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음식] 전라도 담양 원조 창평국밥
국밥하면 이제 ‘창평시장국밥’이다. 창평국밥의 맛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창평시장국밥은 이제 전주의 비빔밥에 버금가는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했다.
전남 담양 창평전통시장 장옥 주변은 온통 국밥집이다.
구수한 국밥집도 시장사람들의 사연도 많은 곳이다.
시장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뒤돌아 나오면 시장안쪽에 원조국밥집이 있다.
창평으로 통하는 주 도로변과 가깝다.
시끌벅적하고 정겨운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창평 재래시장의
장날은 매월 5일과 10일이다.
“엿 맛보세요!”
창평에 가면 쌀엿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다. 찹쌀로 만든 창평 쌀엿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엿 가게 ‘수라판매장’을 찾았다.
가게 주인 박근남(42)씨가 큼지막한 맛보기 엿을 건네준다.
“창평 쌀엿은 속을 편하게 해주고 머리를 맑게 해줘요. 수험생에게 엿을 주는 풍습은
수험생이 시험에 달라붙으라는 이유도 있지만 속 편하게 차분하게
시험을 잘 보라는 이유도 있어요.”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이었다는 창평 쌀엿은 정말 맛있다. 이에 달라붙지 않아 먹기에도 아주 편하다.
달콤한 호박엿도 쌀엿에 버금간다.
“각설이 아저씨들의 엿과는 차이가 있어요. 맛으로 승부해요.”
옛 모습을 비교적 그대로 간직한 방앗간과 떡집, 철물점 등이
있는 읍내를 돌아보는 것 또한 즐겁다.
“우리 조금 전에 먹어봤는데 원조국밥집이 맛있어요!”
이제 맛있는 국밥집을 찾아봐야겠다. 하고많은 국밥집 중에서 어느 집으로 갈까.
엿 가게 아주머니는 ‘창평원조시장국밥’집을 추천했다.
엿을 사러왔던 손님 또한 “우리 조금 전에 먹어봤는데
원조국밥집이 맛있어요”라며 거든다.
창평원조시장국밥이다. 손님들이 제법 많다. 도우미 아가씨가 내장국밥이 맛있다고 한다.
“우리 집은 내장국밥이 맛있어요.”
내장국밥에 다진 양념을 풀어 맛을 봤다.
잡냄새가 전혀 없고 국물이 개운하다. 밥과 내장을 함께 넣어 말아낸 국밥은
다진 양념을 풀어도 텁텁하지 않고 개운한 게 특징이다.
다양한 돼지내장의 쫄깃한 식감도 괜찮다. 국밥 한술을 듬뿍 떠서
새금한 깍두기를 얹어 먹으니 그 맛이 아주 그만이다.
정갈한 반찬 중에서 특히 깍두기가 맘에 든다.
국밥집 할머니(63.전현숙)는 42년 세월동안 국밥을 말았다고 한다.
며느리까지 3대를 이어가는 60년 전통의 뼈대 있는 국밥집이다.
전 할머니는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국밥집을 대물림했다.
똑같은 메뉴인 국밥을 주문하는데도 손님에 따라 취향이 제각각이다.
“옛날에는 배고파서 음식을 먹었지만 지금은 맛으로 먹는다”며
할머니는 손님들 입맛대로 내준다.
“고기 안 들어가요.”
“내장 많이 넣어 주세요.”
할머니가 직접 말아낸 내장국밥, 서민적인 맛에 개운한 감칠맛까지
할머니는 국밥을 따뜻하게 덥혀야 맛있다며 국밥뚝배기에 육수 붓고 따라내기를 반복한다.
“하루 종일 육수를 끓이면서 불 조절을 해야 하니까 국밥이 설렁탕보다 더 힘들어요.”
할머니의 손놀림은 재빠르면서도 정확하다. 국자로 딱 한번 떠 담으면 정량이다.
하지만 할머니의 후한 인심은 손님들이 먹다가 혹여 적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덤으로 더 넣어준다.
손님을 배려하는 넉넉함이 이집만의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밥을 육수에 말아 돼지내장을 듬뿍 넣고 송송 썬 대파와 다진 양념을 넣은 후 소금 간을 한다.
국수는 양은냄비에 돼지내장과 함께 담아 육수로 말아낸다.
양푼에 담긴 국수 맛이 궁금하다.
할머니가 직접 말아낸 내장국밥에는 원조국밥집 다운 기품이 서려있다.
서민적인 맛에 개운한 감칠맛까지. 시골의 토속미와
인심에서 구수함이 풍겨 나오는 집이다.
[업소 정보]
상호 : 창평원조시장국밥
전화 : 061) 383-4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