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세계의 관심사 된 한반도 야경 사진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4.01.01. 19:39
업데이트 2024.01.02. 00:39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2006년 봄 남북 장관급 회담 취재차 평양에 갔을 때 일이다. 회담 둘째 날 저녁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유명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전기가 나갔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전깃불이 스르르륵 약해지더니 완전히 암흑이 됐다. 식당 접대원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재빨리 초를 가져와 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장관급 회담 같은 큰 행사가 열리면 북한 당국도 신경 써서 화력발전소 가동을 늘린다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요즘은 우주에서도 한 나라의 경제 사정을 볼 수 있는 시대다. 북한의 전력난, 나아가 경제적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한반도 야경 위성사진이다. 다양한 사진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북한은 영토 경계선조차 보이지 않고 평양 정도만 작은 점 하나가 찍혀 있다. 반면 밝은 불빛이 가득찬 한반도 남쪽은 북한 땅과 3면 바다의 어둠에 둘러싸인 섬처럼 보인다. 북한 정권이 주민 민생을 도외시한 채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린 결과를 이렇게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진도 없다.
▶이 사진은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 같다.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 국방 장관은 2005년 방한했을 때 한반도 야경 사진을 펜타곤 자신의 집무실에 놓고 매일 한반도 문제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민족인 한국과 북한이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2001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 사진 얘기를 꺼냈다. 로이터는 2014년 1월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한반도의 밤’ 모습을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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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 야경 사진이 다시 한번 세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개발론과 규제론의 충돌 과정에서 다시 소환됐다. 한 AI 개발 예찬론자(기욤 베르동)가 지난달 10일 ‘한국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X(옛 트위터)에 한반도 위성사진을 올린 것이다. 그는 AI 기술을 가속화하면 한국처럼 빛나고, 이를 막으면 북한처럼 미래가 컴컴해진다고 비유했다.
▶2023년 마지막 날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소유한 X에 한반도의 밤 이미지를 공유했다. 머스크는 ‘낮과 밤의 차이’라는 제목과 함께 ‘미친 발상(Crazy idea): 한 나라를 자본주의 반, 공산주의 반으로 나누고 70년 후에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보자’는 글을 달았다. 1일 현재 5000만명 가까이가 이 이미지를 보았다. 머스크의 이 사진이 한 국가의 체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우고 있다.
김민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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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
2024.01.01 20:56:12
그래도 저런 북한이 좋다고 김정은을 '최고존엄'으로 지칭한 똥뱃지가 있다네요. 도대체 대한민국 국회는 자유민주주의 이념 써클의 해방구입니까? 아니면 북한 통전부 직속 남조선 분국입니까? 김여정이 대북전단에 대하여 분노를 표시하자, 일사불란하게 그 하명법을 만든 족속이 대한민국 국회의원 맞나요? 9,19합의를 수시로 어긴 북한 쪽엔 단 한 마디도 못하는 주제에 일부폐기를 선언한 윤석열정부에겐 왜 눈알에 쌍불을 켜고 대듭니까? 한 쪽은 기름이 없어 고정익 회전익 모두 비행이 불가능하고, 다른 한 쪽은 풍부한 기름에 남아도는 전기로 언제든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군이 있다. 그런데 쌍방이 똑같이 '우리 비행기 띄우지 말고 정찰활동도 하지 말자'고 약속을 하면 결국 누구 손해입니까? 어린아이도 알 수 잇는 이런 반안보 반국가 잔자유 짓거리를 벌려 놨다가 그게 나가리 되니까 핏대를 올리는 인종은 정신을 평양에 두고 몸뚱이만 남조선에 두고 활동하는 간자 아닌지요. 어이상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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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동
2024.01.01 22:48:55
종북좌파들은 너네들이 선망하는 북한으로 자진해서 빨리 가라.
悠悠自適
2024.01.01 21:35:13
어서 빨리 북괴 추종세력들을 축출과 단죄, 박멸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번 총선을 시작으로...
ggg7
2024.01.01 20:29:40
남과북 어느쪽에서 살건가?이래도 좌빠리종북친북당 지지할건가?좌빠리들은 빨리 암흑지옥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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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
2024.01.02 00:13:29
대한민국에 태어나게 감사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답답하죠!
윤발
2024.01.02 00:08:09
ㅎ지들은 우파하면서 좌파하면 왠 좌우파이냐 덤벼!
오병이어
2024.01.01 20:51:30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도 전기 사정이 나빠서 정전이 잘 된다고 했었다. ( 가이드가...) 베이징에서도 밤 10시면 정전이 되며 고층 아파트층의 집에 못 가고 복도에서 잠을 자고 출근한다고 했다. ( 지금은 좋아졌을까?) 머스크의 낮과 밤의 사진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확연한 차이가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휴전선 이남에 태어남은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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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2024.01.02 04:44:33
이따위 불량국가 북조선을 찬양하는 남조선간첩들과 악질좌파들이 왜그리 조용하냐?? 모조리 잡아서 강제북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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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87
2024.01.01 23:10:51
김일성이라는 첫단추를 끼운 북한과, 이승만이라는 첫단추를 끼운 남한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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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루
2024.01.01 20:50:26
우리는 눈에 익고 귀에 익숙해 별 대단찮게 여기고 있지만, 세계인들은 이 한 장면의 사진으로 일목요연 대비되는 것을 알수 있을 것 이다. 뿐만이 아니라 저런 집단을 죽자사자 싸고도는 위인들이 당당하게도 우리들 속에 섞여 살고 있다는 것 또한 의아하게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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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1.02 04:57:53
남북 간의 체제 경쟁은 이미 남한의 승리로 끝났다. 김정은 제거해서 평화통일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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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
2024.01.01 22:46:51
남한의 패션좌파들을 북한의 탈북민과 교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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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의 상등병
2024.01.01 21:07:51
직관적으로 남, 북한의 차이를 보여주잖아. 말이 필요 없지 핵이고 나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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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ortalis
2024.01.01 20:32:20
솔직히 야경 사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기사들이 사람들을 오판하게 만들고 무거운 상대방을 경시하게 만든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상황을 직시하고 항상 경계하고 대비하여야 한다. 생존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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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
2024.01.02 00:11:01
어떤 상황에서든 목숨만 유지하는게 우선인가요?
소팽약선
2024.01.02 04:40:03
"탄소제로"의 친환경국가를 달성했다고 자랑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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