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심장병을 앓는 고령자가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다가(흔한 말로, 뺑뺑이) 시간이 늦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소위, 수도권 빅5 병원에서도 의사 교수들이 전공의들을 따라 사직서를 내고, 의료현장을 떠나겠다고 한다. 가장 유명하다고 한 대학 병원에서 전체 교수 포함 의사 수에서 전공의 비율이 46퍼센트라는 조사가 나왔다. 즉, 인턴, 1~4년 차 레지던트 의사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교수와 전공의들은 도제관계(徒弟關係). 전공의들은 교수들에게서 배우고, 교수들은 전공의들에게 그만큼 의지하고 있다. 교수들 일의 절반은 전공의들이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지난 문 정부 시절에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하자, 전국 의사 전공의들이 들고일어났고, 결국 백기를 들고 물러난 일화는 먼 시기가 아니었다. 하물며, 윤 정부에서도 그 정책을 펴고 나섰는데, 6주째 의사 집단은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왜 그럴까. 2,000명 의사를 늘린다면 현 전공의들에게 얼마나 피해가 가는 걸까. 10년 후다. 의대 6년 그리고 인턴 레지던트 합산 기간이 그만큼 긴 시간이 지나야 의사가 늘어나는 것이다. 요점은 파이 조각의 나눔, 즉, 셀러리가 준다는 이유가 가장 앞선다. 물론, 인구수 줄어가는 현실을 무시하고 질이 낮고 산부인과나 청소년과 같은 비인기 전문의가 줄어드는 이유를 외면한 정부 시책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단 이기주의가 정부 시책에 전적으로 반기를 들고 일어나고 있다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정부는 왜 그랬을까? 지난 정부와 다른 합리적인 방책을 썼으며 다른 OECD 국가의 의사 인원수를 적절하게 연구했다고 한다. 그리고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 대책이 지난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지만, 의사 집단은 사직서를 줄줄이 내고 병원을 떠났다.
우리에게 과거의 히포크라테스나 슈바이처 같은 의사는 왜 없는 걸까?
물론, 의사도 명예만을 먹고 살지는 못한다. 그들도 셀러리가 충분해야 지탱할 수 있는 집단이다. 현실에서, 성형외과, 피부과 같은 인기 종목이 강남에서 그토록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농어촌이나 섬 지방에는 왜 의사가 없을까. 정부의 잘못이다. 미리, 공공의료를 생각해서 전체 의료인의 적정 수와 대비책을 세웠어야 했다. 약사도 그렇고 간호사도 그랬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각 집단은 서로 싸우고 타협을 주저했다. 그때마다 각 정부는 조정하였으나 분쟁의 씨앗은 수면 아래로 잠시 잠겼을 뿐 우리를 계속 불안하게 하고 있다.
오늘도 빅5 병원에서는 병동을 축소한다고 한다. 전공의가 없으니 진료 수익이 쪼그라들어 병원 재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다. 전국의 일반 의사 수가 11만 명인데, 만여 명의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났다고 우리나라가 난리가 났다. 그만큼 전공의들이 대학 병원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없으면 시쳇말로, 손 놓는다는 뜻이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고 대학 병원의 현실이다. 공공 병원이 없고, 문어발식 늘어나고 있는 대학 병원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의료 상황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서 조용히 있는 치과 의사나 한의사 집단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앞으로, 정부의 대책은 무엇이고 의사 집단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완강한 것일까?
지금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그리고 암 병동의 축소와 폐쇄가 늘어난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일반 직원들에게 무급 휴가를 늘린다는 뉴스가 자주 나오고 있다. 그에 따라, 하루를 다투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숨을 죽이며 피를 말리고 있다. 어쩌면, 의료 포기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병원에 남아 진료에 매진하는 의사들의 피로도도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들었다.
심각한 현실이다. 의사 집단의 단결은 정부를 넘어 국민에게 시시각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정부의 대책도 의심스럽다. 무엇보다도, 큰 의료 그림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급하게 중환자의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함에도 대책은 없다. 정부와 의사 집단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암암리에 두 집단에 대한 국민 심판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의사 집단에서 애국심이란 사치고, 정부의 대책은 한심스러울 정도로 주먹구구식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윤석렬이 불리한 총선을 역전시킬려고 하는 불순한 의도가 문제지만
저 오만한 의사 집단의 특권 기득권 지키려는 아성은 반드시 격파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네 미둔!
현직 대통령은 연설할 때면, 왜 그렇게 머리를 도리도리하는가요? 모든 걸 부정하는 겁니까?
그리고 오늘, 보은에서 세 살 아이가 5곳에서 환자 이송을 거부당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지요.
경험해 보았지만, 항상 의사 조직은 병원의 다른 조합원들에 우월한 감정을 품고 있어요.
특히 감히, 교수들에게 눈 밖에 나면 묻히고 말지요. 속히 의료 개혁이 필요한 집단입니다. 회장 형님의 말씀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