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바람의 성 요귀들의 고향 마귀성을 찾아서
[하미(哈密)]의 서쪽은 일망무제 회색빛 사막
온종일 강렬한 태양이 이글거린다.
불같은 태양이 작열하는 한낮이면
열사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열풍이
백양나무 울타리 너머로 풀무질 하여
백색의 땅 [하미]엔 하얀 적막이 흐른다.
악마의 늪 [백룡퇴(白龍堆)]와 자웅을 겨루는
[막하연적(莫賀延磧)]의 황막한 사막은
풀 한포기 하나 없는 죽음의 땅.
그 광막한 모래벌판 [아단지모(雅丹地貌)]엔
妖鬼들의 고향 [마귀성(魔鬼城)]이 누워있다
낮이면 모래바람이 소나기처럼 퍼붓고
밤이 되면 거센 바람 속에 妖鬼의 울음소리와
늑대들의 咆哮로 음산한 세상이 펼쳐진다.
용광로 같은 폭염이 숨 고르기를 하고
백색의 태양마저 그 빛을 잃어가는 시간
妖鬼들이 잠시 낮 잠든 틈을 타서
나그네는 그들의 성을 찾아 길을 나선다.
밤새워 불어대던 검은 모래바람이 잦아든 광야에
기암괴석들이 하나 둘 신기루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雅丹地貌 자연생태공원]에 우뚝우뚝 자리한
천태만상의 기기묘묘한 바위덩이들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壽石 전시장을 열어간다.
베이징의[천제단], 랏사의 [포탈라 궁]
피라밋과 스핑크스, 아랍의 이슬람사원 등이
이곳에 세계 건축박람회장을 꾸며 놓았다.
지금 막 오아시스를 떠나 모래벌판을 향해
고단한 길을 걸어 나가는 카라반의 駱駝며
어린 새끼를 앞세우고 긴 잠수에 들어가려
深遠의 바다로 걸어 나가는 바다거북 모자의 모습은
대자연이 만들어낸 걸작 조각품들이었다.
허물어진 [아이스커시얼(艾斯克霞爾)] 古城터엔
서역 개척에 나선 漢의 장수 [이광(李廣)]이
모래벌판을 향해 千軍萬馬를 호령하고 있었다.
야윈 말 잔등에 몸을 싣고 고난의 天竺 행을 하던
求法僧 [현장법사(玄臟法師)는 죽음의 사막을 건너며
모래바람 사나운 사막에서 [觀音]을 殮한 덕에
죽음의 직전에서 구사일생 살아남았고...
오랜 세월 죽음의 사막을 건너 오가던 수많은 영혼들은
허기진 체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숨이 끊겨
[魔鬼城] 모래밭에 미라가 되어 잠들어 있다
新疆의 거센 모래 바람이 모여드는 곳
바람의 성 한 가운데에서
나그네는 대자연의 敬畏로움에
겁에 질린 아이처럼 말을 잃어버린다.
神이 노여움일까, 妖鬼들의 심술일까
또다시 모래바람이 쓰나미 처럼 밀려온다.
[雅丹地貌]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휘몰아치는 一塵의 狂風을 만났다
뉘엿뉘엿 석양빛 물들어가는 지평선을 쫓아
사막을 가득채운 神들의 걸작품들이
하나 둘씩 모래바람 속으로 멀어져가고
[雅丹地貌]는 또다시 妖鬼들 세상으로 돌아간다.
첫댓글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여정은 웬지 모를 신비와 시간이 우리와 다른 딴 세계인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돈황, 우루무치쪽으로 관광하려고 계획했다가 사정이 생겨 못간 기억이 있습니다. 하는 일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꼭 가보고 싶은 세상입니다. 좋은 구경 먼저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한 사진들... 저도 감사히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