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영상이 정리되는 대로 구출후기는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좀전에 퇴근하였습니다. 비몽사몽 간에 일을 마치고 들어왔네요..
구조 전날 올린 긴급공지에 많은 분들이 가슴 졸이며 좋은 소식을 기대하셨을 것입니다.
다행히 모든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수 있었네요. 걱정해 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보호소 홈페이지의 구조 요청하기란에 올라와 있는 제보를 통해 처음 현장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보자 분은 총 네 분이신데, 그 중 글을 올리신 분께서 전화번호를 잘못 기재하셔서 저와 통화가 안 되었고,
그래서 제가 현장 확인을 하기로 한 날 방문이 취소되자,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다 나왔다고 합니다.
현장에 가보니.....그 심정을 백만배 이해하겠더군요.
그리고 오늘. 구조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끔찍하고 참혹한 현장을 처음 본 것도 아닌데, 억울하고 원통하여 울었습니다.
닭과 오리들이 있는 곳.
인형처럼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던 닭과 오리들.
배설물에 찌들어 털도 다 빠져 있는 닭 오리들을 보면서...
배설물과 뒤엉킨채 다 썩어, 구더기가 끓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쪼고 있는 닭을 보며...
구조하려고 들어가자
그래도 살겠다고 구석으로 모두 몰려가 좁은 구멍으로 미친듯이 주둥이를 들이밀어대는 그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건만 눈물이 나왔습니다.
참았건만 너무 지독한 악취에 헛구역질도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희망도 보았습니다.
제보자들께서 적극적으로 구조에 도움을 주셔서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수년간 지자체를 대상으로, 학대자들을 대상으로 단신으로 싸워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몸싸움도 자주 하셔서 지구대에도 끌려가셨고
돌아다니는 개를 구조하셔서 키워주시기도 하며
오랜 시간 이 아이들에게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 이 동물들을 빼내올 수 있었습니다.
산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LPG 가스통과 가스렌지, 도살도구들, 올무.
그리고 역시 산에서 문제가 되는 정화시설도 없고 정식 시설도 없이 고물에 개들을 방치한 문제,
공원까지 퍼져 내려오는 악취의 근원인 배설물 오폐수 방치 문제.
시청, 구청, 경찰, 동사무소, 지구대 등에 수없이 민원을 넣었지만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의 심정으로 우리에게 제보를 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장은 철거 대상 지역으로 남은 몇 가구가 보상 문제로 플랭카드를 걸고 투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쉴 곳은 있는데 살 곳이 없다>
<나무도 살 곳이 있는데 사람 살 곳이 없다>
<살 권리를 보장하라>
참 역설적인 광경이었습니다.
이런 플랭카드 뒤에 저런 동물들이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었는데....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다른 생명에게 저렇게 잔인하면서 누구에게 생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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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급히 올린 공지였음에도 비교적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해주셨습니다.
늦은 밤, 이른 새벽에 연락을 주신 김빛나님, 이재형님.
이제 갓 스물, 이름답게 얼굴에서 빛이 나던 김빛나님은 강동구에서 정말 먼 걸음을 해주셨고
배설물 범벅인 닭과 오리들에게 물호스로 목욕의 기쁨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물을 좋아하던지 닭과 오리들이 마구마구 물길을 맞겠다고 경쟁을 하더라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웃동네에서 일어난 일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오셨다는 이재형님,
그리고 역시 같은 동네라 용기내어 왔다는 이민우님.
팔팔한 젊은 남성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철장을 절단기로 끊고 고물들을 치워내는 위험하고 고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표님 험한 꼴 당할 때 직접 나서서 막아주셔서..든든했답니다.
구조의 첫경험을 너무 힘들게 끊으셔서 앞으로 잠수타실까 전 걱정이 되옵니다만^^;;
죽을 만큼의 고생이었기에 더 귀한 경험으로 남으시리라 믿습니다.
깊이깊이...감사드립니다.
카메라로 열심히 저희 활동을 찍어주시던 여성 봉사자분. 제가 성함을 미처 못 들어서 성함은 기억을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구조도 도와주시고 기록도 남겨주시고,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열심인 우리 동사실 회원들.
배현숙님. 먼 안양에서 달려오셔서 산을 오르내리며 정말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할아버지와도 겁없이 싸우시고
온몸으로 고생하시고 구조 끝나자마자 딸 둘을 챙기러 주부의 역할로 돌아가시는 모습,
늘 반성하고 배웁니다.
안 좋은 컨디션으로도 달려와주신 강희춘 지부장님.
오랜만에 뵌 이용철님.
말이 필요없습니다.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현장확인에서부터 동물구조 까지 직접 도와주신 영상담당님.
가장 땀을 많이 흘리셨으리라 봅니다.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
1차 현장 확인 때, 방송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기절하듯 잠든 대표님.
그 옆 바닥에 역시 누워버린 영상담당님.
그리고 역시 바닥이고 뭐고 뻗어버린 저.
노숙자 삼형제....;;
철거지역 주민들에게 온갖 상욕을 다 들어가며 손찌검까지 당해도,
냉정을 잃지 않고 당당히 현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똥범벅에...수년간 빛도 들어오지 않았을 그 좁은 공간으로 기어들어가 1시간여 사투를 벌여서
새끼 강아지들과 경계가 무지 심한 엄마 백구를 무사히 구조하셨습니다.
백구에게 물리고 산모기떼와 온갖 벌레에 물리면서도
오직 신중히 백구에게만 집중하시던 모습.
그래서 오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보았습니다.
구조는 늘 이렇게 힘이 들고 변수가 많고 어렵습니다. 쉽다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과,
오늘 새내기로 열성적 마음으로 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밀려 내려오는 눈두덩이 뒤집어가며 감사의 마음을 남깁니다.
조만간 구조 동영상이 올라올 것입니다.
동사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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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미님, 못 오셨다고 자책하실 필요없습니다.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아이의 쾌유를 빕니다.
모두 한마음입니다. 걱정마시고, 다음에 꼬옥 뵈어요^^
* 타단체의 방해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립니다.
계획을 짜고 일정을 잡아 공지를 하여 긴급구조를 나갔을 때, 이미 학대현장의 지자체에 누군가 미리 신고를 하여
현장을 급습하기 이전에 공무원들이 나오는 바람에 구조가 실패로 돌아갔던 경험이 여러 번 있습니다.
어차피 동사실 보호소에서는 평생 수명을 보장받지 못하니 구조라 할 수 없고,
동사실은 드라마틱한 구조로 떠들썩하게 이슈화하여 후원금을 모으려 한다,
이런 일은 지자체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입니다.
맞습니다. 지자체를 통해 해결이 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화곡동의 사건에서도 보듯이 지자체는 분명 일의 해결에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동물단체에서 와주어 잘 되었다고,
우리에게 동물만 먼저 빼내주면 나머지 시설은 책임지고 철거하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문제 해결의 최우선으로 <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전제합니다.
선후 관계를 잘못 잡을 경우 동물의 생명은 당연히 보장받지 못합니다.
어느 공무원이 저렇게 참혹하고 더러운 환경에 직접 들어가 동물을 빼내오겠습니까?
공무원이나 감시관이 다녀가면 동물은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증거를 없애야 하니까요.
동사실이 하는 행동이 모두의 마음에 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물보호의 마인드나 방향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동물을 한 번이라도 본 이상, 우리는 그 동물을 그 현장에 놓고 등돌려 나올 수는 없습니다.
환경이 어느 정도라야 여유있게 민원넣고 공무원과 감시관에게 환경개선을 부탁하지,
이미 저런 경우는 환경개선 운운을 할 수 있는 수준은 넘은 것입니다.
네, 동사실은 무리를 해서라도 일단 동물은 빼내오려 합니다. 이것이 잘못이라면 그 잘못은 계속해야 할 듯합니다.
오늘, 폭언과 몸싸움이 있었지만 종국에는 무사히 동물들을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계속
<개주인이 있다면 데리고 와라,
그럼 나머지 시설들에 대해서도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견주는 나서라>고 하자
결국 끝까지 그들은 내가 주인이라고 나서지 못했습니다.
만약 구청에서 나왔다면 올무 및 시설들에 대한 책임은 물었겠지만
누가 설치했는지 증거가 없으므로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고,
개들은 자기들 소유라며 내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구체적 장소를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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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보호소로 모여주세요.
봉사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화곡동에서 살아나온 꼬물이 아가들만 자그마치 열 마리입니다.
얼마나 통통한지 모릅니다. 반면 그 아이들의 엄마는 말라비틀어져 있지요.
엄마의 피를 빨아먹고 무럭무럭 살아남은 아이들입니다.
너무 겁을 먹어 똥까지 지렸던 이 아이들에게 하늘의 빛과 바람, 맑은 물, 깨끗한 먹을 것.
그리고 사랑을 알게 해주세요.
보호소 봉사를 머리 숙여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글을 읽고 참으로 숙연해집니다.. 몸소 고생하신님들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에휴 부끄럽습니다ㅠㅠㅠㅠ
저도 부끄럽네요
마음이 아픕니다.. 더욱 힘내주세요...ㅜ.ㅜ
너무 수고 많으십니다. 저도 화곡동 봉제산 근처에 사는데.. 지금 외국에 나와있는 관꼐로 이런일은 알지도 못했으니.. 늘 수고하시는 분들만 수고하시는것 같아서 저도 죄송서러워요,,,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ㅠㅠㅠ 저는 이러고 있으니 죄송해요 우리 동물들 위해서 조금만 더 수고해 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