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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모하비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2008년 데뷔 이후 2016년에 부분 변경을 했으며 이번에도 풀 체인지가 아닌 부분 변경을 통해 변화를 추구했다. 표현은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만으로 치면 풀 체인지에 가깝다. 스타일링 디자인의 변화와 상품성 개량이 포인트다.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 3.0 V6 4WD 마스터즈 트림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모하비는 미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프레임 온 바디 타입의 정통 SUV이다. 차명 모하비와 미국시장명 보레고는 미국 사막지역에서 유래했다. 국내에서는 모하비가 더 익숙하지만 미국에서는 보레고가 더 유명하다. 그러나 보레고는 미국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2011년 철수했다.
그리고 올 초 텔루라이드라는 이름의 새로운 SUV를 만들어 재 도전에 나섰다. 텔루라이드는 모하비와 달리 프레임 온 바디 타입이 아닌 앞바퀴 굴림방식 기본의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한 모델로 현대 팰리세이드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숙명인 자동차산업에서 기아가 텔루라이드라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면서도 플랫폼이 다른 차를 모하비라는 이름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모하비의 후속 모델로 텔루라이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도 좋을텐데 굳이 두 모델을 분리한 것은 왜일까. 우선은 내수시장에서 모하비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출시 첫 해인 2008년에는 8,900대로 많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은 2016년과 2017년에는 1만 5천대 이상이 팔리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또 하나는 프레임 온 바디 모델에 대한 다른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랜드로버도 모두 모노코크로 전환했고 지프도 랭글러를 제외하면 프레임 온 바디 모델은 없다. 쌍용의 G4렉스턴도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희귀 차종이다. 차별화가 가능한 포인트다. SUV의 춘추 전국시대에 차별화는 중요한 경쟁력이다. 텔루라이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가장 빠른 속도로 SUV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미국시장에 재 도전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출시 이래 내수시장에서 10만대, 수출 8만 7천여대 등 12년 동안 19만여대의 판매에 그친 모델을 고수하는 것은 세분화와 다양화 시대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더불어 최근 기아차의 디자인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 인한 자신감도 반영되어 있을 것 같다.
대형 SUV가 주력 모델인 미국시장에서 기아자동차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쏘울 등이 선전하고 있다. 쏘렌토는 연간 10만대 이상이 팔리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려오고 있으며 미국시장에서는 트럭이 아니라 세단으로 분류되는 쏘울도 국내와는 달리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쏘울은 올 해에도 8월까지 6만 2,941대가 팔려 쏘렌토와 스포티지를 앞서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도 생산되는 쏘렌토 및 스포티지와 달리 쏘울은 모두 한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2015년 이래 쏘울은 81만대가 넘게 팔렸는데 그 중 80만대 가까이가 해외시장에서 팔렸다.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강조하는 이 시대 경제 상황에서 진정한 효자 모델인 셈이다.
그리고 다시 올 초에 텔루라이드라는 이름의 SUV를 미국시장에 출시했고 월 평균 판매 4,500여대로 2월 말 출시한 이후 8월까지 2만 7,786대가 팔리며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텔루라이드의 활약 여부에 따라 모하비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수도 있다. 역으로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8개나 되는 SUV라인업을 운용해야 하는 기아는 물론이고 현대차와의 관계 등 복잡해 진다.
어쨌거나 내수시장에서는 SUV의 각자 도생을 위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진정한 경쟁력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수많은 크로스오버와 SUV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SUV 붐에 의해 파이가 커질 것인지 아니면 우열이 갈리면서 또 다른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SUV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세단의 세력이 그만큼 약화된다는 얘기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Exterior
2박스 타입의 SUV에서 스타일링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는 쉽지 않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처럼 확고한 아이콘이 있는 경우와 달리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신선함’을 제시해야 하는 양산 브랜드들의 고민은 크다. 물론 그것을 소화할 수 있다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기아 K7과 셀토스의 활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7은 그랜저를 앞섰고 셀토스는 싼타페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SUV로 부상했다. 디자인의 힘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기아가 아닌 모하비만의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좌우하는데 가장 중요한 앞 얼굴에서 K7 및 셀토스와 마찬가지로 LED 램프의 사용으로 인한 디자인 자유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나의 프레임에 그릴과 헤드램프를 통합한 것이 새롭다. 네 개의 LED램프와 세로형 주간주행등을 엑센트로 사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앞 얼굴에 대해 타이거 노즈를 바탕으로 한 타이거 페이스라고 명명하고 있다. 프레임을 크롬 도금으로 처리한 것은 화려함을 선호하는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범퍼를 중심으로 세 개의 에어 인렛을 설계한 것은 약간은 복잡한 느낌이 있다. 좌우 세 개의 세로로 배치한 LED 안개등 넓이를 강조한 것은 셀토스와 비슷하다. 디테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진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측면에서의 이미지는 건장함이다.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휠 하우스의 볼륨감을 더 강조하고 웨이스트 라인에 별도의 크롬 도금 메탈 가니시를 사용해 엑센트로 활용하고 있다.
뒤쪽에서도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에 LED를 사용해 입체감을 살리면서 앞 굴과 유기적으로 어울리고 있다. 오늘날 유행하는 좌우가 연결된 램프 디자인에 더해 그 위에 모하비의 레터링을 삽입하고 있다. 테일 게이트 글래스 하단과 그 아래 가니시를 크롬 도금으로 처리한 것도 화려함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범퍼 아래 스키드 플레이트와 좌우에 트윈 더블 배기 파이프도 같은 맥락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과한 선이나 면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크게 바꾸었다. 셀토스가 그렇듯이 시선을 사로잡는 디테일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크기는 전장이 5미터가 넘지 않는다. 쉐보레 트래버스보다는 작다. 굳이 국내에서 통용되는 대로 분류하자면 준대형이다.
Interior
인테리어는 수평 기조로 심플함을 주제로 하고 있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이 두 개의 디스플레이창을 하나의 프레임에 통합된 듯한 형태로 배치했다. 이런 레이아웃도 디스플레이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센터 페시아의 버튼류도 최소화했다. 그로 인해 K9과는 또 다른 모던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에어 벤트를 중심으로 상하로 뚜렷이 구분된 배열을 중심으로 우드트림이 전체적인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익스테리어와 마찬가지로 메탈 트림 엑센트를 사용하고 있으나 과하지 않다. 동승석 앞 대시보드의 입체 패턴 무드램프도 오늘날 유행하는 빛의 감성화다.
디스플레이 화면의 질감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높다. 큰 화면인 만큼 3등분해 정보를 표시할 수 있고 전체 화면을 내비게이션 지도로만 사용할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날씨 정보도 그림으로 알기 쉽게 표현해 준다. 태블릿PC를 넘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다. 이 시대 자동차의 경쟁력이 인터페이스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의 경기 정보도 표시해 준다.
셀토스에도 설정된 무선 업데이트 기능이 더해졌다. 미세먼지 필터링과 탈취 기능을 지원하는 공기 청정 모드도 새로운 내용이다.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 시스템도 같은 맥락의 장비이다. 기아차의 감성 마케팅에 대한 시도가 이번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실제 운전자가 얼마나 효과를 체감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가운데 모하비만의 엠블럼으로 차별화를 주장하고 있다. 스포크상의 버튼류는 신세대 기아의 것이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12.3인치 풀 디지털로 LG디스플레이제를 채용하고 있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클러스터의 그래픽이 달라진다. 가운데 차량 정보를 표시하는 부분도 문자보다는 그래픽 위주의 표시다.
시트는5인승과7인승에 6인승이 추가됐다. 2열 시트를 독립형으로 한 것은 3열 시트까지 있는 대형 SUV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풀 플랫이 가능하다. 카니발과의 선택에서 고민하게 할 것 같다. 6인승은 2열 시트도 통풍 기능이 있다. 공간 활용성은 대형차가 가진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다. 특히 한국의 소비자들처럼 꼼꼼하고 디테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시트 메모리 기능을 없애고 럼버 서포트를 좀 더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3열 시트에 탑승하려면 2열 시트백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기면 공간이 생긴다. 3열 공간도 보조석의 개념을 넘어선다. 하지만 패밀리카로 사용할 때 굳이 세워 두기보다는 적재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을 듯하다. 트렁크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별도의 자잘한 수납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달라지지 않았다. 2,959cc V6 DOHC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260마력/3,8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을 발휘한다. 2016년형부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선택환원촉매장치(SCR)를 채용했다.
변속기도 현대 트랜시스제 뒷바퀴 굴림방식용 8단 AT 그대로.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미국 보그워너(BorgWarner)사제 파트타임 4WD가 설정되어 있다. 드라이브 모드와 터레인 모드가 새롭게 설정됐다. 터레인 모드는 스노우, 머드, 샌드 세 가지. 오늘날 SUV나 크로스오버들의 네 바퀴 굴림방식이 주행성 강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더 마스터는 험로 주파성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3,5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시프트 업 포인트가 약간 빨라졌다. 35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90km/h에서 4단, 13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변속시의 반응이 좀 더 매끄러워졌다. 그만큼 숙성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정숙성은 더 좋아졌다. 지난 번 부분 변경 모델도 소음이 충분히 억제되어 디젤 엔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물론 가솔린보다 조용하지는 않고 외부에서의 아이들링 소음은 디젤엔진임을 금방 알 수 있게 하지만 통상 영역에서는 스트레스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더 마스터에서 달라진 것은 가속시 의도적으로 생성한 낮은 바리톤음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음향팀에서 별도로 만든 것이다.
중속역을 넘어서면서 토크감이 살아나는 특성도 그대로다. 가속감이 좋다는 것이다. 오른발에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차체 중량을 의심할 정도로 경쾌하게 전진한다. 그런 엔진의 특성은 더 부드러워진 하체의 특성과 어울려 쾌적성을 높여준다.
서스펜션도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링크 타입 그대로다. 댐핑 스트로크는 기존 모델보다 조금은 짧게 느껴지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길다. 오프로드 성능을 염두에 둔 세팅이다. 처음 데뷔 당시에는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이 민감했었는데 2016년형에서 흡수하는 타입으로 바뀌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다시 노면의 요철을 충실히 읽어내는 쪽으로 바뀐 듯하다. 후륜 댐퍼의 직립화로 인한 구조 개선으로 인한 변화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차체와 섀시를 연결하는 고무를 강화한 것도 주행 질감이 달라지게 한 요인일 수 있다.
롤 각도는 무게 중심고가 높은 차의 특성이 있지만 과격한 주행을 하지 않는다면 모노크크 차체의 SUV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억제되어 있다.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스티어. 스티어링의 응답성은 보통 수준. 처음 데뷔 당시에는 예민하다고 느꼈었다. VDC의 개입 포인트는 지난 번 부분 변경에서 약간 빨라졌다. 그래도 빠른 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SUV는 빨리 반응하는 쪽으로 세팅한다.
브레이크는 유격도 충분히 억제됐고 오른발에 대한 반응도 충분하다. 브레이크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 이상 없다. 메커니컬 부문의 숙성도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 최근 등장하는 기아차들의 전체적인 특징이다.
ADAS 장비는 최근 등장하는 기아차에 채용된 모든 것들이 적용되어 있다. 다만 ACC 기능을 ON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차선을 밟았을 경우에만 경고하면서 계속 활성화 상태였던 것이 모하비 더 마스터는 약 30초 정도 지난 후 경고 표시가 뜨고 다시 10여초 후 경고음이 울린다. 그래도 잡지 않으면 기능이 해제 된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다시 활성화된다. 셀토스는 시소하는 타입이었는데 더 마스터는 중앙을 잘 유지해 준다. 상당히 거센 비가 오는 상황이었는데도 차선을 민감하게 읽어 내고 ACC기능이 일시 중지되지도 않는다. 분명 알고리즘에서 진화가 있다.
오늘날 자동차회사들이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분리해 모델체인지하기 시작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디자인만으로 어떻게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스타일링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인터페이스와 질감 개량 등으로 풀 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다. 내용상으로는 인테리어의 진화를 가장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제원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 3.0 V6 디젤
크기
전장Ⅹ전폭Ⅹ전고 : 4,930Ⅹ1,920Ⅹ1,790mm
휠 베이스 : 2,895mm
트레드 : 1,633/1,643mm(20인치)
공차 중량 : --- kg
최저 지상고 : 217mm
엔진
형식 : 2,959cc V형 6기통 DOHC 터보 디젤
보어Ⅹ스트로크 : ---
압축비 : ---
최고출력 : 260ps/3,800rpm
최대토크 : 57.1kgm/1,500~3,000rpm’
연료탱크 : 82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타이어 : P265/60R20
구동방식 : 네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최소회전반경 : 5.5m
연비 : 복합 9.3km/h(고속 10.9/도심 8.3(20인치)
이산화탄소 배출량 : 211g/km(20인치 7인승)
트렁크 용량 : ---
시판 가격
플래티넘 : 4,700만원
마스터즈 : 5,2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