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안녕, 니하오, 하이, 나마스테!
가나 출판사 저학년 창작 시리즈 첫 권 『산내리 국제 학교 1-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함께 『산내리 국제 학교 2-마마, 마마, 나마스테』도 출간되었다. 1권이 2학년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면, 2권은 아이들과 주변 어른들과의 관계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이정아 작가는 전작들에서도 아이와 어른의 관계에서 곱씹어 볼 만한 주제를 유쾌한 서사에 녹여 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번 연작동화에서도 이런 특징이 눈에 띄는데 특히나 2권에서 더 잘 드러난다. 각기 다른 어려움을 가진 보호자들과 마을 어른들의 사정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아이들의 세계가 좀 더 넓어지는 경험을 잘 담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아이들은 엄마들 나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 준다. 설이 엄마 왕칭링이 중국 말로 읽어 주는 그림책을 열심히 따라 하기도 하고, 진용이 엄마 푸르바 쿠마리 라나가 부르는 〈렛삼 삐리리〉라는 네팔 노래도 춤까지 추면서 흥겹게 부른다. 엄마들뿐만 아니라 제임스 영어 선생님과 학교 지킴이 전영호 할아버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아이들이 힘을 모아 함께 움직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이 책의 2학년 일곱 아이들은 “안녕.”, “니하오.”, “하이.”, “나마스테!”라는 인사를 나누며 세대와 국적을 가로지르는 일상을 살고 있다. 일상에서 꽃피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글: 이정아
충남 장항에서 태어났습니다. 《신고해도 되나요?》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 쓴 책으로 《긴급 뉴스, 소방관이 사라졌다!》, 《풍덩, 공룡 수영장》, 《책 쓰는 강아지 콩이》, 《동단비 옆 동바람》, 《학교에서 오줌 싼 날》, 《내 친구 황금성》, 《섬소년》, 《무섭긴 뭐가 무서워!》, 《아빠는 오늘도 학교에 왔다!》 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규택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늘 즐겁고 위안이 되는 일이었다. 이야기 속에서 받은 감정들을 더 풍성하게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옛날 옛날』,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와우의 첫 책』, 『라면 먹는 개』, 『옹고집전』, 『서당 개 삼년이』, 『공룡개미 개미공룡』 등이 있다.
줄거리
산내리 2학년 아이들의 돌봄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산내 초등학교 2학년 친구들은 그동안 잘 지냈을까요? ‘우리 가족은 마을 교사’에 아무도 신청을 안 해 선생님은 발을 동동 구르고요. 배움터 지킴이 현수 할아버지는 허리가 아파 끙끙 앓고 있어요. 곧 결혼하는 제임스 선생님은 이주민 가족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산내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 나섰어요. 어른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기도 하고, 할아버지에게 의자를 선물하기 위해 용기도 내고, 제임스 선생님에게 이주민 가족에 대해 몇 가지 알려 주기도 하지요. 그리고 진용이 엄마 푸르바 쿠마리 라나와 함께 “렛삼 삐리리, 렛삼 삐리리!”라고 외치며 네팔 노래도 힘차게 부르는 산내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을 만나 보세요.
출판사 리뷰
아이들에게서 온 유쾌한 ‘돌봄’
‘돌봄’은 무엇이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돌봄의 속성을 생각할 때 우리는 무심코 어른이 아이에게,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일방적인 헌신을 떠올리기 쉽다. 과연 돌봄은 그런 것일까? 사실 돌봄은 상호적이다. 결코 일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게 돌봄의 진짜 속성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어린이’는 돌봄의 주체에서 제외된다.
이런 의미에서 『산내리 국제 학교 2』는 ‘돌봄의 상호성’이 이야기로 잘 표현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지킴이 전영호 할아버지의 아픈 허리가 내내 신경 쓰였던 2학년 아이들은 마음을 모으고 용기를 내서 교장실 문을 두드린다. 이것뿐인가. 할아버지 의자를 직접 꾸며서 배달까지 한다. 그리고 곧 결혼하는 제임스 선생님이 자신들의 엄마와 같은 ‘이주민’이 된다는 걸 알고 도움을 주기 위해 이주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뭉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주민 가족’ 선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가족센터의 위치와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려 주고, 아직은 낯선 이 땅에서 혹시나 말할 사람이 없어 외로울 땐 어떤 곳을 가야 하는지 팁도 준다.
아이들이 어른들을 위해 돌봄을 행하는 모습은 헌신이나 희생정신이라기보다는 외려 ‘놀이’에 가깝다. 흥미와 재미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는 마음 한 스푼이 얹어져 아주 유쾌하게 그려진다. 누군가를 돕는 서사는 자칫하면 신파적인 장면이 되기 쉬운데 이 작품은 그런 우려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아이에서 어른에게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돌봄의 참모습을, 따듯한 이야기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하는 그림의 맛
이 책은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하게 연출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일러스트와 만화, 두 가지 기법을 사용해 알차게 구성했는데 글로 말하지 않은 부분들을 그림 작가만의 해석으로 표현한 장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그림들은 글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을 남기며 그 후의 이야기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만화만이 갖는 특징을 최대한 살려 표현한 컷들은 연장된 ‘작은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야기를 확장시켜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며 다른 각도로도 읽히는 입체감도 선사한다.
일곱 아이들이 등장하는 만큼 캐릭터 소화력도 중요하다. 인물 하나하나 허투루 표현하지 않은 살아 있는 표정들은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유머러스하며 재기발랄한 그림은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배가 되게 해 줄 것이다.
작가의 말
『산내리 국제 학교』는 내가 쓴 다른 어떤 책보다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왕칭링, 황옥봉, 안나 드보레츠카야, 푸르바 쿠마리 라나(아이유), 전영호, 제임스……. 이 이름들 뒤에는 많은 분들과의 만남과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낯설지만 다정했고, 어렵지만 기뻤던 시간들이 모여서 『산내리 국제 학교』를 완성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떠드는 소리가 벌써 그립습니다. 제임스 선생님의 ‘하이’와 전영호 할아버지의 호루라기 소리도요.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3205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