 더 떠 장밋빛 색안경을 쓰고 앞으로 괜찮을 거라고 낙관하였을 것입니다.
이런 마음작용은 마치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듯 마음의 평화가 깨진 상태입니다. 세존께서 「바히야 경」(Ud1:10)에서 “보고 듣고 감지하고 안 것에 대하여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지 않게 되면 바깥 경계에 대해 취착이 없어져서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장마철에 몸의 습기도 제거해야 하겠지만 마음의 습기(잠재적 번뇌)까지 제거하여 우리 불자들 모두 몸과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