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로 들머리 가리고, 물위에 방석 엮어 띄우고, 딱따구리 둥지 줄여 쓰고…
천조각, 플라스틱, 철사까지 재료로…그렇게 우리는 바꾸고 새들은 적응한다
» 이끼와 부드러운 깃털, 거미줄로 물잔 모양의 둥지를 짓는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긴꼬리딱새.
둥지는 새들의 집이다. 그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며 포식자나 위험으로부터 피한다. 특히 번식기가 다가오면 새들은 알을 낳아 안전하게 새끼를 키울 수 있는 둥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 땅바닥에 둥지를 짓는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검은머리갈매기.
둥지는 나무 위나, 나무구멍, 땅바닥, 벼랑, 바위, 물 표면 등 새 종류와 생활 방식에 따라 다르다. 둥지 모양도 물잔, 밥그릇, 접시, 반구형, 굴 등 다양하다. 둥지 재료도 천차만별이다.
» 들머리에 깃털로 문을 만들어 둥지를 위장한다. 새끼가 먹이를 받아먹고 들어가면 둥지 아래보이는 깃털이 닫치게 된다.
매, 물까치, 까치는 나뭇가지로 둥지를 만드는 대표적인 새이며 흰머리오목눈이는 이끼를 이용하여 타원형의 둥지 위에 새의 깃털을 이용하여 정교하게 위장 문을 만들어 달아 아예 둥지 안이 보이지 않게 한다.
» 참매는 15미터 이상 높이에 마른나무 가지를 사용해 둥지를 짓는다.
» 마른나무 가지와 이끼를 이용해 둥지를 짓는 물까치는 집단번식을 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둥지를 만드는 조류 중에서 멧비둘기는 나뭇가지로 나무위에 저어새는 줄 뿌리와 갈대로 바위나 땅바닥에 둥지를 흉내만 낸 듯 엉성하게 만들지만 그들에겐 최상의 둥지다.
» 흙 벼랑에 구멍을 파고 둥지를 만든 물총새.
긴꼬리딱새는 거미줄과 깃털, 이끼를 사용해 물잔 모양의 둥지를 제비는 개흙으로 둥지를, 딱새는 마른풀과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만든다.
» 개흙과 볏짚을 사용해 둥지는 짓는 제비.
물총새, 청호반새는 흙벼랑을 이용해 흙을 파고 들어가 둥지를 만들고 바다직박구리는 암초의 틈, 암벽의 갈라진 벼랑에 난 작은 구멍에 식물의 가는 뿌리나 마른 풀을 써서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만든다.
» 반구형의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팔색조 둥지.
팔색조는 나뭇가지 마른풀, 나뭇잎 이끼를 사용하여 반구형의 둥지를 뿔논병아리는 물위에 수초를 역어 방석모양의 둥지를 띄운다.
» 물위에 수초를 모아 둥지를 짓는 뿔논병아리.
새들은 나무 가지, 나뭇잎, 이끼나 동물의 털, 마른 풀잎과 가는 뿌리 등을 물어 와 바닥에 쌓아서 충격 흡수와 보온력, 통기성, 습도 까지 계산된 쾌적한 둥지를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 알을 낳는다.
» 이끼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큰유리새.
오색딱따구리나 까막딱따구리는 수컷이 몇 개의 나무에 구멍을 조금 내어 둥지를 만들 후보지를 준비한 뒤 암컷을 유혹한다. 짝짓기 할 암컷이 결정되면 암컷과 같이 둥지를 만들 나무를 최종 확정하고 부부가 함께 번식하기에 적합하도록 둥지를 만든다. 까막딱따구리 둥지는 원앙의 둥지로 사용되기도 한다.
» 목질이 연한 은백양 나무에 둥지를 만든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까막딱따구리.
스스로 나무를 파내 집을 짓는 딱따구리도 이제는 무른 나무를 선택하여 손쉽게 집을 짓는다. 특히 까막딱따구리는 소나무, 전나무 등 단단한 침엽수 나무에 구멍을 파 집을 지어 여러해 사용해 왔으나 은사시나무 조림이 늘어나면서부터 제법 아름드리로 자란 무른 나무에 집을 짓는 편이 손쉽다는 것을 알아챘다.
» 딱따구리는 목질이 연한 오동나무를 선택하여 둥지를 만들었다. 다시 소쩍새가 사용하고 있다.
흰눈썹황금새, 파랑새, 동고비, 박새, 호반새, 소쩍새 등 딱따구리가 쓰다가 버린 나무구멍을 재활용해서 둥지로 사용한다.
» 동고비는 딱따구리가 쓰던 둥지 들머리를 흙으로 막아 자신만이 들어 갈수 있도록 미장을 한다.
새들을 우리주변에 변화에 따라 둥지를 만드는 곳도 다양하게 적응해 가고 있다.
» 신발장에 둥지를 튼 딱새.
» 우편물 함에 둥지를 마련한 딱새.
그뿐만 아니다. 요즘 환경의 변화로 인해 순수 자연재료만 쓰던 새 둥지에서 눈에 띠게 비닐, 비닐 끈 , 종이, 헝겁, 플라스틱 등을 재료로 쓰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고 철사 줄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줄 뿌리와 갈대로 둥지 재료를 사용하는 저어새 둥지 안 우측에 인쇄된 두꺼운 종이가 보인다.
새들도 그 시대의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례지만 환경오염이 만연되었다는 증거이다.
» 헝겊으로 나뭇가지에 매달아 지은 꾀꼬리 둥지.
동물들은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살고, 사람은 환경변화를 만들며 사는 존재이다.
» 비닐 끈으로 만들어진 새둥지.
달라지는 새 둥지는 환경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주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첫댓글 쓰레기로 넘치는 산업 자본주의 환경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새들과 둥지들의 모습에서 한없는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그림이 안나타나는 이유가 뭘까요?
집 한칸 마련할려고 평생을 고생하는
이 나라 서민들 보다,
약간의 수고로 돈 한푼 안들이고
자기 집 마련하는 새들의 삶이
더 행복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