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pheus Leading Eurydice from the Underworld
Jean Baptiste-Camille-Corot ,Museum of Fine Arts, Houston, Texas. 1861
Nicolas Poussin (French, 1594–1666)
Landscape with Orpheus and Eurydice Paris, Musée du Louvre 1648 Oil on canvas 124 x 200
'Orpheus Imploring the Gods' Rodin, Auguste
Rodin, Auguste 1840-1917. "Orpheus und die Mänaden", 1805. Marmor
김준 파티-에르메스 디지털 프린트 2007
The Gates of Hell 1900 by Auguste Rodin
통영국제음악회 2010년 개막작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올해 주제인 뮤직플러스에서 음악과 오페라의 만남으로 열린 무대였다. 국립오페라단의 이소영씨가 연출하였고 심플한 무대장치와 짧은 동선으로 관객의 관심이 음악에 집중되도록 작품을 구성하였다. 오르페오로 카운터테너 이동규, 에우리디체의 최윤정의 절제되고 풍부한 감성어린 연기 또한 개막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총3막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한마디로 담백 깔끔하여 배우의 연기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잘 어울려 오페라의 개혁을 꿈꾸웠던 글루크가 이 작품을 구상했던 때와 그 의미를 같이 한다는데 또 의의가 있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Orfeo ed Euridice)는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루크(1714~1787)가 오르페우스 신화를 기반으로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대본은 라니에리 데 칼자비지가 작성하였다. 이 작품은 오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초연은 1762년 10월 5일, 프란시스 1세의 탄생 축연일에, 오스트리아 빈의 브르크 극장에서 막이 올려졌다. 원래는 비극적 결말이었으나 축제의 날에 맞춰 해피엔딩으로 내용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오페라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전통적인 이탈리아 오페라의 음악 과잉경향을 배격하고 극과 음악의 자연스러운 융합을 꾀하고,지나친 기교와 화려한 볼거리로 성악가의 ‘장기자랑’ 에 그치곤 했던 기존의 오페라를 뛰어넘으려고 했다는 점과 탄탄한 구조의 오케스트라 음악과 자연스런 흐름이 후대 오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체’를 구하기 위해 저승의 신들에게 애원하는 ‘오르페오’의 모습을 소박한 가곡풍의 노래들로 표현하는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연기는 개인적으로 같은 날 이어 무대에 선 안드레야숄(파란만장한 공연이었음)보다 훨씬 낫다 느껴진다. 오페라 초보인 이에게도 출연자의 연기와 무대연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어우러져 이해하기 쉽고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페라건 뮤지컬이건 각 무대별 무대장치와 미술적, 회화적 요소들을 관련지어 보게 되는 습관은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1막>
입장표 때문에 첫 장면을 약간 놓치고 매우 깜깜할 때 어렵게 입장했다. 합창단들이 양사이드 에서 삼베로 지은 상복과 건을 쓰고 천천히 무대로 진입하는데 외국작품에 의상은 한국식이어서 좀 낯설었지만 장례의 엄숙함과 애절한 느낌이 더해져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오르페오의 안타까움이 음악과 더불어 표정하나로도 많은걸 표현하는 이동규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그 절절함이 쉽게 다가온다.
<제2막>
에우리디체를 다시 살려내기 위한 오르페오의 여정이 담긴 2막의 첫 무대는 충격적이다. 핏줄이 선 원령들의 연기와 노래에서는 오싹한 저승의 기운이 담겨 있고 오르페오의 쉽지 않은 부인 구해내기 필살기가 과연 먹힐지 의심스럽기 까지 하다. 막대를 타고 사선의 좁은 문위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의 전체적인 아우라는 로뎅의 지옥의 문을 딱 연상하게 하며 핏줄 선 그들의 의상과 연기는 문신사진작가 ‘김준’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나 빨간 문신은 분노와 복수의 화신을 표현하기에 맞춤인 듯 하다.
우여곡절 끝에 부인을 다시 찾아 나오게 되는 것이 2막의 주요내용이다. 루벤스, 니콜라스 푸생 등 여러 작가들이 오르페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남겼다. 그 중 저승에서 사랑하는 에우리디체를 데리고 나오는 오르페오를 그린 코로의 작품은 단연 최고다. 프랑스의 풍경화가이며, 바르비종파로 알려진 코로의 작품은 은회색의 부드러운 채조(彩調)와 현실과 꿈의 세계를 섞어 놓은 듯한 환상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코로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이지만 자연을 감싸는 대기와 빛의 처리가 섬세하여 시적인 미감과 음악적인 감성이 넘친다. 안개낀 듯 신비로운 숲속의 배경은 현실세계가 아님을 잘 표현해 주어 환상적인 느낌이 제대로 나며 아름다운 에우리디체와 그녀를 보지 않고 열심히 길을 재촉하는 성실한 오르페오의 긴박한 발걸음이 드라마틱하게 잘 나타나 있다.
<제3막>
오르페오가 에우리디체를 재촉하자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보려하지 않는 남편의 태도에 의문을 품고, 자기의 얼굴이 추해져서 사랑도 식은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하지말라고 하는 건 꼭 하는게 이런 이야기의 뻔한 결말이기도 한데 결국 그는 아내를 쳐다보고 그녀는 또다시 죽게 된다. 사랑하는 이를 두 번이나 떠나보내게 된 오르페오의 심정이 그의 노래에 절절이 묻어나는데 이를 모티브로 한 조각 작품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조각가 로뎅이다. 로뎅시기에도 오르페오는 유행하던 신화였고, 그의 작품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Orpheus Imploring the Gods'란 브론즈 작품에는 오르페오의 음악성을 상징하는 하프위에 몸통없는 여인의 손만 얹어져 있다. 바로 사라져가는 에우리디체의 손이다. 몸 전체가 아니라 손만 보임으로 비극적인 그녀의 죽음과 비통한 오르페오의 절규가 절제된 시어처럼 더해져 잔인한 그들의 운명이 더욱 극적으로 전해진다. 2막에서의 눈을 가리고 아내를 보지 않으려 애쓰는 오르페오의 모습이 담긴 대리석 조각 또한 로뎅의 대표적 작품으로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지옥의 문도 오르페오와의 연관이 없지 않은 작품이다.
사랑하는 이들의 변하지 않은 절대조건은 ‘신뢰와 믿음’이라는 교훈을 주고 마지막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고전적인 장례식으로 시작해 흰셔츠에 검정팬츠로 매우 현대적인 복장으로 주인공의 사랑을 노래하는 목동과 요정으로 분한 합창단의 엔딩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며 예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사랑과 믿음의 소중함을 노래하며 끝을 맺는다.
이번 3월 통영국제음악제에 이어 5월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다시 청중을 찾는다. 통영에서 놓친 관객들은 기대해 볼 만하다.
* 아래는 실제 공연 사진으로 통영국제음악회 제공(공연 중 사진촬영 불가)
from http://blog.naver.com/amen9019/110083403927
첫댓글 오르페오, 시인 김종삼은 그의 직업이 시였을 거라고 했었지요. 요 포스팅엔 제가 좋아하는 이름들이 넘실대서 한참 머물렀습니다. // 봄 도다리쑥국은 드시고 오셨는지요?^^*
연꽃님 오페라 좋아하시나봅니다. 전 잘몰라서 그림만 봤거든요.작년에는 먹었었는데 올해는 혼자만가서 못먹었어요,멍게도 참 맛있었는데. 저녁에 통영사는 친구가 회를 사줘서 잠깐 먹었는데 통영은 10시면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완전 허겁지겁 먹었어요.
오페라를 공연장에서 본것이 얼마만인지...부럽습니다~
5월 예당에서 한데요 보시면 좋으실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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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그렇지요,말씀하신 그림은 코로의 그림이예요, 제가 타이틀을 잘못올렸네요,푸생의 그림은 아래 추가로 넣었습니다. 느낌이 다르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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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도 그렇게 생각^^