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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항구의 바람이 짜다고
탓하지 마라
빼앗긴 나라를
훔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야속하다고 투정하지 마라
어린 댕기머리 처녀들
줄지어 쇠창살에 갇혔다고
슬퍼하지도 마라
봄 되면 항구로 불어올
따스한 바람타고
외로운 기러기들 서로 등 기대어
날아오듯
정명의 어린 천사들
항구의 등불을 밝힐 것이니
크고 환하게 밝힐 것이니. - 이윤옥 시 ‘댕기머리 소녀가 외친 항일의 함성 <김나열>’-
어제 11월 26일 오후 2시부터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자리한 원불교성주성지 대각전에서는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 59번째로 이윤옥 시인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시린 삶 서간도에 들꽃 피다’ 강연이 있었다.
이번 강좌는 2016년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로 올해는 지난 1월의 ‘오래된 오늘 옹기’ 이현배 옹기명인의 강연을 시작으로 매달 고택에서 열리는 인문학강좌의 11번째 강좌다. 오래된 고택이 강연장소지만 날씨가 추워져 이윤옥 시인의 이번 강연은 원불교성주성지 대각전에서 가졌다.
그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들의 삶을 시로 승화시켜 온 이윤옥 시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6권에 나오는 인물을 중심으로 강연을 이어 나갔다.
이번 강연은 특히 생존 독립운동가 오희옥 애국지사와 가족의 서훈 관련을 통해 여성들이 남성에 견주어 30여년 이상 서훈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과 서대문형무소 수감 여성독립운동가 180명 가운데 13명밖에 서훈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내용, 그리고 유관순 열사와 동풍신 열사, 또한 여자광복군과 지복영 지사, 목포정명여학교와 열네살 김나열 지사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3시간 동안 이뤄진 이번 강연을 통해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 수강자들은 멀리 충북 증평과 경남 밀양 등지에서도 참석했는데 밀양에서 참석한 박영경 씨는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소개하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 글을 쓴 작가도 있는데 독자로서 여성독립운동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 고 하면서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의 이름을 줄줄이 외워 수강
자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또한 강연 뒤 모임에서 양희석 교수(국립교통대학교)는 “평소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권하며 독후감 지도를 했는데 여성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학생들에게 권할 참이다. 앞으로 불굴의 의지로 항일의 정신을 몸소 실천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성스런 원불교 성지의 대각전에서 가진 3시간 동안의 여성독립운동가 강연을 마치고 밖에 나오니 흰 눈이 곱게 내리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에서는 제5차 박근혜 대통령 퇴진 평화집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 바꿔 지킨 나라꼴이 이 모양인가 싶어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은 입을 모아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http://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05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