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 2007년 작 -

1만 4000년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
이 영화에는 특수효과도, 액션도, 또는 영화 포스터에서 암시하는 것과 같은 우주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단지 교외의 한 집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이다.
영화의 주인공 존은 고고학, 심리학, 역사학, 화학, 종교 분야에서 잘나가는 교수들이 모인 자리라서 자신의 지식에 기반을 두어, 자신이 14,000년을 정말 살아왔었는지에 대해서 입증하려고 애를 쓴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소설 하나 쓰려나 보다 생각하고, 농담으로 치지만 이야기가 거듭 될수록 막힘없이 해나가는 것을 보고서 반응이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미쳤다고, 누군가는 분노를 터뜨리고, 누군가는 질투를, 누군가는 경외심을 품는다.
그러나 아무도 존재를 증명할 수 없고, 그에 대한 철학적 과학적인 증명도 불가능한 이야기의 연속인 나름대로 지식에 대한 긴장과 극적이다.
돈이 들어가지 않은 저예산 독립영화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밌는 것은, Jerome Bixby의 대본이 워낙 기발하고 뛰어나서이다.
* 존 올드맨은 10년을 주기로 자신이 늙어 감을 남들이 인식하기 전에 떠나면서 자신의 존재를 지우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는 아무런 지식도 없던 원시인, 석기시대의 인간, 현재 인류와 다를 바 없는 두뇌용량과 신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저 오래 살 뿐. 영원불멸의 존재도 아니고,
타인의 생기를 빼앗아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지속하는 뱀파이어도 아닌 그저 보통 사람이다.
그는 원시인의 상태에서 청동기 시대를 거치며, 함무라비왕 시대의 철인(哲人)이었다.
수메르제국에서 2000년을 보내며, 초기 인간의 창조물인 신들을 보게 되고 다 부질없는 망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의 여행은 부처(붓다-석가모니:고타마 싯다르타)의 시대에 그의 제자가 되어 자신과 타인이 다름이 없음을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으신 혜안으로 진리를 꿰뚫어보는 싯다르타에게 평등, 사랑, 우애를 배운다.
고타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500년이 지나 로마제국이 지배하는 유대의 땅에 돌아와 살상과 증오, 죽음이 만연한 유대의 세상에 전파하려 한다.
바로 그(존)가 예수였다.
그의 가르침은 로마제국과 유대 추종자들에 의해 유색되고 각색되며, 부활과 성찬, 존재하지도 않았던 천국과 지옥, 악마와 선한 신의 대결의 장을 만드는 로만오페라로 둔갑함을 보게 된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가르침이 자신이 정한 가르침과 달리 변질되자 자신의 행동에 회의가 들게 되었고, 앞선 여러 역할의 인물을 그의 장대한 생애에서 했듯이 죽음을 가장하고 새로운 집단으로의 이주를 위해 신진 대사를 그가 인도에서 배웠듯이 정지시키고,
십자가에 못이 박혀서 죽은 것이 아니라 그가 인도에서 배운 가사상태로 있다가 그의 추종자들 몰래
빠져나오다가 들킨다.
이 장면을, 이게 성서에서는 예수의 부활이라고 한다.
자신은 신의 아들이 아니고, 추종자들에게 나를 능가하는 어떤 스승이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성서란 것이 얼마나 많은 판본들 (제임스킹, 히브리원전, 영역본, 한국어본, 일본어본, 무슨 무슨 교파의 무슨 무슨 본 등등)이 존재하는가?
진실한 성서는 단지 100단어도 되지 않는 단순한 말씀이라 전한다.
또 인접한 타민족의 신화와 이야기가 유대인들의 성서에 녹아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성서는 다른 종교의 비빔밥이라는 말은 그 자리에 있는 성서학자를 화나게 하지만 다른
학자들은 그 말의 신빙성을 인정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로마의 신화 중 제우스의 이야기 - 신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나중에 그의 아버지 우편에 서게 되는 이야기...>가 비슷하고,
알크메의 처녀수태와 동정녀 마리아의 수태가 비슷하고,
악마를 신의 대칭적인 존재로 보는 조로아스터교의 교리와 비슷하고.
천지창조의 로마 신화와 비슷하다는 따위의 기타 등등.
초기 히브리 진본은 거의 지워지고 여기에 수많은 이교의 신화와 교리를 끼워 넣은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우리에게 닫혀 있던 지식이 새로운 방향에서 열리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종교의 교리를 최고로 삼는 이들에게는 넌센스 같지만, 마음이 열린 사람이나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평이 열리는 듯 한 감동이 오는 영화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팬들에게,
“많은 극장에서 상영되지도 않았고, 미국 외에서는 언제 합법적으로 볼 수 있을지 알 수도 없기 때문에,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아 보는 사람들을 이해는 하지만, 영화를 즐겼다면 조금이라도 기부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공상과학 영화를 좋아하지만, 이 영화는 차원이 달랐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Sci-Fi 영화라는 것은 에어리언이라거나, 스타트랙처럼 스케일이 방대하고 크다. 눈을 홀리는 엄청난 컴퓨터 그래픽으로 발라두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친구들 몇몇이 어울려 이야기할 수 있는 산장 하나와 그 앞마당이 전부이다.
멋들어진 영화의 Plot 과 잘 설정된 캐릭터만으로도 순식간에 Sci-Fi의 완결판을 보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다들 재미있다는 탄성을 한다.
이 영화가 그 해의 Best Screen play에서 상을 수상한 것도 타당성이 있다.

- 줄거리 -
14,000년간 봉인되었던 인류의 진실이 밝혀진다!
10년간 지방의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중에 종신교수직도 거절하고 돌연 이사를 가려는 존 올드맨 (데이빗 리 스미스 분)은 그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동료들이 마련한 환송회에서 갑자기 폭탄선언을 한다.
그건 다름 아닌 자신이 14,000년 전부터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
만약에..로 시작한 고백에서 그는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고,
이 곳에서도 10년을 채웠기 때문에 떠날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이 그 동안 이동하면서 역사 속 많은 인물들과 사건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
맨 처음엔 그저 농담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게임형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존이 논리정연 답변을 척척 해나가면서 각 분야 전문가인 동료 교수들은 그의 주장에 점차 신빙성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급기야 그가 자신이 부처의 가르침을 중동에 전하려다 본의 아니게 예수가 되어버렸다고 하자 존의 주장에 수긍해 주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동료의 분노를 사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의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정연함에 동료 모두들 괴로워하자 그런 동료를 위해 존은 지금까지의 자신의 얘기가 다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료들이 다 떠나고 나서 그의 주장에 대한 놀라운 진실이 밝혀지는데...
"시간이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것, 무게도 없고, 크기를 잴 수도 없는 것,
막 10억분의 1초에 있었는데, 다음 10억분의 1초에 이르는 거지.
호피족은 시간을 풍경으로 봤어.
알 뒤로 놓여진 그 뒤로 움직여서 그 곳을 지나는 거야.
야금 야금."
"시계로 시간을 재잖아요?"
"아니, 스스로를 재는 거야. 시계가 관계 맺는 대상은 다른 시계야."
(맨 프럼 어스 中에서...)
감독: 리차드 쉔크만
출연: 존 빌링슬리,엘렌 크로포드
개봉: 미국, 87분
주연: 존 빌링슬리 John Billingsley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룸 6 (Room 6), 2006
엘렌 크로포드 Ellen Crawford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검은 아기 요람 (Moment Of Truth: Cradle Of Conspiracy), 1994
조연:
윌리암 캇 William Katt
애니카 피터슨 Annika Peterson
리차드 리엘 Richard Riehle
데이빗 리 스미스 David Lee Smith
알렉시스 쏘프 Alexis Thorpe
토니 토드 Tony Todd
Robbie Bryan
리차드 쉔크만 Richard Schenkman 감독
제롬 빅스비 Jerome Bixby 각본
Afshin Shahidi 촬영
마크 펠링톤 Mark Pellington 기획
Emerson Bixby 기획

영화의 시작은 평범한 대학교수가 10년의 교직생활을 하고 돌연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게 된다.
이사를 하기 위해 대부분의 가구들을 기부하고 적은 짐들만 트럭에 싣고 있는 중, 같은 대학을 다니던 교수들은 배웅해주기 위해 존의 집에 모였다.
모여서 담소를 나누던 중 너무 아쉬워하며 종신교수직도 거절하며 이사를 가는 이유가 뭐냐는 다른 교수들의 질문에 존은 폭탄발언을 하게 된다.

존은 자신이 14,000년 동안 살아왔다고 선언하게 된 것이다.
이사 가는 이유는, 늙지를 않아 주변 사람들이 의심을 할까 봐 10년마다 이사를 다닌다고 대답을 하게 된다.
이 대답은 각자마다의 지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교수들이 듣기에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당연히 믿지 않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웃어넘겨졌다.

하지만 교수들은 존의 인품을 알기 때문에 빈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질문을 이어간다.
더 이상 말하기 싫었던 존은 자신이 쓸 소설이라며 계속해서 질문에 답을 이어갔다.
14,000년 동안 살면서 겪어왔던 일들을 들으며 각자의 지식에 대입을 해가며 듣던 교수들은 점점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들어도 자신들의 지식이나 스토리에 막힘이 없는 것이다.
존은 신이 아닌 단지 오래 살뿐인 인간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넓은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자신의 눈만으로 본 세계를 계속해서 설명해나간다.

이야기를 하던 중 존은 부처를 만났던 썰을 풀기 시작한다.
이 부분부터는 맨 프롬 어스의 클라이맥스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 부분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생각할 만한 부분이다.

존은 부처를 만나 가르침을 받았다.
그 가르침들은 굉장히 유용했으며 합리적이었다고 받아들였다.
그러고 나서 다시 떠돌아다니던 중 합리적인 가르침이었다고 생각해왔던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부처의 뜻을 존을 통해 가르침을 받던 사람들은 조금씩 존을 따르기 시작하고 결국은 신격화가 되었다.
의술을 배워 치료를 해주었던 행위들이 손만 대면 상처가 낫는다고 기록되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존의 행위 하나하나들은 신격화가 되어 신의 아들인 '예수'로 바뀌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경악하고 계속된 의심을 하게 되고 결국은 침묵이 돌게 된다.
신의 아들이라고 생각되었던 예수가 사실은 단지 14,000년을 살았을 뿐인 크로마뇽인이라는 존의 말을 무작정 믿을 수도,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존과 다른 교수들의 수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존은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모습들이 맘에 걸려, 지금까지 했던 모든 말들은 픽션이고, 자신이 쓸 소설의 줄거리라 말을 돌린 뒤 모두를 집에 돌려보낸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말 그대로 엄청난 반전이었다.
글쓴이는 맨 프롬 어스를 보면서 극 중 다른 교수들과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만큼 영화가 매력적이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특히 예수의 에피소드는 특정 종교인들이 봤다면 더더욱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입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풀리길 좋아하고, 사실 그대로가 아닌 자신의 상상을 가미하여 퍼뜨리길 좋아한다는 걸 인간이라면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14,000년을 살았던 크로마뇽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상상에 상상을 더할 수 있는 영화를 만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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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맨프롬 어스 - 14,000년을 살아온 불사인간]
[(리뷰) 맨프롬어스 - 종교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